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오줌마려.. "
" 이리 와, 데려다 줄께.. "
벌써 소주가 세병씩이나 비워졌다. 윤수가 화장실 문을 열고 전등 스위치를 켠다.
" 또, 왜? "
급한 김에 팬티를 내리고 앉아 변기속에 오줌을 쏟아 붓는데, 문틀에 기대고 서서 지켜보던 윤수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서더니 내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 먼저 만난다던 친구는 어때, 괜찮은 놈이야? "
" 너, 질투하는구나.호호.. "
" 에구 ~그래, 질투난다.. 걱정돼서 그러지 임마, 못된 놈 만나서 니가 속상해 할까 봐.. "
이제는 윤수의 속내까지 아는지라, 그의 걱정이 어떤 무게인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첫 만남때 오해를 했듯이
그저 내 몸만을 탐내는 꼰대가 아닌, 그의 표현대로 진심으로 앞 일까지 염려해 주는 멘토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 아냐, 착해.. 내가 그런건 잘 봐..
" 그럼 다행이고.. 나쁜 놈 같으면 얘기해, 내가 혼내 줄테니까.. "
이럴때는 아빠처럼 믿음직 스럽지만, 변태처럼 이상한 짓이나 조를때는 영락없는 철부지다.
" 알았어.. 오줌 다 눴어, 닦아 줘.. "
그런 짓에 익숙하게 됐는지 내 쪽에서 응석을 부리게 된다. 휴지를 끊어 내 그곳을 닦더니 변기 레버까지 내려준다.
" 업혀.. "
내 앞에 등을 돌리고 앉은 윤수에게 업혔다. 얼큰하게 올라 온 술로 인해 몸과 마음이 풀어진다.
" 하고 싶은거 없어? 니가 얌전하니까 이상하다.. "
다시 주방 식탁에 앉아 술잔을 받았다. 오늘따라 윤수가 점잔만 빼고 있어 재미가 없다.
" 오늘은 니 아빠 노릇이나 할랜다, 시집 보내야지.. "
" 어머.. 진짜야? 진짜로 질투하나 보다.호호..
" 너 같이 이쁜 놈을 어디서 또 보겠냐.. "
" 바보.. 이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너는 착해서 나보다 이쁜 여자를 만날거야.. "
" 됐어, 위로하지 마.. "
" 오늘 그냥 보낼거야? 나 그냥 냅두면 삐진다.. "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면야 윤수만큼 잘 해주는 남자는 평생토록 만날수 없을 것이다.
만나게 된 취지가 다소 불순하게 시작된 관계지만, 이처럼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은 다시 만나기 힘드리라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헤어지게 되는 그때까지는 그에게 의지하고 싶다.
" 삐지면 안되지.후후.. "
의자에 앉아있는 날 들어 올리더니,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내려 놓는다.
" 여기 다른 여자를 데려오진 않았겠지.. "
" 아우 ~자기야.. 그만.. "
도대체가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저녁을 먹고 시작된 영철이와의 섹스는 끝이 날줄 모른다.
" 아직 멀었어, 움직이지 마.. "
그의 힘찬 도끼질에 두번씩이나 찐한 쾌감에 몸을 떨어야 했는데,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마자 쇼파에 밀어 눕히더니
또 한번 덮쳐 와 기어코 말뚝을 심고야 만다.
이미 퉁퉁 불어 아픔만이 남겨진 그 곳에, 사정도 봐 주지 않고 짓쳐 들어온 탓에 찢어드는 통증이 밀려온다.
" 아 ~~ 제 ~발 ~ "
" 조금만 .. 하 ~ 참어.. 후 ~ 우 ~ "
한참 동안을 거친 들개처럼 물고 뜯던 그의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그 속에 뜨거운 기운이 그득하게 퍼진다.
쾌감인지 통증인지 모를 감각이 잦아 들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수가 있었다.
" 도대체 날 죽일 작정이야? "
" 왜, 싫어? 너, 이런거 엄청 좋아하잖어.흐흐.. "
" 그것도 정도껏이지.. 죽는줄 알았잖어, 짐승.. "
그가 그토록 졸라대는 지게차를 갖게 되어, 흡족한 탓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평소보다 더욱 거칠어 진 섹스였다.
힘차게 달궈주는 그의 섹스에 빠져, 받아 들이기는 하지만 계속 이런식이라면 제 명에 못 살지 싶다.
" 일주일 뒤에 우리 지게차가 들어갈거야.. "
" 그렇게나 빨리? "
" 이제부턴 돈 버는 일만 남았어.. "
" 그래야지, 잘해 봐.. 당신 하는거 봐서 한대 더 사든지 할테니까.. "
하는짓을 지켜 보다가, 꾸준하게 믿음직스러우면 지게차를 하나 더 사 줘도 무방할 듯 싶다.
" 그렇게만 된다면 완전 땅 짚고 헤엄치기지.흐흐.. "
" 그러니까 잘 하라구, 괜히 엉뚱한데다 날리지 말고.. "
" 안 씻냐? 한번 더 하고 싶은데.. "
" 됐어, 난 더 이상 못해.. 누굴 죽일라구.. "
" 언제 올건데.. "
" 엄마가 들어와 자래.. "
" 기식이도 없는데.. "
기식이가 노는 날이라고 며칠전부터 한잔 하자고 졸랐었다. 오늘 기식이와 놀아주기로 약속까지 한 미영이다.
정호랑 같이 PC방을 하면서 봉급이나 바라고 있는것은 아니다. 그의 장래가 어찌 풀릴지 견적을 내 보고자 함이다.
" 그럼 어쩌니.. 집에 이틀씩이나 못 갔는데.. 알바 하나 더 뽑아.. 이게 뭐야, 제대로 샤워도 못하고.. "
" 니가 돈 아끼라며.. "
" 도저히 안 되겠어.. 골방에서 자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구.. "
가게 구석에 만들어 진 골방에서, 정호랑 번갈아 가며 쪽 잠을 잤더니 피부도 까칠해 지고 모양새도 영 말이 아니다.
" 에이 ~ 집 지키는 개도 아니고, 맨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
그래도 망나니 같은 정호가 끈질지게 가게를 지키면서 나름 열심히 하는걸 보니 기특하다.
" 돈 벌기가 그만큼 어려운거야.. "
" 꼰대가 잘만 하면 아파트 하나 사 준다고 꼬시더라구.. "
" 그래서 그렇게 열심이구나.호호.. "
제법 여유가 있는 집 자식인지는 눈치를 챘지만 2억 가까이 들여 가게를 차려주는 것이나, 자식 앞으로 미리 아파트를
사 줄 정도면 일단 좋은 점수를 줘도 될듯 싶다.
" 정 피곤하면 핸폰 해, 집에서 몰래 빠져 나올테니까.. "
" 이따 봐서.. "
" 손님 많으니까 술 마시지 말고.. "
" 알았어.. 잔소리는.. "
" 잔소리 안 하게끔 하면 되지.. "
그나마 내 말이라면 어기지 않고 따르려는 정호가 이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