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남자

숨겨진 남자 27

바라쿠다 2012. 10. 23. 20:00

" 어떻게 하실겁니까.. "

" ..................... "

대꾸를 해 줄 말이 없음이다.      미스홍을 앞세우고 그녀의 오빠가 집으로 찾아왔다.

당신 남편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처녀를 임신시켰으니, 혼인빙자 혐의로 경찰서에 고발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 무슨 말씀이라도 있어야죠..   계속 그런식으로 모른척 하실거요? "

" 오빠..  사모님한테 너무 그러지 마.. "

" 이 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사모님은, 무슨 사모님..   자기 남편의 잘못이면 응당 책임을 져야지, 저 딴 식으로

모르는 척 하고 있잖어.. "

못 된 남편의 꾐에 빠져, 만삭이 된 몸으로 오빠한테 끌려 다니는 그녀가 안쓰러워 보인다.

" 그래도..  사모님은 잘못이 없잖어.. "

" 이 년이 근데.. "

" 저기..  고발하세요..   이제 곧 애기가 나올텐데..   이혼해 줄께요.. "

" ..................... "

" ....사모님.. "

이런일까지 겪으면서 더 이상 남편의 얼굴을 보고 살수는 없다.      어린 선우를 위해 모진 수모를 받으면서까지, 질기게

버텨왔던 인내심마저 바닥이 난 지금이다.

" 그렇게 해요..   아빠도 없는 애를 키울수는 없잖아.. "

" 정말이십니까? "

" 그래요..   고발을 해야 나하고도 이혼이 될테고.. "

어린 선우를 팽개치듯 내버려 두고 일본으로 떠나간 애 아빠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던 수많은 밤을, 미스홍이 고스란히

답습할 것만 같았다.

" ....사모님.. "

 

" 일찍 왔네요.. "

" 응..  손님이 일찍 끊어졌어.. "

좁은 고시촌에서 살고있던 선희를 오피스텔로 불러 들였다.     혼자였기에 침대와 주방만이 전부인 작은 평수다.

한사코 괜찮다며 버티던 그녀에게 태아에게도 좋지 않을거라며, 넓은 방을 구할때까지 만이라도 와 있으라고 한 것이다.

임신을 했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서 처음에는 어리둥절 했었다.      묘한 기분이었다.

애를 낳을지는 아직 결정을 못 했다며, 앞날이 창창한 나에게 짐을 지울 생각은 없다던 그녀였다.

" 저녁은 먹었어? "

" 그럼요..  내가 알아서 먹을테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되요.. "

" 그래, 그럼..  나 먼저 씻을께.. "

처음보다는 훨씬 밝아진 그녀다.    힘든 써빙 일을 하고는 있지만, 노름을 하던 지난날보다 맘이 편해진 탓일게다.

" 오늘은 일 없어? "

젖은 머리를 털며 욕실에서 나온 그녀가 침대로 다가온다.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 볼때는, 딴에는 방해를 하지

않겠다며 혼자서 침대로 오르던 그녀였다.

" 네, 바쁜일은 대충 끝났어요.. "

" 나도 집에서 월급 받아 봤으면.. "

작고 아담한 그녀가 품속으로 들어온다.     모로 누워 팔을 베고, 다리 하나를 내 허리에 올린다.

" 왜요? "

" 준호씨랑 하루종일 놀수 있잖어.호호.. "

" 그렇게 해요, 내가 월급 줄테니까.. "

" 바보, 그냥 해 본 소리야..   나 좀 안아 줘.. "

 

그의 품속에 있으면 아늑해진다.      오랜 세월 그 아늑함을 잊고 살았던 선희다.

처음 열살이나 어린 그를 만나, 장난스런 치기 비슷하게 그를 받아 들였다.     

십여년 이상 잊고 살았던, 그런 감정이 남아 있으리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애 아빠의 열렬한 구애를 받고 결혼이란걸 했다.      그토록 영원하리라 믿었던 사랑은, 불과 삼년도 못 가 금이 갔다.

