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만 가자구.. 준호가 복이 있나 봐, 오랜만에 재미 좀 봤네.호호.. "
이여사가 점 찍은 말이, 마지막 코너에서 1등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그녀였다.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 없이 길길이 뛰며 좋아했다.
" 이수역으로 가 주세요.. "
그녀가 이끄는대로 택시를 탔다. 어디를 가려는진 모르지만 그녀가 하는대로 따를 요량이었다.
남태령 고개를 넘어 그녀가 살고있는 마을을 지나치는데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 이 집 회가 맛있어.. 회를 싫어하는건 아니지? "
별실인 듯 작은방에 둘이서만 앉았다. 카키색 점퍼를 옷걸이에 걸어 둔 그녀가 다리를 뻗고 등을 벽에 기대고 앉는다.
" 네.. "
" 근데, 무슨 남자가 숫기가 없나 몰라.. 하기사 말이 없는게 맘에 들었지만.. "
시켜 놓은 우럭회가 나오기 전에, 몇가지의 스끼다시를 쟁반에 받쳐 든 아가씨가 들어온다.
" 아가씨, 맛있는 것 좀 많이 부탁해요.. "
청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아가씨한테 이만원을 건넨다.
" 감사합니다.. "
" 술은 소주로 줘요, 빨간색으로.. "
처음 만난날도 그랬지만 독한 술을 좋아하는듯 했다. 도수가 높은 소주를 시킨 그녀다.
" 자, 한잔 따라 봐.. "
담배를 피워 물더니, 술꾼처럼 술잔부터 내민다. 쉐타 끝으로 가녀린 그녀의 손목이 삐져 나왔다.
" 아까 내기 기억하지? 오늘은 술 좀 마셔야 될걸.. 자, 원샷~ "
술잔을 높이 든 그녀의 잔에 마주친 뒤 단숨에 털어 넣었다. 쓰디 쓴 술이 목으로 넘어가서는 가슴께가 짜릿해 진다.
" 에고~ 남자가 그까짓 한잔했다고 오만상을 찌푸리긴.호호.. 귀엽긴 하다.. "
" 술을 잘 못해서.. "
" 내기는 내기야.. 봐 달라는 소리는 하지마.호호.. "
그녀가 내미는 술잔을 몇번 마주치다 보니 벌써 알딸딸해 진다.
" 나도 준호처럼 좋은 시절이 있었나 싶네, 그리고 보니까 우리 아들도 벌써 17살이 됐겠다.. 애 아빠가 바람을 피웠어..
옆 집 아줌마가 고스톱을 가르쳐 주더라.. 모든걸 잊고 빠져 들었지.. 그때부터는 애 아빠가 바람을 피던지, 말던지 밤에
침대에 누우면 화투장이 오락가락 하더라구.호호.. "
" ..................... "
" 다 해 봤어.. 화투에 카드, 심지어는 정선 카지노까지.. 세상이 별천지더라구, 살림은 뒷전이고 아파트까지 은행에다
담보로 잡히고 노름에만 빠져 살았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집안이 거덜이 났더라구,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집에서 쫒겨
났지.. 그런데도 노름이 좋더라니까.. "
" .................... "
또 다시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허공을 향해 하얀 연기를 내 뿜는다.
" 준호가 다 잊고 살았던 감정을 건드렸다고 할까, 내가 여자일때도 있었구나 싶었어.. 물론 준호와 내가, 미래를 언약할
사이는 못 되겠지만, 나를 한번쯤 시험해 보고 싶었어.. 준호를 통해서 말이야.. "
술기운 때문이었을까, 자신의 과거를 스스럼 없이 내 뱉는다. 웬만큼 마음이 통하지 않고는 꺼내기 어려울 것이다.
" 제가 책임이 크네요..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이쁜건 맞아요.. "
" 고마워, 그렇게 봐 줘서.. 이만 가 볼까? 술이 더 취하기 전에.. "
이렇게 엮어질수도 있구나 싶다. 몇잔 술에 취했기에 그런건 아닐 것이다. 겉모습이 선 머슴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그 녀는 여성스럽다. 그 녀 스스로 장막을 드리우고, 남녀간의 감정을 무시한 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따라진 술잔을 들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몸으로 그녀에 대해 알고 싶다는 무언의 건배였다.
그녀의 뒤를 따라, 번화가 사거리에 위치한 모텔로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은은한 네온이 모텔 건물을 분위기 있게 감싸고, 객실로 들어가는 복도마저 몽환적인 조명이 어려있다.
