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그렇게 넋을 놓고 있어.. "
넷이서 술을 마시다 문득 겉도는 느낌이 들어, 바람이라도 쐴 요량으로 강가로 나온 춘희다.
" 참 평화로워.. "
자신을 쫒아 나온 민식이를 돌아보곤, 다시금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별들이 밤하늘을 수 놓은듯 펼쳐져 있고, 회집들의 불빛을 받은 강물이 넘실대며 제 갈길을 흘러가고 있다.
포구에는 고기를 잡는 작은배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쉬고 있다.
" 그래, 분위기는 죽인다.흐흐.. "
" 오라버니는 내가 그렇게 좋아 ?.. "
예전에는 큰 욕심없이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살았었다. 집과 가족은 내 팽개친채 도박판을 쫒아다니는 남편으로 인해,
근래 춘희의 가슴에는 찬바람만 불었었다.
" 말이라고..
"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
" 다 이쁘지, 머리부터 발끝까지.흐흐.. "
" 바보같애, 오라버니는.. "
지금으로서는 남자와 감성 놀음이나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었기에, 자꾸만 들이대는 민식이가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렇지만 인간의 마음이란게 간사한건지, 이런 자신을 살뜰히 살펴주고자 하는 민식이의 거듭되는 호감을 뿌리치기도
어려웠다.
형부와 미진언니의 권유도 있었지만, 힘들고 지친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민식이를 외간 남자로서는 처음으로 받아
들였다.
" 술 그만 마셔.. "
" 왜.. 이제 시작인데.. "
" 술냄새 풍기는 남자하고 뽀뽀하기 싫어.. "
새벽나절에 침대에서 자는줄로만 알았던 민식이가 갑자기 덮쳐왔다. 한동안 그를 밀쳐내며 거부를 했지만, 남자의
완력을 당할수도 없었거니와, 안방에서 자는 미진언니와 형부에게 들킬까 싶어 할수없이 그를 받아 들이기는 했다.
반 강제적이긴 했지만 몸을 섞게 되면서 그의 다정한 온기를 내심 기대했는데, 입에서 나는 술냄새만이 역겨워
실망스러웠던 첫날밤이었다.
" 둘이 어울려 보여, 자기는 처음부터 그렇게 봤나 봐.. "
바람쐬러 간다는 춘희의 뒤를 쫒아, 민식이가 회집을 나서자 미진이가 말을 건네온다.
" 요즘 여자들이랑은 틀려 보이더라.. 뭐랄까, 민식이한테 돈을 뜯어낼 여자는 아닌듯 싶고.. "
" 마음의 상처를 입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민식씨한테 정이라도 들면 어째.. "
" 나쁜 놈은 아냐, 모르긴 해도 춘희한테 잘 할걸.. "
" 앞일을 어찌 알어, 오빠하고 나만 봐도.. "
중간에 말을 삼켰지만 남편과의 이혼이 결정이 난다면, 나와의 미래를 은연중에 기대를 하고 있을것이다.
성미와 인숙이 문제도 해결이 나지 않은 지금, 미진이와의 앞날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다.
" 억지를 쓴다고 자기 뜻대로 되는 세상이더냐.. 나만 해도 한치 앞도 모르는데.. "
" 오빠가 잘 했어야지.. 그 전에도 보면 너무 편하게만 살더라.. "
미진이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지 싶어 씁쓸하다. 아무 생각없이 쉽게 살아온 탓이다.
" 둘이서 사랑싸움이라도 하는거냐, 왜 이리 심각해.. "
밖에 나갔던 민식이와 춘희가 들어섰다. 방안으로 들어 오지는 않고 방끝에 엉덩이를 걸친다.
