오늘따라 처연해 보이기까지 하는 수진이로 인해 마음이 영 애닯은 윤수다.
" 나 너 좋아해.. "
" ...고맙다.. "
" 진짜라니까.. "
" 그래.. 그래서 고맙다구.. "
그녀를 만난지 벌써 근 1년여가 다 되어가는데, 오늘에서야 좋아한다는 고백을 듣는다.
" 바보, 고맙긴.. "
자신의 속을 내 비친 그녀의 말에 어줍잖은 감동까지 밀려오긴 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우연히도 같은 지하철 칸에 앉게 되어 수진이를 본 순간 첫 눈에 반하게 되었고, 어찌어찌 해서 인연이 시작될 때만 해도
그녀로 인해 젊음을 다시 찾은것 같은 착각이 들어 우쭐하긴 했다.
하지만 몇푼 되지도 않는 돈이나 벌겠다고, 남들도 하기 싫어하는 알바를 전전하는 수진이의 집안 형편을 알고 부터는
아들 녀석보다 어린 그녀의 몸을 탐한다는 것이 못내 양심에 찔린게 사실이다.
통통 튀는 수진이와 조금씩 정이 들기 시작한 뒤로는 애인이라기 보다는 살가운 피붙이같은 느낌마저 들어, 살뜰하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든 건 이미 오래전이다.
" 윤수야.. "
" 응.. "
" 하고 싶어, 벗겨 줘.. "
어느새 마음을 열어 나를 의지하고, 바보라면서 스스럼없다는 듯 친구처럼 대하는 수진이가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돈을 앞세워 어린 수진이를 취한 후, 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기에 임대 주택이나마 얻어주고 작은 커피숍까지 오픈시켜
주었지만, 내심은 편치가 않다.
제 또래의 남자를 만나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고 미래를 꿈 꿔야 할 어린것이, 아버지 뻘이 되는 나를 만나면서도 당연시
한다는게 마음에 걸리곤 했다.
제대로 된 상식으로는 이제 그만 놔 줘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너무나도 큰 기쁨을 주는 수진이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
역시 쉬운일만은 아니기에 고뇌에 빠진 근래였다.
처음 만난날 지하철의 좌석에 앉아 고개까지 끄덕이며 졸고있던 수진이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짧은 청 반바지에 어그부츠를 신었는데, 연골의 윤곽이 드러난 하얀 무릎이 싱싱해 보였다.
" 뭘 봐.. "
" 이뻐서, 우리 수진이가 워낙 이쁘잖어.. "
" 에그~ 아첨은.. "
벌거벗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수진이의 무릎을 세우고는 입을 맞췄다. 그때의 기억이 새삼 떠 오른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눈요기라 생각하고는 체념을 하고자 할때, 같은 역에 내린 그녀가 앞서 계단을 올랐고 쭉 뻗은
종아리가 너무 눈이 부셔 하마터면 무턱대고 끌어 안을뻔 했다.
" 그만해, 간지러워.. "
수진이의 몸을 뒤집어 그때의 기억을 떠 올리며 발 뒤꿈치며 종아리, 허벅지까지 혀 끝으로 쓸고 살짝 깨물기도 했다.
청바지를 입었음에도 터질듯이 빵빵해 보였던 그 엉덩이가 탐스러워, 두손으로 움켜쥐고는 양쪽으로 벌리자 주름잡힌
국화꽃 모양의 뒷문이 보인다.
" 아이~ 왜 그래, 더러워.. "
그 곳에 혀를 세워 찌르고 핧아대자 간지러운지 엉덩이에 바짝 힘이 들어간다.
어느곳 하나 이쁘지 않은 곳이 없는 수진이의 몸이다. 그녀 스스로가 생각하는 기준과는 상관이 없다.
몸매뿐이 아니라 지금 그녀의 입에서 나는 옅은 술냄새까지 향기로 느껴지는 터이다.
심지어는 걸친 옷들이며 신발, 걸음걸이까지 사랑스러워 눈 속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수진이에게 푹 빠져있는
윤수에게 더러운 곳이란 있을수가 없다.
