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웬일이래, 이런 시간에.. "
" 밥 있어요? 배 고픈데.. "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가 시간이 비길래, 엄미리와 통화를 하고는 그녀의 아파트로 왔다.
한번쯤 들리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저녁에 만나는 것 보다는 낮 시간이 낫지 싶었다.
" 에구~ 밥도 못 먹고 다닐만큼이나 바쁜거야? 먹을만한게 있으려나, 내가 살림은 꽝이라.호호.. "
" 대충 줘요, 소주도 있으면 더 좋고.후후.. "
이서영이를 프라임의 식구로 맺어주고도, 틈만 나면 소속사가 없는 동료 연예인에게 우리 사무실 홍보를 하는 모양이다.
나이 차이가 무려 13살이나 많다 보니 어떤 애뜻한 감정이야 있을리는 없는 노릇이지만, 본인 쪽에서 나를 원하고 있으니
무작정 뿌리칠수도 없는 형편이다.
" 그냥 된장찌개만 끓였어, 뭐 고기라도 구워줄까? "
" 됐어요, 이게 아침인데 가볍게 먹어야죠.. "
" 어머.. 이제 아침을 먹으면 어떡해? 한창 힘 쓸 나인데.. "
그녀의 말속에 뼈가 있음을 알아차리곤 쓴 웃음을 져야 했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밝힌다고 하더니 틀린말은 아닌듯
싶다.
" 원래 아침엔 일부러 속을 비워요.. 매일 술이다 보니까 그게 편하더라구.. "
" 그래도 건강할때 챙겨야지.. "
식탁 한 가운데에 된장찌개를 내려 놓더니, 냉장고에서 밑반찬까지 꺼내 온다.
" 근데, 누이.후후.. "
" 응, 누이? "
" 왜 듣기 싫어요? 난 그게 편하지 싶은데.. "
" 몰라, 동훈씨 편한대로 해.. 근데, 왜.. "
" 누이 말이 재밌어서.. 내가 힘을 써야만 누이한테 좋은 일이 생기나 봐.후후.. "
" 뭘 따진대, 남자가.. 그냥 모른척하면 어디 덧나? "
밥통 속에서 밥을 퍼 담던 엄미리가 눈을 하얗게 흘긴다. 나이만 많지, 젊은 애들처럼 애교까지 떠는 폭이다.
" 덧나지, 여기가 덧나야 누이한테 좋을텐데.. "
식탁에 밥그릇을 놓고 주방쪽으로 돌아서려는 그녀의 팔을 잡아 사타구니께로 잡아 당겼다.
" 아이, 왜 이래.. 밥부터 먹어야지.. "
" 먼저 한탕 뛰고 먹어야지, 그래야 밥 맛도 더 좋을테고.. "
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왔다갔다 하는 통에, 진작부터 불룩해 진 그곳에 그녀의 허리를 끌어 앉혔다.
" 어머~ 얘 벌써 일어섰네, 건방지게.호호.. "
자신의 엉덩이에 닿은 촉감을 느끼고는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 당연히 건방져야지.. 그래야 누이한테 귀여움을 받지.후후.. "
쉐타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께를 문지르자, 미리가 자세를 고쳐 안고는 내 목을 끌어 안는다.
" 그건 그래.. 아~ 살살 .. "
" 벌써 가게? "
" 약속있어요.. "
한번 불이 붙으면 꺼질줄 모르는 몸을 가진 여자다. 나이가 50이건만 지치지도 않는다.
혼자 살수밖에 없는 체질이지 싶다. 어떤 남자든지 그녀와 1년만 살아도 뼈만 남을것이다. 그만큼 뜨거운 여자다.
" 저녁이나 먹고 가지.. "
" 행여나 먹여주겠다, 딴 욕심이나 차리겠지.후후.. "
" 어머, 동훈씨 너무한다.. 그렇게까지 밝히진 않는다,뭐.. "
" 누이는 좀 심한편이야.. "
아파트에 도착해서 찐한 몸 싸움을 하고는, 점심을 먹고 또 한판 어울려야 했다.
