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
정희가 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남편의 차가 출발하더니, 큰 길가에서 우회전을 하길래 성남쪽으로 가는걸 알수 있었다.
정희에게 핸폰을 해서 이곳 위치를 가르쳐 주고 기다리고 있던 중이다.
" 어디야? "
" 집은 저 골목 안쪽인데 들어갈 필요 없어요.. 이쪽으로 와요.. "
종합 운동장 입구쪽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그 곳에 있는 벤치에 앉게 하고는, 꽂고 있던 이어폰 하나를 그녀의 귀에
꽂아 줬다.
" 지금 둘이서 말다툼을 하고 있어요.. "
~ 글쎄, 조금만 기다리라니까.. ~~
~ 이젠 안 속아.. ~~
~ 이번엔 진짜야.. ~~
~ 됐어, 이젠 끝이야.. 당신이 찾지 못하게 숨어 버릴테니까.. ~~
~ 애는 어쩌구.. ~~
~ 흥,별 걱정을 다하네..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
말다툼이 점점 격렬해 지고 있었다. 저렇듯 젊은 여자한테는 쩔쩔매는 사람이, 정희에게만 못 된 폭군처럼 구는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 며칠만 기다려, 약속 지킬께.. ~~
~ 당신이 와이프랑 이혼한다고 한게 벌써 일년이 넘었어.. ~~
잠자코 듣고 있던 그녀가 이어폰을 빼 내더니 벤치에서 일어선다.
" 그만 가자.. "
큰 길 쪽으로 걷는 그녀를 따라야 했다. 택시를 타려는지 보도블럭 끝에 섰다.
" 그 여자 누군지 알어? "
" 아저씨 회사 경리였대요, 나이는 선영이랑 똑같은 26 이고.. "
" 나 혼자 있고 싶어.. "
택시를 잡은 그녀가 나를 돌아다 본다. 멀어져 가는 택시를 바라만 봐야 했다.
" 먼저 그 회집으로 갈까요? "
" 아니, 그 집은 싫어.. "
정희가 멀어지는걸 무심코 바라만 보다가 선희에게 핸폰을 했다.
이수역 앞에서 만난 선희를 따라 사당역까지 걸어야 했다. 제법 큼직한 회집으로 들어섰다.
" 우리 우럭으로 주세요, 소주는 빨간거요.. "
" 호호.. 벌써 내 식성을 다 외웠어? "
" 항상 똑같잖어요.. "
" 저 여자 일 잘하지? "
넓은 홀을 가로지르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여자에게 눈길을 주고 있다.
" 저기 써빙하는 아줌마요? "
" 응.. 그리고 보니 나도 아줌마네.. "
" ..................... "
" 우리가 갔던 그 집에서 알바하기로 했어.. "
" 먼저번 회집? "
" 준호가 노름하지 말라며.. 그렇게 해 보려구.. "
뜻 밖의 얘기였다. 경마장에서 돈을 베팅하고는, 맘을 졸이는 그녀를 보기가 안쓰러웠었다.
" 어울릴것 같애요, 힘은 들겠지만.. "
" 나도 노름을 끊고 싶었어, 준호땜에 맘을 굳히긴 했지만.. "
" 축하해요.. 우리, 건배해요.. "
" 에고, 웬일이래.호호.. 그러다 또 취하는거 아냐? "
" 선희씨가 업어 주면 되죠.후후.. "
" 덩치가 두배는 큰 사람이 애기처럼.호호.. "
마냥 밝아진 그녀의 얼굴이 보기에 좋다. 어려운 결심을 해 준 그녀가 고마웠다.
흘리듯이 던진 내 말을 귀담아 준 그녀다. 정희의 안타까움에, 덩달아 마음이 무거웠기에 술에 취하고 싶었다.
" 그것 봐.. 조금만 마시라니까.. "
결국 술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의 부축을 받아 모텔에 들어왔다. 정신은 말짱한데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몇번인가 비틀거리자 그녀가 내 허리를 껴안아 부축을 한 것이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그런 우리를 이상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취해버린 남자를 자그마한 여자가 낑낑대며 부축이고 있으니 우스워 보이기도 했을 터이다.
" 술이 취하니까 선희씨가 더 이쁘게 보여요.. "
침대에 쓰러지듯이 몸을 던졌다. 천정의 불빛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 샤워나 해.. 술이 깰거야.. "
다시금 나를 일으키더니 내 옷을 벗기고는 욕실로 이끌어 간다.
" 오늘은 내가 씻겨 줄께.. "
욕조에 편안히 앉아 그녀에게 몸을 맡겼다. 적당히 따뜻한 물이 머리로부터 온 몸을 적신다.
기분좋게 몸을 덥혀 주더니, 스폰지에 거품을 묻혀 등쪽부터 문지른다.
키가 작은 그녀가 내 가슴을 닦는다고 어깨위로 손이 넘어 올때는, 그녀의 몸이 내 등에 겹쳐 져 야릇한 기분마저 들었다.
" 에고, 등판이 넓기도 하네.. 일어나 앉아, 아래도 닦게.. "
욕조 모서리에 걸터앉아 타일벽에 등을 기댔다. 욕조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그녀의 손이 사타구니에 와 닿는다.
" 어머나, 웬일이니.. 점점 커지네.호호.. "
비누 거품을 묻힌 스폰지로 그 곳을 건드리자,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반응을 보이는 거시기다.
" 걔도 선희씨가 좋은가 보죠.후후.. "
" 진짜 그런가 봐.호호.. 어찌 이리 귀엽다니.. "
두 손으로 가랑이 사이를 훓으며, 씻기우는 선희의 손이 엉덩이 골의 항문까지 간지럽힌다.
고개까지 숙이고 구석구석 정성을 들이는 선희의 손길에 아랫도리가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찬물을 틀어 샤워기로 그 곳을 식혀주지 않았으면 그대로 쏟아질 뻔 했다.
" 며칠있으면 그게 시작 돼, 그게 터지면 만나지 못하니까.. "
달거리를 하게 되면 안을수가 없다는 말이다. 오늘 꼭 만나고자 하는 그녀의 조름이 이해가 됐다.
내 팔을 베고 재잘거리는 그녀가 귀여웠다. 나를 보고 싶어하는, 그녀의 조바심마저 이뻐 보인다.
" 언제든지 괜찮아요.. 선희씨의 몸이 이쁘긴 하지만, 그냥 얼굴만 보는것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