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삶의 무게 18

바라쿠다 2012. 11. 22. 14:32

" 이게 웬일이니.. "

병원에서 퇴원한 할머니를 모시고 새로 이사한 아파트로 왔다. 

" 이제부터 우리집이야, 할머니.. "

" 도대체 영문을 모르겠다, 무슨 돈이 있다고 여길 왔다는겐지.. "

" 친구가 도와줬어,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어.. "

이해를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할머니한테 자세한 설명을 할수도 없는 일이다.   

손녀딸이 돈 많은 아저씨의 애인 노릇을 한다고 이실직고를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 나, 약속있어..  다녀와서 얘기해.. "

궁금해 하는 할머니를 뒤로 하고 집을 나섰다.    근 한달만에 백천이를 만나기로 한 것이다.

 

" 오랜만이네, 할머니는 퇴원하셨어?

" 응, 오늘.. "

백천이와 먼저번 술을 마신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더 잘 생겨 보인다.

" 좀 어떠신데.. "

" 많이 좋아졌어..  그건 그렇고 뭐 먹을까? "

" 그냥 아무거나.. "

" 그러지 말고 좋은걸로 시켜..  오늘은 내가 낼께.. "

키도 훤칠하고 첫사랑을 닮은 그에게 맛있는걸 사 주고 싶다.    윤수가 보살펴 준 덕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이 그대로다.

" 에이, 그래도 내가 사야지.. "

" 돈도 많이 못 번다면서..  다음엔 백천씨가 사고.. "

포차에서 제일 값 나가는 세트 메뉴와 소주를 시켰다.

" 차를 사면 벌이가 더 괜찮을텐데.. "

" 차? "

" 응..  지금 쓰는거는 남의 차라, 한달에 얼마씩 사용료를 줘야 하거든.. "

얘기하는 중에 술과 써비스 안주가 나와 그와 소주잔을 부딛쳤다.    술이 넘어가는지 그의 목 울대가 움직인다.

" 차를 사면 되잖어.. "

" 그게 쉬운게 아냐..  어차피 현찰이 없으니까 할부로 사야 하는데, 누가 보증을 서 줄리도 없고.. "

풀 죽은 목소리로 낙심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니 애잔한 마음이 든다.    백천이나 마찬가지로 기댈 구석이 없는 나로서도

편의점과 주유소 알바로 힘들게 살아야 했다.

" 내가 보증 서 줄까? "

" 아마 안 될걸..  보증인이면 집이 있어야 된다던데.. "

" 나, 집 있어.. "

" ...................... "

백천이에게 힘이 돼 줄수 있기에 흐뭇할수 있다.    비록 내 돈을 주고 산 집은 아니지만, 그를 위해 보증을 서 주기로

마음 먹었다.

" 빨리 벌어서 갚으면 되잖어.. "

" 고마워..  덕분에 내 차가 생기겠네.. "

" 고맙긴, 돈 많이 벌어서 맛있는거 사 주면 되잖어.. "

" 그래, 그래야지.. "

 

" 내가 먼저 씻을께.. "

모텔방에 들어와 머뭇대는 백천이를 뒤로하고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술을 많이 마신 탓도 있지만, 오늘 백천이를 만나러 나오면서 그와 함께 밤을 보내리라 작심을 했었다.

보면 볼수록 산뜻해 보이는 그를 애인으로 삼고 싶어, 못 이기는 척 모텔로 따라 들어왔다.

여고 2학년때 좋아했던 첫사랑에게 여자로서의 몸을 열었다.    그를 위해 옷을 벗는게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몹쓸병으로 세상을 달리하고, 진작에 가출을 해버린 엄마도 없이 할머니와 단 둘이 살던 시절이었다.

구차하게 사는게 너무나 싫었던 그 당시, 내 마음을 송두리째 뺏아간 그는 삶의 전부였고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는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서서히 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가 새로 사귄다는

여자애가 누군지를 알고 나서 그 이유를 깨달을수 있었다.   

전혀 첫사랑인 그가 좋아하는 타입도 아닌, 단지 그 여자애의 부모가 동네에서 소문난 부자였던 것이다.