나름 조절을 한답시고 애무에 시간을 끌었고, 체위를 바꿔가며 절정을 맛보게 해 줬건만 또 다시 내 무릎위에 걸터앉아
촉촉한 눈빛을 건넨다.
" 그런가 봐.. 병원에서도 그러더라구, 즐기고 사는수 밖에 없다고.. "
" 병원까지 가 봤어? "
" 가 봤지.. 나도 좀 심하다 싶어서.호호.. "
웃고 있는게 좋아서 웃는건 아닐것이다. 남자와 섞여 즐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게
짜릿하긴 할지라도 공복을 채우고 나면 배가 불러야 맞는 것이다. 뭐든지 끝없이 땡긴다면 고역일수 밖에 없다.
" 타고 난게 억제가 되겠어? "
" 그래도 이렇게 한번 풀면 일주일은 견뎌.. 많이 좋아진 셈이야.. "
" 일주일에 한번씩은 와야겠네, 안 그러면 장난감을 보내주던가.후후.. "
" 그래만 주면 고맙지.. 호스트 바에 가서 기웃거리는 것도 이제 신물이 나니까.. "
엄미리의 입장에서는 그럴수밖에 없으리라. 아무리 한물이 갔다고는 하지만 한때는 날리던 섹시 아이콘이었다.
무분별하게 남자들을 갈아 치운걸 연예부 기자라도 알게 되어 가십거리가 된다면 두고두고 입 방아에 오를것이다.
" 이서영이는 어때요? "
" ....왜, 걔한테 마음이 있어? "
" 그건 아니고.. 그 쪽에서.. "
" 걔, 보통이 넘어.. 단물 빨린 남자들이 꽤 될걸..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안 하지.. "
귓 등으로 전해 들은 소문이 있었다. 전도가 창창한 박사와 사귄다는 소문도 있었고, 재력가인 유부남과 얽혔는데 그
와이프가 눈치를 채서 난리가 나기도 했단다.
" 내 스타일은 아니죠, 어찌 대처를 할지가 판단하고 싶은거지.. "
" 하기야 동훈씨도 보통은 아니니까.. "
" 내가 그렇게 보여요? "
" 처음 봤을때부터 알아봤어.. 돌 굴러가는 소리가 나더라니까.호호.. "
" 누이~ 후후.. "
미경이가 급하다는 연락을 받고는 그녀의 집으로 와야 했다.
방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미경이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씩씩대고 있고, 유정이는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 무슨일이야? "
" 이 년이 핸폰까지 꺼 놓고 외박을 했어.. "
" ....................... "
미리 미경이에게 들어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유정이한테 직접 전후 사정을 듣기로 했다.
이제 곧 TV에 얼굴이 알려질텐데, 아무리 어린애지만 시끄러운 잡음이라도 생겨선 곤란하다.
" 유정이, 니가 얘기해 봐.. "
" 그냥, 친구들하고 나이트에.. "
" 나이트에 갔는지, 어떤 놈이랑 있었는지 그걸 어찌 알어? "
" 당신은 좀 빠져, 모녀간에 얘기는 둘이 있을때 하라구.. 다시한번 얘기해 봐라, 행여 꾸며대지는 말고.. 난 신용이 없는
사람하고는 일 안해, 니가 어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내가 알아볼수도 있어.. "
이 기회에 유정이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기로 했다. 연예계라는 곳이 얼마나 무섭고 살벌하며, 그에 따라 어찌
처신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자 마음 먹었다.
" 진짠데.. 친구들이 데뷔했으니까 한턱 내라고 해서.. "
" 거기 남자 친구도 있었지? "
"....네.. "
" 둘 중에 하나만 골라라.. 남자 친구하고, 배우중에.. "
" 잘못했어요.. 앞으론 조심할께요.. "
" 미경씨.. 나, 한잔 하고 싶은데..
" 응, 잠깐만.. "
추이를 지켜보던 미경이가 주섬주섬 안주를 챙긴다. 유정이가 다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못을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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