" 실 없기는.. 너야말로 어디를 다녀왔길래 그렇게 오래 걸렸냐, 얼른 와서 술이나 마셔.. "
" 이제 그만 마실란다, 너나 많이 마셔.. "
" 웬일이야,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놈이.. "
" 금주령이 내렸어.흐흐.. "
" .............. "
" 춘희가 내 입에서 술냄새가 난다네.. "
" 어머, 그 정도야.. 춘희는 좋겠다, 저렇게 말 잘듣는 애인이 생겼으니.호호.. "
" 언니도 참.. "
" 먼저 씻어요.. "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방에 들어서자 춘희가 욕실로 몰아댄다.
" 아침에 나올때 했는데.. 그리고 나 원래 깨끗해.. "
" 빨리 씻어.. 뽀뽀하기 싫으면 하지 말든가.. "
" 누가 안 씻겠대, 원래가 청결한 사람이다 그거지.흐흐.. "
샤워부스 안에서 물줄기를 맞으며 어제의 일을 떠 올리는 민식이다. 그동안 애를 태웠던 춘희를 갖기 위해 잠옷을
입고 잠이 든 그녀를 거의 강제적으로 덮쳤었다.
처음에는 격렬하리만치 반항을 하던 춘희가 잠옷속의 팬티를 찢어버리자, 포기한듯 순순히 자신을 받아 들였다.
춘희의 맘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으로 계곡 사이로 거시기를 들이 밀었다.
거시기가 제 갈길을 찾아든 후에야, 춘희의 앞섬을 열어 탱탱한 젖가슴을 입에 물고는 허리를 움직여 갔다.
엊저녁 윤기나는 춘희의 몸이 어른거리자, 불끈 솟아오른 거시기에 샤워기의 물이 떨어져 사방으로 튄다.
조금후면 천천히 춘희의 모든걸 열어 볼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금 투지가 솟고, 늠름하게 일어선 거시기를 쥐어본다.
" 씻고 올께.. "
큰 수건으로 아랫부분을 가리고 나오니, 화장대 앞에 앉아있던 춘희가 일어선다.
" 내가 씻어줘도 좋은데.흐흐.. "
" 에그 ~ 누가 응큼씨 아니랄까봐.. 얌전하게 기다리기나 하셔.. "
한번 몸을 섞었었고, 조금후면 벗은 몸을 볼텐데도 가운을 입은 춘희가 욕실로 들어간다.
춘희의 명령에 따라 맨 정신으로 기다리고 있으려니 벌써부터 거시기가 준동을 한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동여맨채 욕실에서 나온 춘희가 화장대 앞에 앉아 스킨을 얼굴에 바른다.
화장대 의자에 가려진 뒷모습이지만, 가운 밑으로 곧게 뻗은 다리가 유혹적이다.
" 어차피 지워질텐데 뭘 그리 찍어 바른대, 그만큼 애 태웠으면 됐구만.. "
" 보채기는.. 오라버니가 참을성이 없는거지.. "
화장대에서 일어난 춘희가 앉았던 의자에 번갈아 발을 올리고는 종아리까지 스킨을 바르고서야 침대로 올라온다.
옆자리에 누운 춘희의 위에 올라 가운을 열어 젖히는데, 손을 맞잡고는 올려다 본다.
" 오늘은 예의를 갖춰, 오라버니.. 어제처럼 막무가내로 다루지 말고.. "
춘희의 바램이 아니더라도 어제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이다. 술기운이 아닌 맨정신으로 춘희를 대함에 있어
그녀의 몸 곳곳이 새롭게 보인다.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이 더 진해지고 윤기마저 흐르는걸 보았고, 이전에는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그녀의 귓뿌리가
작고 앙증스러워 깨물어주고 싶다.
눈에 보여지는 몸 뿐이 아니라, 코를 통해 전해져 오는 그녀의 향기마저 뇌리속에 알알이 새겨진다.
혀끝에 전해지는 입안에 고인 침과 가운에 감춰져 있던 봉긋한 젖가슴,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가 느낌은 각각
다르지만, 최면처럼 기억속에 가두어 진다.
여지껏 다른 여자에게서는 느낄수 없었던 신비하고 따뜻함이 배인 알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