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짐 정리는 대충 됐네.. "
" 정리할게 있어야지, 살림도 없었는데.. 집이 넓어서 그래 보일거야.. "
" 고마워요, 삼촌.. 넓은 집으로 이사시켜 줘서.. "
달동네 비슷한 좁은 집에서 살다 아파트로 이사를 왔으니 뿌듯하긴 할 것이다. 작은방이 3개인 서민 아파트일 뿐인데
넓다고 좋아하는 모녀의 흐뭇함에 조금은 어색하다.
앞으로 큰 돈을 만지게 될지라도 지금의 마음가짐을 지닐런지 지켜 볼 일이다.
" 임마.. 이건 니가 산거야, 난 돈만 빌려준거지.. 앞으로 부지런히 벌어서 갚어.. "
" 네, 삼촌.히히.. "
" 소주 줄까? "
" 같이 한잔하자구, 이거야 무슨 설탕물도 아니고.. "
와인을 달갑지 않게 홀짝거리는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식탁에서 일어난 미경이가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내온다.
" 나도 소주가 더 좋더라.히히.. "
" 근데, 이 년이.. "
" 유정이도 술 마셔봤니? "
부모들의 바램대로 자식들이 따라주는 세상은 아닐런지 모른다. 하기야 육체나 정신이 이미 어른처럼 다 자란 아이한테
무조건적인 강압은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 아유~ 말도 마.. 머리에 피도 안 마른게 술을 쳐 먹고 들어와서는 지 방에 다 토해놓고.. "
" 이젠 그렇게 안 마신다,뭐.. "
" 잔 하나 더 가져와, 유정이도 한잔 주게.. "
내 잔과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른 미경이에게 눈짓을 했다.
" 아니, 그러지 마.. "
" 내가 가져올께요.히히.. "
미경이야 걱정이 앞서겠지만, 내 생각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당연히 술을 마시면 안 될 나이지만, 이미 술을 마셔 본
애한테 무조건 윽박지를 일만도 아니지 싶다.
술을 마시라고 권하는게 아니라, 그 술에 대한 폐단과 책임감만 심어 주고 스스로 조심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 술은 내가 따라주마.. "
애들은 애들일수 밖에 없다. 그저 저를 어른 대접해 주는것에만 기분이 좋아 술잔을 내밀고 있다.
왜 저한테 술을 따라 주는지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없는것이다. 유정이의 머리속에 든 기본기는 파악해야 한다.
" 자, 한잔씩들 하자구.. 이사 축하해.. "
" 고마워, 동훈씨.. "
" 고맙긴.. 그 소리 좀 그만하라니까.. 아주 버릇될라.. "
소주를 단숨에 들이킨 미경이가 감정에 휩싸인 동안, 유정이가 소주 마시는걸 옆 눈으로 흘깃거리니 보통 달가워
하는게 아니다. 이미 소주맛을 알고 있는듯, 제 엄마 만큼이나 자연스럽다.
" 그래도.. 누가 나한테 이렇게 해 주겠어.. "
" 미경이가 자꾸 그러면 내가 불편해.. 내가 이 집에 안 왔으면 좋겠어? "
" ....알았어, 그냥 고마우니까.. "
" 또 ~ "
그녀가 고마워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너무 분에 넘치는 찬사를 받는다 싶다. 더불어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도 짐작하게 되어 영 마음이 불편하다.
" 유정아.. "
" 네, 삼촌.. "
" 니 학교 위치하고, 담임 이름 좀 적어놔라.. 앞으로 촬영땜에 자주 빠져야 할테니 미리 만나봐야지.. "
" 네.. "
학교 생활을 소홀히 하면 안되겠지만, 어차피 이 계통에 들어온 이상 양쪽의 일을 소화하기는 힘들것이다.
" 그리고 유정아.. "
" 네.. "
" 앞으로 삼촌이 니 집에서 가끔 신세 좀 질란다, 괜찮겠니? "
" 전 괜찮아요, 엄마만 좋다면.. "
" 뭘 그런걸 애한테.. "
" 유정이도 다 컸어, 의견도 멀쩡하고.. 저 술 마시는것 좀 봐, 당신보다 더 맛있게 먹잖어.후후.. "
몸을 뉘일데가 없어서가 아니다. 미경이가 뿜어내는 여자로서의 매력도 맘에 들지만, 날 챙겨 주고자 하는 그녀의
배려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딸 유정이까지 남들과는 다르게 보여지는 이유다.
" 좋다, 뜨거운 물이 펑펑 나오니까.. "
안방에 딸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온 미경이다. 츄리닝 바지만 입었기에 젖가슴이 덜렁인다.
" 옷 좀 바꿔 입어라.. "
" 왜, 어때서.. "
" 아줌마 티 내는것도 아니고.. 껴안아 주고 싶은 기분이 싹 달아나 버리잖어.. "
" 피~ 별걸 다 따지네, 동훈씨답지 않게.. "
" 남자는 다 똑같은거야,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는데.. "
" 그러셔~ 어떤걸 입을까? 속이 다 들여다 보이는 야시시한걸 좋아하려나.호호.. "
" 그러시던지.. 아예 홀라당 벗고있던가.후후.. "
" 이렇게? "
츄리닝 바지를 밑으로 내리더니 한바퀴 빙 돌며 포즈까지 취한다. 사타구니 사이 거뭇한 곳에 욕심이 난다.
" 됐어, 그만 올라와.. "
" 그것 봐, 뭐니뭐니 해도 알몸이 좋은거야.. "
스스럼 없다는듯 알몸을 자랑삼더니 침대위로 올라와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 왜 늦었어? "
사타구니 사이로 들어온 미경이의 손이 그 곳을 쥐어 잡고는 턱 밑에 얼굴을 들이댄다.
" 이서영이 만났어, 술 한잔 사 달라고 해서.. "
" 내 말이 맞지? "
" 잘 모르겠던데.. 그냥 친구처럼 지내자고 하더라구.. "
" 그러다 여보되는거지,뭐.. 두고 봐, 내 말이 맞을테니까.. "
계속 주물럭거리는 미경이의 손장난으로, 진작부터 빳빳해진 그 놈이 아우성을 쳐 대고 있다.
" 나한테 다른 여자가 생겨도 괜찮은가 보다.. "
" 어차피 내꺼 되기는 힘들잖어, 그냥 이렇게 지내는것도 괜찮어.. "
" 내가 그렇게 인기가 없나.후후.. "
" 나도 양심은 있는 년이야.. 총각인데다 나이도 어리고, 거기다 나한텐 유정이까지 있잖어.. "
" 됐다, 시덥잖은 소리.. 이사한 기념으로 찐하게 에로 영화나 한편 찍자.. "
몸을 뒤집어 그녀의 위에 겹쳐 올랐다. 적당한 취기에 늘씬한 미경이의 나신까지 접했으니 당연히 전투 의지가 샘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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