다른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는걸 알고는, 마른 하늘에 벼락이 치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노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모든걸 잊을수 있기에 유일한 삶의 탈출구로 생각했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노름에 빠져 살았더랬다.  

그러다 준호를 만나, 잊고 살았던 여자로서의 몸이 열린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었다.

다정다감한 준호와 함께 있으면, 새록새록 애틋한 감정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그를 안고 있으면, 그의 따뜻한 마음씨마저 내 몸으로 옮겨 오는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임신을 한 걸 알게 되고서는 그의 그런 따스함마저 내 몸속에 자리 잡은것만 같아, 뿌듯한 심정으로 하루하루가 꿈만 같은

요즈음이다.

그의 혀가 내 젖꼭지를 희롱하고 있다.      그의 따뜻한 체온이 내 몸속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 아 ~~~ 자 ~갸.. "

내 사고를 흔들어, 저 멀리 나비가 날라 다니는 꽃밭으로 이끌어 간다.

그의 넓은 어깨가 내 몸위에 얹혀진 채로 곳곳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동안 젖가슴 위에 머물러 있던 그의 머리가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허벅지 사이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는다.

간지럼을 태우듯 조심스럽게 꽃잎 주변을 훓어 가던 그의 혀가 약한 살을 비집고 들어온다.

" 아 ~~ 준 ~호 ~ 하 ~~ "

그 곳이 활활 타 오르고 있다.     그의 혀놀림만으로 온통 불이 붙어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 지경이다.

너무나 뜨거워 몸을 뒤척이고자 했지만, 그의 큰 손이 양쪽 허벅지를 부여잡은 통에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그의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고, 그저 정신을 차리고자 했다.

" 어 ~~ 헝 ~ 그 ~만 ~~ "

견딜수 없게 된 마당에 그의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야 했다.     내 소원을 알아 챈 그가 내 위로 엎디어 오른다.

묵직한 그것이 가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찬다.      질벽을 가득 채운 그 놈이 뚫을듯한 기세로 짓쳐 오기 시작한다. 

" 아 ~~ 항 ~~ 자 ~갸 ~ "

 

창 틈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눈부심에 눈을 떳다.

지난 밤 두번씩이나 격하게 몸을 떨어대던 그녀가 내 품에 안겨 자는중이다.

선머슴 같던 그녀가 격정에 휩싸여 몸부림을 칠때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짓쳐 가는 내 몸짓에 따라, 열락에 들 떠 울부짓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남자로서 뿌듯한 자부심마저 일었다.

내 팔을 베고는 가는 숨을 뱉으며 곤하게 자고 있는 그녀가 사랑스러워 보인다.

" 벌써 일어난거야? "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해 줬더니, 졸린 눈을 부빈 그녀가 아는척을 한다.

" 응, 오늘 출근하는 날이라.. "

" 그래?   아침먹고 가야지.. "

이불을 걷어 찬 그녀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츄리닝 바지만을 꿰 찬 그녀가 젖가슴을 덜렁이며 주방 쪽의 냉장고를 열어 젖힌다.

" 어떡하지?    어제 미리 얘기를 하지, 찌게거리도 없네.. "

아침을 차려 주겠다고 부산을 떠는 그녀가 이뻐 보인다.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씽크대를 향해 서있는 그녀를 뒤에서 껴 안았다.      작은 그녀의 몸이 내 품안에 모두 들어왔다.

" 아이, 이러지 마..   밥상부터 차려야지.. "

" 괜찮다니까..   잠이나 더 자요.. "

아침 10시부터 12시간씩이나 써빙을 해야 하는 그녀가 걱정스러웠다.

그녀를 안아 올려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

" 나, 씻고 나올때까지 꼼짝하지 말아요.. "

미안해 하는 그녀의 입에 가볍게 뽀뽀를 했다.

 

 

'숨겨진 남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겨진 남자 29  (0) 2012.10.26
숨겨진 남자 28  (0) 2012.10.25
숨겨진 남자 26  (0) 2012.10.22
숨겨진 남자 25  (0) 2012.10.20
숨겨진 남자 24  (0) 201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