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60

바라쿠다 2012. 7. 23. 13:37

" 내가 한잔 살께, 철수씨는 무슨 술 좋아하니? "

" 그야 소주가 제일 만만하죠..   그냥 누님 가게에서 마시지 그랬어요, 뭐 땜에 딴데서 돈을 쓰려구.. "

시간이 늦어서인지 간판불이 꺼진 술집들이 많았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쳐 불빛이 많은 쪽을 향해 걸었다.

" 다른 사람 눈도 있잖어, 한참 어린 동생을 애인이라고 소개할수도 없고.. "

" 누님한테 조금 기분 나쁘려고 그러네, 나이가 어리니까 애인 자격이 없다는 말이죠, 지금.후후.. "

이제사 두번째 만남이건만, 오래된 연인처럼 농담까지 건네는 철수가 살갑게 느껴진다.

" 에구 ~ 그렇게 들렸어?   우리 애인한테 미안해서 어쩌누.. "

" 됐어요, 이미 삐져 버렸으니까.. "

" 삐져봐야 하나도 안 무섭거든요, 해병대 아저씨.호호.. " 

" 저리로 들어갈까요? "

시장 안쪽으로 작은 순대국 집이 눈에 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주인 할머니가 졸고 있다가 반긴다. 

허름한 장소도 개의치 않는걸로 봐서는, 철수의 성격도 모난곳은 없으리란 짐작이다.

" 누님이 호프집을 할줄은 몰랐어요.. " 

" 내가 철수의 눈에는 어찌 보였을꼬.. "

안 그래도 제주도에서 처음 본 자신에게 대쉬해 온 철수의 속내가 궁금했던 참이다.

" 뭐랄까, 온실속에서 자란 연약한 꽃이라고나 할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림만 하는 여자처럼 보였죠.. "

" 나, 바람난 유부녀야..  그래서 보기좋게 집에서 쫒겨났지만.호호.. "

" 에이 ~ 거짓말도 자꾸 하면 버릇되는데.. "

철수가 따라준 소주를 한모금 입안에 털어넣었다.    식도 밑까지 찌르르하게 찔러주는 술의 감촉에 기분이 후련하다.

" 내가 왜 처음 만난 철수씨랑 같이 잤는지 모르지..  첫사랑 남자 이름이 철수였어.. "

" ................... "

그냥 편하게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하소연할수 없는 지금의 처지를 그냥 쏟아내 털어버리고

싶었다.

" 풋풋했던 시절에 만났지, 꿈 많던 여고 시절에..   그때는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는데.호호.. "

" 그랬을거예요, 지금도 이렇게나 이쁜데.. "

" 에구 ~ 듣기좋은 말도 할줄아네, 삐지기 대장인줄만 알았는데.. "

" 아무한테나 삐지는거 아닙니다, 누님이 맘에 드니까 삐지는거지.. "

" 됐어, 안 그래도 술 땜에 어질어질한데..   그 당시 쑥맥처럼 내 주위를 맴돌던 남자가 있었어, 지금의 내 남편이야.. "

" .................... "

" 집안이 부유한 사람이었어..  당연히 그래야 할것 같아서 결혼을 해 버렸지, 이대 독자인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들도

하나 생겼구..   그런데 솔직이 별로였어, 결혼생활..   뭐랄까..  남편에게서는 아무런 감흥도 없고, 밋밋하고. 호호..  

그래서 용기를 냈지 뭐야..    애인을 만들었거든, 얼마나 사는게 재밌던지.. "

" 누님도 사연이 많네요, 자 ~ 한잔 더 해요.. "

조용히 얘기를 들어주던 철수가 빈 술잔에 다시 한번 술을 채워준다.     투명한 소주가 잔 속에서 찰랑거린다.

" 그런데 그만 현장을 들키고 말았지 뭐야, 그래서 무작정 집을 나왔구..   사실 호프집을 한지도 며칠 안돼.. "

" 남녀가 만난다는게 그런가 봐요..   사실 나도 그렇게 원만한 편은 못되요.. "

" 왜, 연애 결혼 했다면서.. "

" 그렇긴 하죠, 지금이야 의무때문에 참고 사는거지만.. "

" 철수도 힘들겠네, 마음에도 없는 웃음도 지어야 하구.. "

어차피 인생은 외로운 항해라고 했다.     곁에 있는 지기도 이해하지 못하는 심정을, 그 누가 있어 알아 주겠는가.

삶의 근간이 되어야 하는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외딴 섬으로 유배를 당한것과 다름 없는 이 마당에, 앞에 앉은

철수에게 측은한 연민마저 생긴다.

