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18

바라쿠다 2012. 10. 30. 16:28

" 이번에 계약한 애들이 TV에 나왔다며? "

" 데뷔한 셈이죠.. "

남 선배와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는 중이다.

" 미스최가 더 좋아하더라..   이제는 사장님이 월세 안 내도 된다면서.. "

" 이제 시작인데, 뭐..   그건 그렇고, 형님한테 의논할 일이 있는데.. "

" 의논?   웬만한건 그냥 니가 알아서 해, 그러자고 널 불러 들인게고.. "

" 숙소에 홈 빠를 만들고 싶은데.. "

" 홈 빠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

쌍동이 자매가 사는 숙소 거실에다 자그마한 홈 빠를 만들 계획이다.     그 전에 신문 기자인 황철호가 놀러 왔을때, 그런

생각이 떠 올랐다.

" 조금 찝찝하긴 한데..  어차피 업소에서도 손님 테이블에 불려 가니까.. "

" 그런데.. "

" 걔네들도 어차피 돈을 벌자고 그 짓까지 하는거라면, 차라리 숙소로 손님을 부르면 어떨까 싶어서.. "

" 숙소에서 술 장사를 하겠다고? "

" 아니지, 방송국 실무자에 한해서만..   이번에 쌍동이를 TV에 내 보내려고 하는데, 캬바레에서 오디션을 볼수도 없고.. "

황철호를 통해서, 국내 여행지를 보여주고 그 곳의 먹거리를 소개하는 식의 프로그램을 맡은 PD를 만날수 있었다.

그 PD에게 쌍동이 자매를 자연스럽게 보여 줄 생각을 했던 것이다.     꼭 그 친구한테 국한되지는 않겠지만, 모름지기

TV나 공영 매체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여자가 낀 스캔들을 무서워 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술자리를 멀리할 입장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자의던 타의던 간에 술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숙소에서 자연스럽게 한잔씩 하게 되면, 그네들 역시 불안에 떨 필요도 없을 것이고, 또한 특별 대우를 받는

기분도 들 것이다.   

" 흠~ 글쎄.. "

" 그 친구들도 사생활이 있기땜에 다른 곳에서 술 마시는걸 불편해 하더라구.. "

" 한번 해 봐..  무슨 말썽이야 있겠냐.. "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당장에 해 치우는 성격이다.

목수를 수배해서 주방에 홈 빠를 만들기로 했다.     말이 좋아 홈빠일 뿐이지, 복잡할 것은 없었다.

기존에 있던 주방 식탁을 치워서는, 엑스트라들의 휴게실에 가져가 그네들의 식탁으로 쓰게 했다.

공간이 생긴 그 곳에 양주 코너에 어울림직한 스텐드 상판을 만들고, 벽에 자그마한 진열장을 부착해서 양주를 몇 병

가져다 놨다.    

그 후에 식탁위에 있던 형광등을 떼어내고, 불의 밝기를 조절할수 있는 조명만 달았을 뿐이다.

" 어머, 이쁘다.. "

저녁에 업소 일을 끝내고 숙소로 들어 온 미경이와 쌍동이 자매가 신기해 하고 있다.

" 며칠후에 PD들이 올거야..   미리 핸폰을 할테니까 그 날은 일찍들 들어오라구.. "

" 이제는 술 장사까지 하게? "

" 그래, 용돈이라도 벌어야지.후후.. "

미경이도 내 성격을 뻔히 알기에 농을 건넨다.     그만큼 허물이 없어진 탓일게다.

주위에 쓸만한 사람이 많이 꼬인다는건 그만큼 내 역량도 커짐을 뜻한다.     또한 은연중에 그걸 과시할 필요도 있다.

그래야 방송국에도 말빨이 먹히는 것이다.     그날을 D - day로 잡고 엄미리와 이서영이도 부를 작정이다.

박PD에게 친한 동료도 데리고 오라고 해서, 차츰 인맥을 넓혀 나갈 계획까지 세웠다.

