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세식구

한지붕 세식구 16

바라쿠다 2011. 9. 4. 17:37

금요일 오후.      현장에 있는데 그녀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버지가 돌아 가셨단다.    지금 장례식장이란다.     오늘 포장마차가 걱정되어 미진엄마한테 장사까지 부탁했단다.

참, 지독한 살림꾼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며칠 장사 안하면 큰일이라도 생기는지 원...

할수없이 일이 끝나자마자  포장마차로 향했다.          정사장한테도 연락했는지, 두 사람이 장사준비를 하는중이다.

" 두사람, 고생이 많수다..  미진엄마 ~ 어려운건 없나.. "           

음식솜씨를 타박 하려다 말을 바꿔 물었다.

" 별루..   포장마차 안주가 그렇지 뭐..   그나저나 한 이틀 장사할려면  안주거리 사와야 하는데.. "

" 그건 걱정하지 마요..    영등포 시장으로 가면 돼.    그전에도 몇번 같이 가봤어..    동서도 시간되면 같이 가든가.."

" 그래, 나도 같이 갈께..    마님 없을때 도와주는 척이라도 해야지.. "

" 에그 ~ 부럽다..    어느년은 팔자가 좋아 남편이 둘씩이나 도와주는데..    복 없는 년은..에휴~~ "

" 그나저나, 나 배고픈데..   미진엄마 ~ 뭐 먹을거 좀 없나.. "                     

" 글쎄, 주방에 밥도 없는데.. "

역시 그럴줄 알았다.       연옥이는 어디서 가져오던지 해서, 먹이고 싶어 기를 쓰는데..     두 여자의 차이점이다.

본격적으로 장사하기 전에 중국음식을 시켜 먹었다.       마님의 분부대로  일을 시키려면 나라도 챙겨 줘야 되지 싶었다.

" 오늘도 한 11시까지만 장사하고, 내일은 4 시경에 영등포 시장에 가는걸루 하자구..   그리고 볼일좀 보고 이따 들릴께.. "

" 어머 ~ 창호씨가 가면 나혼자 어떻해.. "               

" 어쩌긴, 오늘은 안주 있는대로만 팔아야지..   여긴 단골손님이 많아서 이해할거야..   바쁘면 동서가 설거지도 해주고.."

하긴 미진엄마는 살림솜씨가 별루다.          얼굴만 이쁘장하지, 하는짓 보면 가정주부가 어찌 저럴까 걱정 될만큼..

미진아빠가 버릇을 그렇게 만들어 놨다.       살림은 거의 친정엄마가 하는 편이고, 자기는 놀러 다니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항상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편이고, 혹시라도 잘못하는 일이 생겨도 신랑한테 애교를 부리는 걸로 지나가곤 했다.

 

개인적인 볼일을 보고 포장마차에 들렸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제법 손님이 있었다.

정사장이 안주를 나르고, 손님이 다녀간 테이블의 그릇들을 주방으로 나르면서  자기 몫을 톡톡이 한다.

미진엄마도 주방에서 연신 땀을 흘려가며 바쁘게 움직인다.

" 후후.. 수고가 많네..    장사 잘되네, 두사람이 손발도 잘 맞는거 같애.."       

"에효 ~ 허리야..   아까는 더 바뻣어..   지금은 그나마 손님이 빠진거지.."  

미진엄마가 공치사를 하며 웃는다.     얼추 11시경 가게를 정리하고,  주방앞 테이블에 둘러앉아 한잔하기 시작했다.

주인없이 장사한 것에 대해 큰일이나 한 것처럼 부풀려가며 희희낙낙이다.      에고, 참 꼴불견들이다.

" 여하튼,  두사람 모두 수고 많이 했어..   지금부터 먹는건 내가 낼께.."            

" 역시, 창호씨가 멋쟁이라니까..호호..    한잔하고 정사장이 노래방 쏘면 되겠다. "       

할수없이 띄워주자 박수까지 치며 좋아라 한다.

"하여간 미진엄마는 못 말려..   내일 장사는 어쩔려구 노래방이야..   낮에는 시장보러 가야지.. " 

내가 안된다고 짤라 말하자 미진엄마 입이 댓발이나 나온다.     그래도 어쩔수 없다.  

