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지셨어요.. "
그녀의 모친을 면회하기 전에, 담당 의사에게 상태가 많이 호전 됐다는 얘기를 듣는 중이다.
" 아직도 병실에만 계시나요? "
" 네.. 간호원이 산책을 시키긴 하는데 그저 시들해만 하시니.. 참, 꽃밭에는 관심을 보이시더라구요.. 물도 주고,
모종삽으로 꽃을 옮기기도 하고.. "
" 그 전부터 그런걸 좋아하셨어요.. 뒷 마당에 상추도 심고, 고추도 키우면서.. "
어머니의 근황을 듣고는 상심이 큰 모양이다. 자신 땜에 어머니가 그렇게 됐다면서 자책을 하던 성희였다.
" 그렇게라도 자꾸 움직이면 도움이 될텐데.. "
" 혹시, 외출해도 되나요? "
그녀와 의사의 대화를 듣던 중에 문득 떠 오르는 생각이 있다.
" 왜 그래, 철수씨.. "
" 그럼요, 몸은 정상이니까.. 본인께서 자발적으로 뭘 하겠다는 의욕만 보여도, 그보다 더 좋은 치료는 없어요.. "
" 어머니를 모시고 가 볼데가 있어.. "
요양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배가 운영하는 유기농 농장이 있다.
비닐 하우스도 여러동이고, 친환경으로 농작물을 수확하는 곳이라 어머니의 기호에도 맞지 싶다.
반신반의하는 성희를 다독여, 외출증을 끊어서는 선배의 농장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자신의 딸인 성희를 알아 보시면서도, 굳게 입을 봉하고 있는 어머니를 보자니 애처로운 마음마저 든다.
자유로에서 근 10 여분을 들어가면 농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여러 종의 유기농을 수매해서, 가게로 가져오기에
자주 들리곤 하는 곳이다.
" 웬일이야.. 일요일에도 가게문을 여나? "
농장안에 차를 세우자 집안에 있던 선배가 마중을 나왔다.
" 아뇨, 농장을 견학하고 싶어하는 분이 있어서요.. "
조수석 문을 열고 성희와 그 어머니를 차에서 내리게 했다.
마침 근처에 사는 주민들과 일꾼들이 넓은 밭에서 감자를 캐고 있다. 그 쪽으로 모시고 가자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돈다.
" 저기, 선배.. 장갑하고 호미 좀 줘 보세요.. "
선배가 가져온 장갑과 호미를 건네주자, 주저없이 작업자들 사이에 앉아서는 감자를 캐기 시작한다.
" 누구신데? "
" 정신이 안 좋아요, 쇼크를 먹어서.. 평소에도 이런걸 좋아하셔서 혹시나 하고 와 봤어요.. "
감자를 캐기 위해 밭고랑 사이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부지런히 호미로 땅을 들추는 모습이 그렇게 밝을수가 없다.
" 많이 해 본 솜씨야.. 그래도 저렇게 하면 금방 지칠텐데, 연세도 있고.. "
" 사실, 요양소에 계세요.. 의사 말이 저렇듯 움직이는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와 봤죠.. "
" 몸만 괜찮다면 여기에 와 계셔도 좋을거야, 말이 안 통하는게 좀 걱정스럽지만.. 무리만 안 한다면.. "
" 그러니까요, 집만 가깝다면 매일 모시고 오고 싶은데.. "
오후 늦게 작업자들이 일을 마칠때까지, 뙤약볕 밑에서 땀까지 흘리는 그녀다.
모두들 일을 마치고 잔 정리를 하기에, 성희가 어머니에게 다가가 일손을 멈추게 하자 얼굴 가득 아쉬움이 남는다.
" 언제든지 모시고 오게.. 본인이 하고 싶다면 노동도 즐거운 법이니까.. "
조수석에 앉혀 드리고 차를 출발시키자,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까지 감자밭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요양소에 모셔다 드리고 나오면서도, 아쉬워하는 어머니의 얼굴이 떠 올라 내내 마음이 편치가 않다.
" 요즘 왜 그래..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
" 걱정은 무슨.. 가을을 타나.후후.. "
정미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었다. 감사반의 내사가 사실로 드러난만큼, 윤식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초조해진다.