" 난 말이죠, 대통령이 되면 바꾸고 싶은게 하나 있어요.. "

" 누가 시켜주기나 하구.호호.. "

" 그냥 하는 얘기죠, 뭐..   좋아서 결혼을 하더라도 5년마다 한번씩은 의무적으로 배우자를 바꾸게끔 했으면 좋겠어요,

나처럼 마지못해 사는 사람들이 안 생기게.. "

" 야 ~ 그거 맘에 드네..  나도 한표 찍어줄께.호호.. "

술기운인지, 철수가 편해서인지는 알수 없지만 그나마 위안을 얻게끔 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처음 만난 날부터

편했던 느낌이었다.

" 시간이 더 가기전에 누님의 속살을 보고 싶어요.. "

" 지난번처럼 올라가도 되겠냐면서 날 놀리려구.호호..    그때 만약 올라오지 말라고 했으면 어쩔뻔 했어.. "

" 밤새 군침만 흘리고 있었겠죠, 뭐.후후.. "

" 군침 흘리는 철수를 구경 하는것도 재밌겠는데.호호.. "

그의 몸짓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흐뜨러지고 싶다.       아무런 고뇌도 없는 그 곳으로 떠나고 싶다.

 

" 다음달이면 애들 엄마가 들어올거야, 작은 놈이 랭귀지를 마쳤거든.. "

소연이가 찾아온 군인과 같이 나간후에, 일찍 가게문을 닫고 명수네 집으로 왔다.      작은 원룸을 소연이와 함께 쓰자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당분간 명수네 집에서 지낼까 싶어 의향을 물었다.

" 기러기 아빠 신세를 면하게 생겼네, 잘 됐다.. "

" 나야 그렇지만, 니가 갈곳이 마땅치가 않을텐데 걱정이네.. "

" 괜찮어, 소연이처럼 원룸이나 하나 얻어 지내지, 뭐.. "

명수에게까지 초라하게 보이기 싫어 아무것도 아닌척 했지만, 가지고 있던 돈은 가게 수리비로 충당하고 이미 바닥이

난지 오래다.       또 다시 승우에게 손을 내 밀 생각을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어쩌다 이리도 부평초 같은 신세가 됐는지 기가 막힐 일이다.       집에서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남편의 약점까지 쥐고서

하고 싶은대로 누리고 살았던 연주다.

" 가진게 없으면 나라도 좀 빌려줄까? "

" 애들 유학 뒷바라지를 하던 사람이 무슨 돈이 있다구..   됐어, 말만이라도 고마워.. "

" 필요하면 얘기해, 얼마정도는 마련해 볼께.. "

" 걱정하지마, 아직은 여유가 좀 있으니까..   씻고 오기나 해.. "

명수에게까지 자신의 구차스러움을 보여 주기 싫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더욱 비참해서 견디기 힘들것이다.

샤워를 하고 나온 명수가 스스럼 없다는 듯 자신의 물건을 자랑스럽게 꺼떡이며 다가오더니  몸을 안아온다.

" 잠깐만..   나도 씻어야지.. "

" 그냥 있어, 이따가 씻으면 되지..  이 놈이 못 참겠다네.후후.. "

양쪽 젖가슴을 두손으로 모아 쥐더니, 한쪽 가슴을 입안 가득이 물고는 희롱을 하기 시작한다.

좀 전에 꺼떡이던 그의 물건이 꽃잎 주변을 부비며 밀고 들어오려 한다.      보통때보다 서두는 바람에 귀두끝이

꽃잎살을 헤치며 들어 올때는 작은 아픔까지 느껴진다.

거처할 곳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아무런 감흥도 일어나질 않는다.       명수의 등을 끌어안고, 다리를

들어 절구질을 해대는 그의 엉덩이를 감았더니 미세하나마 작은 불씨가 살아난다.

" 조금 더.. 아 ~~~ 빨리 ~~ "

명수의 물건이 질속을 충분히 채우고 방아질을 해 대건만 마음이 조급해 진다.    

콧잔등에 땀방울까지 맺힌채 열심히 분투하는 명수의 뺨을 감싸안고 그의 입속으로 혀를 집어넣어 헤집었다.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명수의 허리를 감은 다리에 힘을 주어 매달린채, 박음질을 해대는 그의 몸짓에 따라 감각을 끌어

올리고자 집중을 했다.

" 연 ~주 ~ 하 ~~ 나와 ~~ "

뜨거운 욕망이 질속에 뿌려지자, 젖가슴 위로 엎어지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명수다. 

포만감을 느낀듯 침대 위에 널브러진 명수를 뒤로 하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의 물줄기를 최대한으로 열었다.

복잡한 심경을 잠시라도 잊고 싶어 욕망의 불길을 태우고자 했지만, 미적지근한 찌꺼기만이 아쉬움으로 남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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