정사장의 술 실력을 믿을수 없고, 그녀도 믿을수 없다.      술 취한척 들이대면 틀림없이 사고치지 싶었다.

 

토요일 저녁,  12시경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낮에는 미진엄마, 정사장과 셋이서 영등포 시장에 들려 안주거리를 장만하며,  시장 좌편에서 간단히 요기도 했다.

저녁에는 역시 세사람이 장사를 했다.        토요일이라 손님이 많았지만,  그런대로 일찍 정리를 하고 문을 닫았다.

내일이 운구가 나가는 날이라 부랴부랴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그녀를 만나야 했다.

" 고생들 했어..   고마워.. "            

그녀가 자기대신 장사를 해준 세사람의 노고를 고마워한다.

" 고생은 무슨..   니가  더 힘들겠지..   잠 좀 자고 그래라.."              

미진엄마가 친구랍시고, 장례식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연옥이를 챙긴다.

" 오랜만이네요..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녀의 제부다.      그 전에 동생부부와 한번 술자리를 가졌었다.

그녀가 나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는지는 모르지만,  동생부부는 날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다.

" 수고가 많으시네..   아들없는 집에 상주노릇 하려니 어렵죠 ? .."    

나도 조심스럽다.       처음엔 그녀와 쉽게 만났지만, 사람의 일 이라는게 어찌 변할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일 아닌가..

동생부부가 정사장과 미진엄마와도 인사를 건넨다.      두사람의 표정이 얄궂지만, 아마도 정사장이 더 그러하리라.

난 그렇다.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원래 태생이 가정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초콜릿같은 환상이 없던 터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싫은것도 아니지만, 만약 그녀와 결혼이란걸 하게 된다면 정사장이  같이 있어줘도 괜찮치 싶다.

정사장은 그런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녀와 결혼할수 있다면, 아마도 그는 나를 배제할 것이 확실하다.

그녀와 나는 잠시 구석진 곳에서 얘기를 나눴다.      이틀 장사한 것에 대하여 궁금증을 풀어줬다.

" 세사람 모두 고생했네..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여기서 한잔 하구선  노래방에 가서 미진이 기분이나 풀어줘.."

" 노래방은 무슨..   안돼..    어제도 미진엄마가 노래방 가자는걸 술이 약한 정사장땜시, 내가 못가게 했는데.."

" 그럴줄 알았어..    저 지지배는 맨날 놀자판이고, 우철이가 술이 약한것도 사실이고..    난.. 자기 믿어..   미진이

기분이나 풀어준다 생각하고,  걍 오늘 하루 놀아줘.. "

그녀가  날 어찌 믿고 노래방으로 가라는지 알수가 없다.       복잡한걸 싫어하는 내 머리가 지끈거린다.

 

결국 노래방까지 왔다.      장례식장에서 마신술도 꽤 많았다.

맥주를 시키고 노래들을 불러댄다.      미진엄마의 노래솜씨도 괜찮은 편이다.      박수를 쳐주며  기분을 맞춰줬다.

내 차례가 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1절이 끝나고 간주나올때 두사람을 보니 부르스를 추는데 좀 찐한듯 하다.

모르겠다.     둘이서 사고를 치든지 말든지..   마님이 놀라구 허락했으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맘 먹었다.

정사장이 노래를 불러제끼는데,  미진엄마가 내 손을 잡아 끈다.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지만 조금은 불안해 진다.     막다른 코너에 몰린 느낌이랄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심정으로, 그녀의 처분에 맡기듯이 가볍게 상체를 안고서 부르스를 추어 갔다.

살며시 어깨를 기대오는 그녀의 머리에서 향긋한 내음이 내 코를 자극한다.         천천히 스텝을 밟아가는데 그녀가

아래를 밀어온다.      원래가 이쁜 얼굴이다.      연옥이 때문에 도리를 지키느라  그녀와 거리를 두곤 했지만, 이런식으로

과감히 다가오니, 본능적으로 내 안에서도 살며시 일어나는 중이다.

그녀가 눈치챌까 싶어 살며시 엉덩이를 뒤로 물리는데,  이 여자가 미친척 하면서 더욱 밀어붙인다.

가뜩이나 반응이 오는걸 피하고 있었지만, 결국 내 본능은 그녀에게 지고 말았다.       더욱이 그녀에게서 나는 향긋한

내음에 정신이 없었는데,  나의 사타구니를 압박해 들어오니  그만 거시기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선다.