" 흉보지 마, 나는 오늘 최선을 다 할거야.. "
" 저도요.. 이여사에게 남자가 되고 싶어요.. "
룸에 들어선 그녀가 스스로 껍질을 벗어 나갔다. 그녀의 모든것이 앙증스러울만치 귀여웠다.
키도 내 어깨에 닿을만큼 작았지만, 브라를 벗고 드러 난 젖가슴도 조그만 그릇을 엎어 놓은듯 수줍어 보인다.
청바지 속에 감춰졌던 그녀의 두 다리 역시, 유난히 가늘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 준호도 보여줄래? 보고싶어, 나중에 기억하게.. "
그녀의 뜻에 따라 걸치고 있던 모든 옷을 벗어 버렸다. 팬티까지 내리고는, 두 눈을 반짝이는 그녀를 향해 우뚝 섰다.
" 몸이 이쁘네.. 추워, 안아 줘.. "
가녀린 그녀를 들어 안아 침대에 뉘였다. 너무도 가볍고 작은 그녀가, 곧 이어질 내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
비스듬히 겹쳐 엎드려 그녀의 입술부터 훔쳤다. 내 몸에 와 닿는 그녀의 몸은 의외로 따뜻했다.
잛게 쇼트한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면서 귓볼을 깨물었다. 한손으로는 작은 젖가슴을 쥐기도 했다.
반응이 없을것 같던 그녀가 내 목을 끌어안는다. 그녀의 몸위로 겹치니, 머리부터 발 끝까지 내 품속에 감춰진다.
" 시작할께요, 맘에 안 들면 얘기하세요.. "
" 아냐.. 맘에 들거야.. "
손 안에 들어온 젖가슴부터 물어갔다. 젖가슴 전체가 입 안에 들어온다. 내 가슴과 그녀의 계곡이 맞 닿았다.
" 되도록 천천히 해 줘.. "
내 머리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주문을 해 온다.
" 그럴께요, 천천히 할께요.. "
두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쥐고 머리를 내려 그녀의 배꼽에 입술을 댔다. 아랫배가 파르르 떨어 댄다.
그녀의 두 다리를 벌리고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묻었다. 혀를 내밀어 아래서 위로 꽃잎을 씻어갔다.
" 그 ~래.. 나.. 여자야.. "
설마 했었다. 무려 10 여년 가까이 잊고 살았던 섹스였다.
가소로울만치 어린애 취급을 했던 그의 말투가 귀엽게 보였다. 무료했던, 아니 노름에 빠져 등한시 했던 여자로서의
감정이 꿈틀대는듯 싶었다.
당황스러웠지만 그 감정을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에 준호를 불러냈다.
" 우리 내기할까? "
스멀스멀 그에게서 남자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너무나 오랫동안 방치했던 몸이기에, 제대로 역활을 해 낼지도
의심스러웠다.
잊고 지냈던 희열을 꺼내보고 싶어, 독한 술로써 어색함을 지우고자 했다.
" 술을 잘 못해서.. "
순진한 그가 믿음직스러웠다. 저렇듯 순수한 사람이라면, 한편의 추억으로 간직해도 좋을듯 싶었다.
열살이나 어린 그에게, 어두웠던 지난날을 내 보이면서도 창피하지가 않았다.
오늘밤은 그와 몸을 섞는 사치를 부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만큼 그가 미더워 보였다.
" 그 ~래.. 나.. 여자야.. "
그가 내 위에 포개져 귓 볼을 깨물면서부터 목이 타기 시작했다.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묻고 그 곳을 씻어 주자, 기어코
달아 오르고야 만다.
" 준 ~호 ~ 아 ~~ 나.. "
이미 견딜수 있는 자제를 넘어섰다. 그의 혀놀림만으로도 뿌듯한 쾌감이 번져 나간다.
한껏 달아 오름에, 그의 귀를 잡아 당겨서 사정을 해야만 했다. 그만큼 그와의 합치가 절실했다.
간절하리만치 보채는 내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위로 올라온 그의 얼굴이 이뻐 견딜수가 없다.
그의 뺨을 두손으로 감싸고 입술을 마주쳐 가는데, 그 곳으로 뜨거운 불기둥이 헤집고 들어온다.
" 하 ~~ 앙 ~~ 준 ~호 ~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