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회춘 44

바라쿠다 2019. 12. 30. 06:26
"잘 먹네.."
"ㅋ~ 없어서 못 먹어."
"별나다, 식성도.."
동석이를 만나기로 약속된 날 후배 행원인 이미숙을 데려 갔다.
이수역 근처에서 수인사도 나눌겸 커피를 마시고, 저녁 먹거리를 논할때 미숙이가 
양곱창집에 가자며 제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보기 좋구만, 잘 먹는 여자가 대접받는 세상이야."
"그래도.. 징그러워 보여."
"ㅋ~ 언니는.. 이래봐도 여자 피부에 그만이야."
동석이도 곱창은 그리 즐기진 않는지 미숙이의 식탐을 건네 볼 뿐이다.
"숙경씨도 한잔하지."
"동석씨라고 했나? 어려 보이는데 언니한테 반말일까.."
".........."
"ㅋ~ 반말할만큼 쳐 먹었거덩, 곱창이나 드셔.."
지글거리며 타는 곱창 연기속에 미숙이가 동석이를 가늠하듯 직시한다.
제 딴에는 처음 만나는 남자의 면면을 살펴, 어느 정도 크기의 대접을 해야 하나 간을
보는 것이리라.
"나랑 비슷해 보이는데 어떻게 돼요, 나이.."
"그러는 그 쪽은, 미숙씨라고 했던가.."
"38.."
"ㅋ~ 숙경이보다 6살 아래네.."
"몇이냐니까.."
"숙경이보다 위."
처음 동석이를 만났을 때 느낌처럼 당당하기만 하다.
웬만한 사내라면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처세가 일반적인데, 전혀 개의치않는 희귀 
동물이다.
"어디서 사기를.."
"그러지 말고 얘기해 봐, 누나 대접받지 않을테니까.."
"이 여자들이 속고만 살았나, 믿기 싫음 그만 둬."
"햐~ 강적이다.. 저리 뻗대고 싶을까.."
"그만하자 미숙아, 연상에게 된 통 당한 모양이다."
"ㅋ~ 잘 생각했어, 나이가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좀 친해 볼까 했더니 완죤 철판이네."
돌쇠를 닮은 생김새처럼 제법 뚝심이 있다.
여자에게 져 주는게 미덕인 요즘, 전혀 양보가 없다.
어린 나이만 아니라면 남친 삼아도 될 듯 하다.
"근데.."
"왜?"
"동석씨가 손 썻어?"
"ㅋ~ 알았어?"
"지점장이 이상해, 잘 부탁한대.."
"어머~ 그런 일 있었어?"
"그 놈 출근하려면 힘 좀 들걸.."
"..응?"
"인천 발령날거야."

"어떡해, 저 년 취했나 봐."
"냅 둬, 춤이나 추자."
이수역에서 셋 다 얼큰하게 취기가 올랐다.
미숙이도 분위기를 탔고, 동석이가  얻어 먹기 미안하다며 나이트를 가잔다.
연말이기에 영등포 번화가가 술꾼들로 붐빈다.
제 뜻대로 동석이가 움직여 주지 않는 낌새를 느낀 미숙이는 웨이터가 부킹줄 때마다 
플로워로 나간다. 
"그만 밟아."
"그러길래 왜 여길 와.."
직장생활하느라 가끔 회식이야 했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다.
어쩌다 노래방에서 동창 녀석들이 부르스를 추자며 덤비기에 부둥켜 안겨 봤을 뿐이다.
"ㅋ~ 재미없는 여자네."
"피이~ 잘 놀거덩~"
"그러셔~ 그래서 계속 발 밟는거네."
"처음부터 잘 하는 인간 없거덩~"
취기가 오른 탓이겠지만 넓은 동석이의 가슴에 안김도 그럴듯 한 감흥이 생긴다.
어리게만 보여 후배인 미숙이와 엮어 주려던 셈이었는데, 괜한 짓을 했지 싶다.
"춤 못 추는게 숙경이랑 어울려.."
"웬 궤변?"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 때문에 동석이가 귓가까지 압을 붙여 말을 건넨다.
뜨거운 입김이 귀속까지 흘러 들어 야릇한 느낌이 몽실댄다.
"그게 매력이야, 숙경이다운.."
"좋다는거야, 나쁘다는거야.."
"ㅋ~ 글쎄.."
"아유~ 엉큼스럽긴.."
아까부터 아랫배 부근에 동석이의 물건이 닿아 이상야릇했다.
엉덩이를 두른 손에 힘이 가해지니 가뜩이나 틈 없이 밀착돼 그 놈의 실체가 적나라하다.
귓가에 쏘여지는 뜨거운 기운과 함께, 숫놈 심볼의 따뜻함까지 겹쳐지는 대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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