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19

바라쿠다 2012. 10. 31. 19:29

" 안녕하세요.. "

" 그래, 니가 유정이구나..  엄마 말대로 이쁘게 생겼네.. "

놀토라 학교를 쉬는 미경이의 딸이 사무실로 찾아 왔다.      딸 아이가 이쁘다는 말에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불렀던 것이다.

" 누구에요?    진짜 이쁘게 생겼다.. "

" 내 조카야..  얘가 배기태가 보고 싶대서.. "

" 요즘 애들이 다 그렇죠,뭐..  나도 어릴땐 그랬는데.. "

" 미스최가 연습실 좀 구경시켜 주지.. " 

" 네.. "

" 유정이는 이따 삼촌이랑 밥이나 먹자.. "

" 네.. "

둘이 윗층 연습실로 올라가고 미경이에게 핸폰을 했다.

~ 응.. 동훈씨.. ~~

" 애가 이쁘네..  붙임성도 있어 뵈고.. "

~ 까탈스럽지는 않어, 가능성은 있겠어? ~~

유정이가 공부는 뒷전이고, 자꾸 집을 비우다 보니 안 좋은 길로 빠질까 봐 고민을 하는 미경이에게 연예계 쪽이 어떨지 

권했던 것이다.

" 일단 카메라 테스트나 해 보자구.. "

~ 동훈씨가 알아서 해..  못된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는것 보다야 낫겠지.. ~~

" 그래..  오늘 저녁에 시간 맞춰 와야 돼.. "

~ 알았어, 쌍동이랑 같이 갈께.. ~~

오늘 저녁 모임을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그들 모두에게 확인 전화를 해야 했다.

 

" 어때, 재미있었어? "

" 네..  TV에서 보던 사람을 직접 보니까 신기하던데요.. "

유정이와 함께 중국집에 왔다.    한창 먹을때라 싶어 탕수육과 짜장면을 시켰다.

" 너도 한번 해 볼래? "

" 어떤걸요? "

" 노래도 좋고 연기나, 뭐든지.. "

제 엄마를 닮아서인지 이쁜 편이다.     나이가 찬 미경이보다 몸매가 갸날프고 얼굴 역시 작다.

" 전 노래는 꽝인데.. "

" 춤은.. "

" 그것도 잘..  애들이 그러는데 이쁘지가 않대요.. "

이쪽에 관심은 있는지 묻는 말에 꼬박꼬박 답하는 것이 흥미를 느끼는 눈치다.

" 그럼 천상 연기쪽이 맞겠네..  카메라 테스트 한번 받아 볼래? "

" 한번 해 볼께요.. "

" 그러자, 그럼..  다음주 쉬는 날 들려라..  그때 테스트를 해 보자구.. "

" 네.. "

 

" 어서 오세요..  누추한 곳까지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

" 별 말씀을, 처음인데 빈손이라 오히려 제가 미안 하네요.. "

저녁시간이 되어 박태수와 동료 PD가 먼저 사무실로 들어섰다.     키가 작고 짧은 머리를 했는데,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 말 편하게 하세요, 내 친군데.. "

" 그래도 그럼 쓰나..   어디까지나 공과 사는 구별해야지..  미스최..  여기 차 좀.. "

" 네.. "

박태수가 소개를 시켜 주겠노라고 일부러 데려온 폭이다.

"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이영식입니다..   저야 무슨 힘이 있어야죠, 내세울만한 작품도 없는데.. "

새로 얼굴을 대면하게 된 이PD에게 명함을 내 밀었다.     앉았던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서며 명함을 받는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명함을 받기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그를 보며, 경우는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 새로 들어갈 작품이 좋다고 벌써 소문이 났던데.. "

" 박PD 너도 참..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되냐? "

" 뭘, 그 작가 작품으로 시청률이 떨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잖어..  너 엄살 많이 늘었다.. "

" 캐스팅 때문에 그렇지..  그 작가는 최영국을 쓰자고 하는데, 그 친구는 씨도 안 먹히니.. "

" 그래?    걔가 아직도 왕자병을 못 고쳤구만.. "

" 글쎄 말이야..    한물 간지가 언젠데, 불러주면 고맙다고 할 것이지..  지가 아직도 톱인줄 알고 있어요.. "

이래서 현장에 있는 PD들과 술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생생히 돌아가는 형편을 알수 있을뿐더러, 그 내막에 따라

구색에 맞는 연기자를 들이 대기가 쉬운것이다.

" 고충이 많으시겠네요.. "

" 말도 마세요..  며칠 뒤면 슛이 들어가야 하는데, 작가는 내가 능력이 없어 그렇다면서 닥달만 해 대니.. "

그들과 오늘 모임에 참석할 인원을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는 중에 핸폰이 울린다.

~ 동훈씨.. 손님오셨어.. ~~

" 그래..  여자들은.. "

~ 아까부터 기다렸지.. ~~

" 응, 알았어..  금방 내려갈께.. "

" 그 쪽도 도착했나 보네요.. "

" 그러네요..  내려 가시죠.. "

박태수와 동료 PD 역시 신문기자인 황철호와 타 방송사 PD를 만나는 자리다.    서로간에 교류라도 쌓으라고 중간에

다리를 놓은것이다.    

 

" 야 ~ 아늑하고 좋은데..  오늘 술빨 좀 받겠어.후후.. "

숙소로 들어 선 박태수와 황철호가 악수를 나누고, 처음 만난 타 방송 PD인 정현석과도 통성명을 했다.

" 반가워, 박PD.. "

" 반갑긴 하지만, 이렇게 자주보면 안되는데.. "

" 왜, 정분이라도 날까 봐? 호호.. "

" 당연하죠..  촬영장에서도 보는 것도 지긋지긋한데, 술 자리에서 또 만나니.. "

술자리에 여자가 있어야 분위기가 화목해 지는 법이다.     더군다나 술집에서도 흔히 볼수없는 미인들만 모였으니,

당연히 남자들의 입이 벌어진다.

이서영이와 미경이가 양주를 꺼내 셋팅을 마친 상태다.    로리와 엘리야가 준비한 안주를 가져왔다.

" 자, 한잔씩들 합시다.. "

" 자주 좀 불러주세요, 선배.후후.. "

박태수와 황철호가 술꾼인지라 연신 술잔을 비우고, 이서영과 미경이가 분위기를 맞춰 갔다.

" 이 아가씨들인가 봐요.. "

" 네, 정PD 프로그램에 어울리는지 모르겠네요.. "

타 방송 교양국 PD인 정현석에게 로리와 엘리야의 프로필을 보여 줬다.    우리나라의 숨은 여행지를 찾고, 현지 음식을

맛보는 프로그램에 쌍동이를 출연시키고 싶었다.

" 며칠후에 연락 드릴께요..  안 그래도 식상했었는데, 쌍동이라 특이하긴 하겠네.. "

어느덧 취기들이 오르고 조금은 어수선한 틈을 타, 황철호를 방으로 불러 들였다.

" 왜, 무슨 일인데.. "

" 너 혹시, 최영국이라고 아냐? "

" 그럼, 잘 알지.. "

" 그 친구가 TV는 싫다네..   영화만 하겠다나? "

" 그런 싸가지..  염려하지 마, 내가 시킬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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