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59

바라쿠다 2012. 7. 20. 13:21

" 오늘 간식은 뭐야.. "

" 저녁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간식타령은.. "

지연이가 영호와 공부를 끝내고는, 주방으로 나오더니 군것질거리를 찾는다.

" 요즘에 허기가 져서 공부가 안된다니까, 지석이나 삼촌만 챙기지 말고 하나밖에 없는 딸한테도 신경 좀 써라.. "

" 그만 먹어도 돼, 배가 부르면 오히려 공부가 안되는 법이야.. "

뒤늦게 지연이 방에서 나온 영호가 거들고 나선다.

" 피 ~ 순 엉터리, 그저 엄마한테 알랑방구나 끼고..   에이 ~ 지석이 얼굴이나 한번 더 보고 들어 가야지.히히.. "

" 그러지 말고 아예 지석이 침대를 작은 방으로 옮겨야겠다, 한밤중에도 들락거리는 너 땜에 잠을 잘수가 없어.. "

안방으로 향하는 지연이를 불러세우고, 영호와 같이 아기 침대를 옮기기로 했다.     지석이를 핑계로 수시로 안방으로

드나드는 지연이 때문에 여간 눈치가 거슬리는게 아니었다.      또한, 지석이가 옆에 있는것도 부담이 된다.

어제밤에도 영호를 끌어안고서 오랜만에 몸을 태우는 중이었다.     머리를 돌리고 멀뚱히 쳐다보는 지석이의 눈과

마주치고는, 꼭 나쁜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스스로에게 창피해서 모처럼 들뜨던 몸이 순식간에 식어 버리기도 했다.

" 괜찮을까..  자다가 깨어나서 울면 어쩌지.. "

유독 아기를 이뻐하는 영호가 미리 걱정부터 하고 나선다.

" 상관없어, 작은방 문을 열어 두면 다 들릴거야.. "

" 엄마 ~ 혹시 삼촌이랑 이상한짓 할려고 그러는거 아냐.. "

" 이 지지배가 엄마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자.. "

부쩍 잔소리가 늘어난 지연이다.      영호에게 버릇없이 구는 것도, 격의없이 지내는게 좋을듯 싶어 놔 뒀더니

천방지축으로 아무때나 분간없이 나선다.

" 당신도 빨리 씻고 잘 준비하고.. "

오늘만큼은 영호와 오붓하게 뒹굴수 있다는 생각에 새삼 투지가 솟는다.

 

" 이리 올라와.. "

영호가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는동안, 야한 슬립 한장만을 걸치고 침대 위에서 기다렸던 미진이다.

잡지에서 본 모델을 흉내내, 슬립 밑으로 다리를 꼬며 최대한 도발적인 자세로 영호를 유혹하고 싶었던 것이다.

" 지연이 얘기가 헛소리가 아니었네. 후후..    이럴려고 지석이를 작은방으로 쫒아 냈구만.. "

" 그래서 싫다는거야, 지금..   누나가 좋은말로 할때 빨리 와.. "

" 자기가 요즘에 피부가 텄다고 속상해 하길래, 오일 맛사지라도 해 줄려고 했는데.. "

그리고 보니 영호손에 작은 화장품 병이 들려있다.      

" 맛사지라.. 호호..  그럼, 맛사지 먼저 받으면 되지.. "

" 우선 옷부터 벗고 엎드리기나 하셔.. "

시킨대로 베개를 턱에 괴고 엎드리자, 차갑고 미끈거리는 느낌이 등에 닿는다.

영호의 큰 손이 어깨를 시작으로 등 전체를 주무르고 돌아 다니는데 기분좋은 향마저 코 속을 휘젓는다.

" 냄새가 제법인데, 무슨 오일이야.. "

" 아로마 향이야, 우리 마님 즐겁게 해 줄려고 인터넷에서 찾았지롱.후후.. "

안마를 받아 본 적은 없지만, 제법 정성을 들여 구석구석 눌러가며 찝어 올때마다 나른하게 몸이 늘어진다.

더군다나 온 몸을 미끄러져 다니는 영호의 손길에, 평소와는 다르게 감칠맛까지 나는 중이다.

무릎을 굽혀 발끝을 천정을 향하게 하고 꼼꼼이 주무를때는, 간지러움을 넘어 참기 힘든 야릇함까지 인다.

" 이제 몸을 뒤집어 주시죠, 마님.. "

돌아 누울새도 없이 내 허리를 잡아 몸을 뒤집더니, 허벅지께에 올라 앉아서는 아로마 오일을 젖가슴과 배위에 뿌린다.