" 뭐 안주라도 만들어야지? "

" 그래..  간단하게 한잔 하자구.. "

냉장고를 뒤적 거리더니, 가스렌지에 불을 붙이고는 무슨 찌게인가를 끓인다.

" 흉보지 말고 먹어.. "

" 솜씨가 꽝인건 알잖어.후후.. "

" 아무리 그래도 그런식으로 말을 하냐, 힘들게 만들었구만.. "

" 그랬어?    어디 맛 좀 보자.. "

출처를 알수없는 찌게다.     김치찌게를 끓인것 같은데 삼겹살에 버섯이며, 냉동 새우까지 들어갔지만 제법 얼큰은 하다.

밤 늦게까지 일하느라 피곤하면서도 귀찮아 하지 않는 마음씨만으로도 먹음직스럽다.

" 조연출이 C급으로 매기겠대, 이서영이가 그러는데 회당 출연료가 백만원이래.. "

출연하기 시작한 사극에서 왕의 후궁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연기 경험은 없지만, 다행히 이서영이 옆에 있어 도움을

준다고도 했다.    

그 정도면 당분간은 생활에 보탬이 될 것이다.

" 로리..  이리 와.. "

욕실에서 씻고 나온 로리와 엘리야를 불렀다.

" 나도 줘..  소주.. "

같이 일하는 미경이가 술꾼인지라 로리도 소주 맛을 들인 모양이다.     원샷으로 들이키고도 표정의 변화가 없다.

" 로리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엘리야는 한국말이 통 늘지를 않네.. "

" 웬만한건 로리가 다 도와주잖어..   언니에 비해서 숫기도 없는것 같구.. "

" 두 녀석이 같이 출연을 해야 더 관심을 끌텐데.. "

" 얘네들도 데뷔시키게? "

" 나, 데뷔한다.. "

외국인이라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는 감안을 하겠지만, 한국말에 너무 서투르면 식상할수도 있어 염려스럽다.

모든것은 연출자가 알아서 판단을 하겠지만, 지속적으로 TV에 얼굴을 내밀게 해야 상품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 응..  가능성은 있어보여.. "

" 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  아직 반년도 되지 않은 사람이.. "

" 글쎄 말이야, 체질인가 봐.후후.. "

 

" 하 ~~~ 아 ~ 자 ~갸 ~~ "

내 위에 올라 탄 미경이가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큰 엉덩이를 내리 찧으며 비음까지 쏟아 낸다.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엉덩이를 밑에서 쳐 올렸다.     치골이 맞닿아 부딛칠때마다 그녀의 아미가 찡그려지고 그런

그 모습에 뿌듯함이 인다.

" 아 ~~ 항 ~~ 나 ~좀 ~~ 어 ~~ 헝 ~~ "

격렬하게 부딛치던 그녀가 움찔대더니 가슴위로 엎어져 뜨거운 숨을 토해 낸다.

" 고마워 동훈씨.. "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뒤처리까지 끝낸 그녀가 내 팔에 머리를 얹었다.

" 고맙긴..  자꾸 그러는 것도 버릇 돼.. "

" ..그래도.. "

" 미경씨 얘기나 해 봐..   나중에 얘기한다며? "

" ....애 아빠가 무기수야.. "

" ....................... "

" 이 쪽에서 알아주던 건달이었어..    어릴때 그 사람한테 붙들려서 애를 낳게 됐고, 어쩌다 보니까 밤무대까지 서게

된거지..    프라임 사장이 돌봐주는 바람에 그럭저럭 버텨 왔지만.. "

어린 딸과 먹고 살기위해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어느덧 나이만 먹었더란다.    

워낙 삶의 굴곡이 많았던 탓에, 미래에 대한 꿈도 없이 배고픈 현실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 딸이 몇살이야? "

" 벌써 17이야..   하라는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들하고 몰려 다니기 바뻐..   얼굴까지 반반해서 남자 녀석들만 꼬이고.. "

" 그렇게 이뻐? "

" 응..  걔 때문에 걱정이야.. "

" 한번 데려와 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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