그 여자애가 수시로 그에게 선물공세를 한다는 소문도 들었다.    이미 그때부터 돈의 쓴 맛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 백천씨도 씻어야지.. "

" 응.. "

아직까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백천이 역시 어렵게 살지 싶다.    서로 의지하면 각박한 현실을 이겨내는 기쁨도 있을것이다.

지금이야 둘 다 어렵게 살고있다 한들, 마음만 합친다면 헤쳐나가지 못할건 없을것이다.

첫 인상이 어찌 비쳐질지 몰라, 침대에 앉아 수줍은 양 이불로 알몸을 감싸고 욕실에서 나올 백천이를 기다렸다.

이윽고 알몸인채 욕실에서 나온 백천이의 모든걸 볼수 있었다.     훤칠한 키에 어울리게 어깨 역시 넓은 편이다.

단단한 근육이야 없다손 쳐도, 늘씬하게 균형이 잡힌 몸은 충분히 매력이 넘쳐 흐른다.

잠시 머뭇대던 백천이가 침대로 다가와 엉덩이를 한쪽에 걸치더니 슬며시 이불을 들춘다.

보통의 남자들이 덤벼드는 그 것과 달리, 조심스러운 그의 움직임에 대해 경험이 적거나 유달리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이라 생각된다.

편의점에서 그리 자주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말을 건넨 것 역시 한참이나 지난 후였다.

먼저 달려들어 키스라도 하고 싶었지만, 가벼운 여자로 보여질까 싶어 꾹 참고 그의 행동을 기다리기로 했다.

 

욕실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의 살이 닿는 순간 잠시 차가웠지만, 내 뺨을 감싸고 입술 끝을 살며시 물어대자

곧 따스한 훈기가 전해진다.

편의점을 오가는 그를 한참씩이나 동경했기에, 저절로 그의 목에 손을 두르게 된다.

몇번인가 내 입술에 도장을 찍듯 가볍게 터치하더니,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입술 전체를 맞대고는 혀를 밀어 넣는다.

쑥맥인줄만 알았는데 제법 혀를 놀리는게 감미롭기까지 하다.    오히려 여지껏 알았던 그 누구보다 달콤할 정도였다.

한 동안 입속만을 헤집던 그가 내 몸위로 겹쳐 오르더니, 손을 움직여 젖가슴을 희롱하기도 하고 무릎을 구부려 은근히

허벅지 사이를 압박하기도 한다.

어느새 차가운 기운이 사라진 그의 몸이, 내 몸 전체를 맛사지 하듯 곳곳에 느낌을 주고자 움직이고 있다.

어느 한곳에 집착하지 않고 부지런을 떠는 그의 움직임에 나른한 즐거움마저 이는 중이다.

그런 움직임에 익숙해 져 갈 즈음, 두 손으로 젖가슴을 움켜 쥔 그가 이불속으로 미끄러 져 내려가더니 가슴골에 머리를

묻고 뜨거운 숨을 몰아 쉰다.

침대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과는 달리, 서둘지 않는 그의 움직임에 차츰 열기가 번져간다.

더군다나 무릎께에 이미 커져버린 그의 물건이 닿자 벌써부터 야릇한 기대감마저 생기고 있다.

" 하 ~~ 백천씨.. "

참기 어려울 정도로 더워짐에, 입속이 타들어 가고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젖가슴을 번갈아 입속에 넣고 실컷 포만감을 채웠는지, 이불을 들추고 일어선 그가 아래쪽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내 그 곳을 유심히 바라보던 그가 내 두 다리를 들어 자신의 앞으로 당기더니 자신의 물건을 그 곳에 들이댄다.

몇번인가 둔덕 밑을 찔러대던 그것이 갈 길을 찾았는지 연한 살을 비집고 들어 온다.

" 어우 ~ 나 ~ 몰라.. "

여지껏 담아 본 것중, 이토록 주변 살까지 밀고 들어온 적이 없을 만큼 느낌부터가 남 다르다.

뻐근하게 그 곳을 가득 채운 백천이의 물건이 앞뒤로 움직임에 정신이 아득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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