" 기분이 어때.. "

" 아직 잘 모르겠어, 좋은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천천히 해 봐.. " 

이렇듯 나른하고 편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을만큼 좋았지만, 내심 영호의 손길을 더 만끽하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했다.

" 어 ~ 이상하네..  인터넷에서는 여자들이 좋다고 했었는데.. "

영호의 큰 손이 젖가슴에 닿아 문질러 오자, 참을수 없을 만큼 야릇함이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배꼽 주위를 누르듯이 힘을 주어 쓸어대자, 도저히 참기가 어려워 감고 있던 눈마저 저절로 떠 진다.

" 자갸, 아 ~~ 나 이상해, 이제 그만하고 빨리 넣어 줘.. "

마사지를 하고 있던 영호의 목을 끌어 안았다.     몸이 달아 올라 견디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 여자가 나이를 먹으면 응큼해 진다더니..   여태까지 참고 있었던거네.후후.. "

" 이 사람이, 자꾸만..    나이 들먹이지 말랬지.. "

" 자기가 누나라며..  억울하면 누나 행세를 하지 말던가.. "

" 언제까지 얘기만 할거야, 얼른 시작해.. "

기분좋게 달아오른 몸이 식어 버릴까 봐 조바심이 난다.

 

" 힘들진 않냐, 술취한 사람은 다루기 어려운 법인데.. "

친구처럼 편한 명수다.      소연이의 말에 따라 되도록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다 호프집을 얻은 폭인데, 우연찮게

명수의 집 근처인지라 거의 매일 들리는 것이다.

" 아직 잘 모르겠어..  쓸데없는 잡 생각이 안 드는것만 해도 천만다행이지, 뭐.. "

" 그래도 형부가 이렇게 들려 주는게 얼머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 때도 마침 형부가 계셨길래 망정이지, 연주 언니가

얼마나 시달렸는데.. "

며칠전 건설 현장에 다닌다는 손님들이 와서 매상을 올려 줬는데, 그 중 한사람이 끝까지 남아 연주 자신에게 찝적대며

힘들게 했었다.       

때 마침 명수가 와서 도와줬길래 망정이지, 처음 겪어보는 술주정에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 앞으로도 그런일이 있으면 얼른 핸폰하라구..   그런 주정뱅이도 다룰줄 모르면서 무슨 호프집을 한다구. 에그 ~ "

명수의 걱정을 들어야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여타의 목적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단지 급하게 바뀌어 버린 인생의 행로에서, 예전의 삶보다 형편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자괴심이 연주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기에 모든걸 잊고 싶었을 뿐이다.

급전직하로 변해버린 인생길은 연주 스스로 망쳐버린 것이기에, 누구를 탓할수도 없고 기댈수 있는 방패막이 있는것도

아니다.

하물며 장미빛 희망을 꿈 꿀수 있는 형편도 못 되기에,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만을 소원하는 중이다.

" 아예 형부가 매일 들려주면 좋겠다, 짖궃은 손님들도 남편이 있다면 조심 할거잖어.호호.. "

" 얘는..  바쁜 사람이야, 명수씨.. "

" 애인이 남자들한테 놀림을 당하는데, 아무리 바빠도 와야 되는거 아닐까.. "

" 그래, 그말도 맞네..   처제한테 혼나지 않으려면 자주 들려야겠는데.후후.. "

그나마 곁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려는 승우나 명수가 있기에 이 힘든 시기를 견디는지도 모른다.

" 얘, 소연아..   아까 왔던 군인아저씨가 또 왔네, 도대체 무슨 일이니.. "

초저녁에 와서 소연이를 만나고 갔던 군인이 가게로 들어서서는 빈 테이블에 앉는다.

" 언니, 나 먼저 들어가면 안될까..   멀리서 찾아온 사람이라.. "

" 누군데 그래, 혹시 니 남자친구 아냐.. "

" 나중에 얘기 해 줄께..    형부 ~ 언니 좀 부탁해요.. "

" 걱정말고 나가 봐, 처제..   내가 끝날때까지 있어 줄께.. "

군인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가더니 자리에 앉지도 않고 부리나케 나가 버리는 소연이다.

" 도대체 누굴까, 소연이보다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데.. "

" 별 걱정을 다한다, 연주 너보다 소연이가 훨씬 야무져..   보통내기가 아냐, 너는 완전히 허당이고.후후.."

" 말 다했니..  내가 어디로 봐서 허당인데.. "

토라진듯 큰 소리를 쳐 봤지만 명수의 말이 옳은걸 알고있는 연주다.     그 전과는 달리 혼자서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소연이를 보면서 연주 자신마저 감탄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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