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남자

숨겨진 남자 21

바라쿠다 2012. 10. 16. 10:30

" 오랜만이야, 이런 기분.. "

" 나도 그래요.. "

내 물건을 입에 물고는, 맛있는 사탕이라도 먹는 양 욕심을 부리던 그녀가 내 위로 올라 탔다.

이여사 자신의 말 마따나 10여년을 묵혔던 때문인지, 한번 붙기 시작한 불길은 무섭게 타 올랐다.

가볍게만 생각했던 그녀의 엉덩이가, 한번씩 내 사타구니로 힘을 싣고 떨어질때면 뿌리까지 울린다.

" 나..  흉보지 마..   하 ~~ 아 ~ 너무 ~ 조 ~아 ~~ .. "

작은 체구지만 그녀가 내뿜는 열정은 대단했다.      이 순간만을 위해 최선을 다 하려는 듯 무아지경에 빠져 도리질을 한다.

내 가슴에 손을 짚고 빠르게 절구질을 하고 있다.      두 눈을 꼭 감은채, 입에서는 연신 뜨거운 숨이 토해진다.

" 허 ~~ 엉 ~~ 자 ~갸 ~~ 나 ~몰 ~라 ~~ 어 ~~ 헝 ~~ "

어디서 그런 힘이 쏟아져 나오는지 신기할 뿐이다.     이렇듯 뜨거운 여자였는지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중이다.

" 흐 ~~~ 엉 ~~ 미 ~쳐 ~~ 허 ~~ 엉 ~~ "

꼭지점에 오른 그녀의 고개가 뒤로 꺽이더니, 이내 내 가슴 위로 엎디어진다.

그녀의 어깨며 목에 땀이 흥건하다.     흘러내린 땀으로 인해, 짧게 쇼트한 머리카락이 그녀의 이마와 뺨에 달라 붙었다.

절정을 향해 몸부림 쳤던 그녀의 등을 쓸어주고, 얼굴에 묻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줬다.

한참동안이나 숨을 고르던 그녀가 내 가슴에 팔을 괴고 내 눈을 들여다 보고 있다.

" 나, 선희야..  이 선희.. "

" ....이름도 이뻐요..   선희씨처럼.. "

" 고마워..  준호 땜에 오랜만에 여자가 됐어.. "

" 담배피는 모습이 이뻐 보인것도 첨이고.. "

" 준호가 이쁘게 봐 주니까 그렇겠지.. "

내 눈을 들여다 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 다소곳한 미소가 핀다.     선머슴 같던 그녀가 부끄럼 많은 소녀로 보인다.

"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노름이 그렇게나 좋아요? "

" ....좋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만큼.. "

웬지 대답이 공허하게 들린다.     여지껏 잘못 걸어 온 세월을, 의식적으로 후회하기 싫어서란 느낌이다.

 

그녀와 다시 한번 경마장을 찾았다.     아침에 핸폰을 보니, 밤새 정희에게서 온 메시지가 무려 5 개나 된다.

한번 몸을 섞었다고 선희에게 끌린건 아니지만, 웬지 그녀를 이대로 두고 간다면 쓰러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희에게 답신을 줄수 없었던 이유다.     그만큼 선희는 많이 지쳐 보였다.    

10여년만에 남자를 겪었다는 선희가 내 눈에는 한없이 외롭게 비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 오늘 시간되면 경마장에 놀러갈까? "

이수 사거리에서 해장국을 먹으며 선희가 물었을때 거절할수가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 오늘은 맞지를 않네.. "

" 어제는 20만원이나 벌었다면서.. "

" 그러게 말이야..   준호가 복이 있나 싶었지.호호.. "

" 에이~ 그런 미신을 믿어요? "

가지고 있는 돈을 거의 잃었는지 나중에는 천원짜리까지 세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 경주만 더 할께.. "

" 이걸로 하세요.. "

그녀에게 30만원을 건넸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잠시 흔들리더니, 이내 돈을 받아 들고는 창구로 간다.