" 아야~ 아퍼.. "
힘을 실어 엉덩이를 꾹 닫아버린 수진이가 얄미워 탐스런 살을 살며시 깨물자 엄살 섞인 앙탈을 한다.
" 후후.. 누가 엉덩이에 힘 주래.. "
" 하여간에 변태라니까.. "
엎드려 있는 수진이의 등을 타고 올랐다. 감싸 품은채로 뺨에 도장을 찍었다.
같이 적당히 취기가 오른 지금처럼 윤기나는 알몸을 껴 안을때가 가장 뿌듯하다.
" 그래서 싫어? "
" 그럼, 좋겠어? 더럽게 얼굴에다도 묻히고.. "
" 더럽긴,이쁘기만 하구만.. 그리고 냄새도 안 나.후후.. "
" 싫어, 양치 안 할거면 뽀뽀도 하지마.. 순 변태.. "
품안에 가두고는 그녀의 머리를 돌려 입을 가져다 대자, 도리질까지 하며 작은새마냥 퍼득인다.
단순히 싱싱한 육체를 접하는 즐거움 뿐이 아니다. 그녀의 말 한마디, 작은 몸짓 하나도 무한스런 기쁨이 되어
넘쳐 난다.
그만큼 윤수에게 있어 수진이는 세상에 다시없을 보석이며, 남은 생의 모든것이 된지 오래다.
힘겹게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 집이며 먹고 살게끔 작은 커피점까지 내 준 셈이고, 그런만큼 오랫동안 곁에 두고 싶긴
하다.
하지만 젊은 애인의 앞길을 막아 서면서까지 잡아 두고픈 욕심까지 부릴수는 없음이다.
진심으로 아끼다 보니, 정작 그녀의 행복이 무엇인지 마음 속 깊이 헤아리게 됐다.
다만 제 혼자의 힘으로 자립하게 되고, 좋은 짝을 만나게 되는 그 날이 너무 빨리 오지 않기만 바랄뿐이다.
" 하아~~ 윤수야 더 빨리.. 나 몰라 하악~~ "
뺨에 가득 홍조가 어린 수진이가 감흥에 젖어 비음을 쏟아내고 있다.
두다리로 허리를 감아 매달리기까지 하기에 덩달아 아래로부터 흥분이 몰려 쏟아지려 한다.
" 우~ 수진아~ 간다 ~~ "
" 어헝~~ 쫌만 더.. 허엉 ~~ "
비록 약의 힘이나마 빌려 격전을 치루는 폭이지만, 달 뜬 신음까지 뱉어내는 수진이가 사랑스럽지 않을수 없다.
처음 같이 밤을 지내게 됐을때 흥분에 겨워 제대로 힘 한번 써 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끝맺음을 하게 됐을때랑 비교
하면 가히 뿌듯하기까지 하다.
그 때의 뻘쭘함은 간데없고, 젊은 수진이를 꼭대기까지 올려놨다는 자긍심까지 피어나는 것이다.
" 엉덩이 들어.. "
한편의 걸쭉한 섹스를 하고 난 뒤, 스스로 뒤처리를 해 주곤 했다.
지금도 미리 가져다 놓은 수건을 수진이의 엉덩이 밑에 깔아 행여 흔적이 침대에 묻지 않게끔 하려는 중이다.
" 나 졸려, 먼저 잘래.. "
" 그래, 자.. "
베개를 끌어 머리를 옆으로 기대더니 눈을 감는다. 수진이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예전에 교접이 끝나고서는 수건으로 자신의 그곳을 틀어 막고 욕실로 가 샤워를 마치고 온 뒤, 벗어놨던 옷을 다시금
줏어 입고 잠을 자던 수진이었다.
그 당시는 별것도 아닌 그런 행동이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른다.
지금처럼 꺼릴게 없다는 듯 네 활개를 펴고 곤히 자는 모습마저 한없이 이뻐보인다.
이제서야 서로간 격의없는 사이가 된 듯 싶어 마냥 사랑스럽기까지 한 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