그녀가 알면서도 일부러 유혹하는 것일게다.       나를 느꼈을텐데도  모르는척 하며  부벼대기까지 한다.

한술 더 떠서 어깨위에 있던 손을 내려 한손으로 내 엉덩이를 만지고, 또 한손으로는 벌떡 화가난 그곳을 쥐어온다.

" 미진엄마 ~ 왜 그래..   정사장이 보면 어쩔려구 그러니.. "            

" 가만히 있어..   정사장은 술이 취해서 잘 몰라.. "               

정사장이 눈치라도 챌까봐 속삭였더니, 달 뜬 목소리로 더욱 세게 잡아온다.

노래를 부르는 정사장 뒤쪽으로 돌리더니 지퍼를 내려서 손을 집어 넣는다.        거침없이 팬티속으로 손을 헤집는다.

" 그만 하라니까..   미진엄마 취했어 ?..   왜 그래, 정말.. "              

이제는 아예 대답도 없이 자기것인양 쥐어잡고 주물러 대며, 자신의 고개를 돌려 내 얼굴 가까이 입술까지 가져온다.

그때 마침 정사장의 노래가 끝났는지 팡파레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란 내가 그녀를 밀치고 바지춤을 정리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박수까지 치면서 정사장을 우롱하고 있다.           간이 큰건지...

 

정사장도 술이 취했지만,  그녀가 무대포로 대쉬하는게 겁이 나서  1 시간만 부르고 노래방을 나와 택시를 잡았다.

세사람이 같은 택시를 타고오다가 정사장을 먼저 내려주고, 같은 방향인 미진엄마랑 함께 올수밖에 없었는데...

글쎄 이 여자가 노래방에서처럼 그곳을 또 다시 만져온다.       예전에 연옥이가 택시안에서 하던 행동이랑 똑같은 짓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어찌 하는짓들이...       누가 친구사이 아니랄까 봐, 하는 짓 거리가 막상막하인 것이다.

부끄럼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또 다시 지퍼를 열더니 자연스럽게 만져온다.

" 이봐 ~ 미진엄마, 정말 이럴거야..   이제 그만해..    연옥이가 알면 어쩔려구 자꾸 이러냐.. "

" 창호씨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몰라..   그러니까 걍 가만히 있어라..    좋으면서 내숭은 .. "        

결국은 택시에서 내려서도 옥신각신 할수밖에..     집에 들어가라고 해도  기필코 한잔 더 마셔야 한단다.

물러터진 내가 질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미진이 엄마하고,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우신시장 골목길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먼저 4 사람이 왔던 곳이다.          주인여자가 알아보고 반겨준다.

" 창호씨는 내가 그렇게 싫어... "          

술고 안주가 나오자 미진이 엄마가 또 들이댄다.     이 참에 조목조목 설명해 주기로 생각을 굳혔다.

" 미진엄마 ~  당신 참 이뻐..   아마도 당신이 연옥이처럼 돌싱이라면, 내가 먼저 들이댔을수도 있었겠지.. "

" 그런데..   내가  유부녀라 싫다고..   아저씨 ~ 오버하지마, 이래뵈도 아직도 넘보는 놈들 많어.. "      

" 더군다나, 미진엄마는 연옥이 친구잖어..   나는 그럴수 없어, 연옥이가  모를수도 있겠지..   하지만 당신과 내가 알고

있잖어..   나를 보고 줘도 못먹는 바보라고 해도 좋아..    난 그런 놈이야..."               

" 창호씨 ~  이런말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 당신 좋아해요..      물론 나는 신랑도 있고,  연옥이와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도 맞어..    그렇지만 한번만 안아주면 안되냐...   더 욕심 안 부릴께..응 ~ "            

그윽한 눈길로 쳐다보는 미진 엄마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약해진다.

"허 ~ 이런..   나도 미진엄마가 이쁘고 사랑스러워..     아까도 알겠지만,  내 거시기가 불끈 일어나서 힘들었어..

남자로써 증~말 하고싶어..    그치만 이 악물고 참는거야..    휴~~ 연옥이한테 허락부터 받어.. "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다.      나 같은게 뭐가 좋다고 저러는지..     이럴땐  어찌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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