이제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정미와 그의 어린 딸을 책임져야 하는데, 권고 사직이라도 당한다면 앞날이 어려워질수 있기
때문이다.
" 오빠가 그러니까 나까지 싱숭생숭 하잖어.. "
" 츠암~ 아무일도 없다니까.. 그나저나 힘들진 않냐? "
" 왜 안 힘들어? 당연히 힘들지.. 오빠한테 다리 좀 주물러 달랠려고 했는데, 우거지 상을 하고 있잖어. 씨이 ~ "
나한테만 부담을 주는게 미안하다며, 사거리에 있는 대형마트에 다닌지 보름이 넘는다. 지하 식품 매장에서 하루종일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앉아있을 시간도 없다고 했다.
" 그랬어~ 에고, 미안해라.. 이리 와.. "
그녀의 발 끝을 잡아 발을 뻗게끔 하고 다리를 주물러 갔다. 그제서야 뾰루퉁 했던 얼굴이 풀어진다.
" 맨날 웃던 사람이 갑자기 시무룩하니까 불안하잖어.. 내가 누굴 믿고 사는데.. "
" 알았어, 이제부터 조심할께.. "
새록새록 사는 재미를 일깨워 주는 정미다. 나이가 많은 자신의 일상으로 들어와 젊음을 되 찾아준 그녀다.
그녀를 위해 어떻게든 가장 노릇을 해 내야 한다. 설사 퇴직을 당하더라도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지게 할순 없다.
" 이제 됐어.. 오빠가 주물러 주니까 금새 시원해 지네.호호.. 얼른 씻어, 저녁 차려 줄께.. "
주방으로 가는 그녀의 걸음걸이가 가볍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 잡아야 할 것이다.
" 빨리 해 줘.. "
저녁을 먹고나서 부랴부랴 샤워를 하더니 침대 속으로 파고 드는 정미다.
" 조금 기다려.. 지혜도 아직 안 자는데.. "
" 저녁에는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했단 말이야, 얼른.. "
며칠 전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밤에, 정미의 알몸위에 올라 열심히 노를 젓고 있었다.
천둥소리에 놀란 지혜가, 안방으로 느닷없이 뛰어 드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던 일이 있다.
" 그래도 조금만 참어.. "
" 에이, 씨 ~ 하고 싶을때 해야지.. 시간 지나면 재미 없다니까.. "
잠옷 바지속으로 들어온 정미의 손이 거시기를 세차게 잡아 당긴다.
" 아야 ~ 아퍼.. "
" 쌤통이다.호호.. "
" 하여간에 무슨 여자가.. "
" 피 ~ 오빠가 이렇게 만들어 놨잖아.. "
가슴 속으로 파고들어 애교를 부리는 정미가 사랑스럽다. 그녀의 몸을 돌려 눕히고 옷을 벗겨 갔다.
볼때마다 그녀의 몸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무려 열두살이나 어리기에 탱탱한 느낌도 좋지만, 늘씬한 몸으로
착착 감겨 올때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만큼 뿌듯한 행복감에 젖곤 한다.
" 오빠.. 오늘 제대로 안하면 잠 안 재울거야, 명심 해.. "
브라자 끈을 스스로 떼어내며 눈까지 흘긴다. 어제밤에는 술이 취해 일찍 마무리를 했더니 서운했던 모양이다.
" 어이구, 무서워라.후후.. 큰일이다, 점점 증상이 심해지네.. "
" 조금만 참으라니까, 오빠만 먼저 하구.. "
그녀의 팬티를 잡았더니 엉덩이를 들어주며 호응까지 한다.
"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우리 정미가 하도 이뻐서 그게 조절이 안돼요.. "
젖가슴을 양 손에 쥐고 그녀 위에 겁쳐 올랐다. 벌써부터 내 뒷덜미에 손이 온다.
" 에이 ~ 내가 문제네, 적당히 이뻣어야 했는데.호호.. "
항시 웃음을 머금고, 내 기분까지 환하게 밝혀 주는 그녀다. 그런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 해 살리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