달리는 말들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발을 구르던 그녀가 낙심한 듯 나를 바라본다.

이번에도 틀렸는지, 손에 쥐고 있던 마권을 구겨버리고는 고개까지 숙인다.      금새 쓰러질듯이 위태롭기까지 하다. 

" 나도 한번 해 볼래요 "

" 하지마,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어.. "

" 그걸 아는 사람은 왜 하는데.. "

" .................... "

경마에 빠져 결과를 기다릴때 까지는 어린애처럼 들떠 보인다.      그렇지만 자신이 찍은 말이 등수 안에 들지 못했을 때는

세상의 모든 고민을 안고있는 표정이 돼 버린다.       그런 그녀가 안쓰러웠다.

" 경험 삼아 한번 해 볼께요..   이번엔 어떤 말에다 걸어야 되죠? "

" 3번하고 5번이 제일 유력해..   9번이 복병이고.. "

" 선희씨 생일이 언제죠?

" ..... 2월 9일인데, 그건 왜.. "

" 2번하고 9번에 걸고 싶어요.. "

" ..................... "

그녀의 손에 50만원을 들려줬다.     잠시 나를 주시하더니 창구쪽으로 몸을 돌린다.

" 어머나..   저게 웬일이래..   어머,어머..    준호씨~ 됐어.호호..   들어 왔다구.. "

 

어제의 그 회집으로 왔다.      같이 앉아 술을 마시던 그 방이다.      주문을 받기 위해 아가씨가 들어선다.

" 어머~ 또 오셨네요.. "

" 네..  어제처럼 부탁해요.. "

우리를 알아보고 반기는 아가씨한테 5만원을 건넸다.     팁이 고맙다며 웃는 얼굴로 고개까지 꾸벅인다.

" 아무리 땃어도 그렇지, 너무 많은거 아냐? "

" 어제는 선희씨가 이겼지만, 오늘은 내 뜻대로 할래요. "

" 피~ 어쩌다 맞히고선.호호..   알았어, 준호씨 맘대로 해.."

" 오늘밤도 같이 지내요.. "

"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더니.호호.. "

단지 그녀가 안쓰러워 지켜주고 싶을 뿐이었다.      자신의 몸을 탐내서 그러는줄로 오해를 할수도 있지 싶다.

" 경마..  선희씨하고 어울리지 않아요.. "

" ....................... "

" 경마에 졌을때, 선희씨 그 표정..   보기 싫어요.. "

" ....................... "

이런 얘기를 해야 하나, 망설이기도 했다.      어쩌다 인연이 되긴 했지만, 그녀가 허무하게 인생을 허비하는 것만 같아

얘기를 꺼냈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 맘을 고쳐 먹지야 않겠지만, 그냥 지나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월권일수도 있는 내 얘기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녀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기를 바랬다.

~ 어디 아퍼? ~~

식사를 하는중에 메시지가 들어왔다.      그냥 모른척 하기로 했다.

" 주말에는 쉬나봐요.. "

가라앉은 분위기 땜에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 봉급쟁이는 아냐..   일하는 만큼만 받아.. "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카드게임을 한다고 했다.      

상대편의 패가 보이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기에 잃을수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기만 하면, 손님이 떨어져 나갈수도 있기 때문에 적당히 딴다고 한다.     

그녀가 딴 이익금을 정산해서 30%를 받는다고도 했다.

" 신기하네..  구경할수 있어요? "

" 볼수는 있지만, 그 까짓걸 봐서 뭐하게.. "

가지고 다니던 도청 마이크를 남편 사무실에 숨기고픈 생각이었다.

" 보고 싶어요.. "

" 그래, 그럼.호호.. "

담배를 꼬나물고 연기를 내 뿜는다.      그녀가 담배피는 모습이 자꾸 이쁘게 보인다.

~ 나쁜일이 생긴건 아니지? ~~

또 다시 정희의 메시지가 왔다.      답신이 없어 궁금할테지만 하기가 싫다.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남편의 그늘에서 안주 하려는 그녀가 못마땅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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