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38

바라쿠다 2012. 2. 8. 13:43

" 그게 무슨 소리야, 자기가 설득하겠다구?  정말 자신은 있는거야.. "

" 내가 실없는 사람으로 보였나보네..   오늘 지연이하고 공부하는 날이잖어, 잠자코 기다려 봐. "

하기사 좋아한다고 들이댈때는 철부지같은 점이 많았지만 허튼소리를 한적이 없는 사람이다.      자신의 약혼자와

헤어지겠다고 했을때도 설마 했지만 단칼에 결단을 내린 사람이다.      

"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

이 이상 큰일이 있을수 없는 미진이다.      얼굴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지연이 때문에 아무런 의욕도 없는 요즘이다.

" 글쎄, 잘되면 나한테 큰절 할 준비나 하라니까..  그건 그렇고 지금 하고 싶어, 가까운 모텔이라도 가자. "

회사에서 일해야 할 시간에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다.     방금 전까지도 심각한 문제를 남자답게 해결을

하겠노라고 당당해 하던 모습에서, 어느새 철부지로 돌아가서는 껴안자고 하는지 종잡을수 없게 한다.

" 미쳤어..  하도 답답해서 하소연 하러 왔는데, 자기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어.. "

" 응, 그러고 싶어.. 밖에서 자기를 보니까 너무나 섹시해 보여서 하고 싶어. 흐흐.. "

능글맞게 웃으며 쳐다보는 눈이 집에서 나를 껴안을 때의 그 표정 그대로다.      자리에서 일어선 그가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고민을 덜고자 왔지만 맘에도 없는 행위를 고집하는 영호를 거역하지 못하고, 따라 일어서는 미진이는 이미 자신이 그의

여자가 됐음을 깨닫게 된다.     

상가건물 사이로 몇걸음 앞서서 휘적휘적 걸어가는 영호의 뒤를 따르는 자신의 모습에 실소를 금할수 없다.

골목을 빠져 나가자 길 건너편에 사우나가 딸린 작은 호텔이 보인다.      영호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 계단을 오른다.

프론트에서 호텔직원과 얘기를 나누는 영호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며,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을 겪는것 자체가

영호의 패턴에 따라 자신의 삶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손을 깍지 낀 영호의 어깨에 기대면서도, 이사람의 생활속에 자신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여지껏 자신을 좋아하는 영호를 받아 들이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 행복한 변화라고만 생각을 했던것이, 이제는 그의

생활 반경안에서 그의 움직임에 따라 순응하며 살아가야 하게 되는 것으로 새삼스레 각인이 되는 것이다.

 

객실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미진이의 허리를 왼손으로 껴안고는 고개를 숙여 입술을 부벼 온다.

오른손으로 코트의 단추를 풀고는 쉐타속으로 손을 넣어 젖가슴을 모두어 쥐는데, 차가운 영호의 손에서 열기가 피기

시작한다.    두손을 들어 영호의 목을 끌어안고 그의 혀를 받아들인다.

보통의 부부처럼 인연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남은 생을 영호의 그늘아래서, 그를 믿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신을 애무해 주는 연인의 손에 몸이 달아 오른다.      벌건 대낮부터 한바탕 열기를 피우기 위해 낯선 호텔방에서

실오라기 하나없이 벗겨져 영호의 사랑을 받고있는 지금, 그의 애무가 친숙해져 아늑함을 가져다 준다.

여지껏 막연하게나마 전 남편의 행실에 따르는 것이 의례 자신의 인생이려니 했다가, 의도하지 않았던 인연으로 인해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 그의 사랑에 익숙해져야 하는것이다.

이십년 가까운 세월을 부부로 알고 지내온 전 남편보다도, 채 반년밖에 되지 않은 영호의 몸짓이 더 친근하게 다가와

사랑스러운 맘으로 가득 찬다.

그의 모친과 자신의 어머니까지 둘의 만남을 정당화 해준 마당이다.      나이어린 영호지만 자신의 남은 세월을 믿고

맡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구석구석 열기가 피어 오른다.

침대에 눕혀진 자신의 나신을 소중한 듯이 쓸어가며 핧고 있다.      자신의 가랑이 사이에 머리를 묻고 감각을 끌어

내고자 혀를 놀려 꽃잎사이를 헤집는다.

" 아 ~~~~~ 자 ~갸 ~~~~~~ 아 ~~~~~~~~ "

자신의 소중한 곳을 애무하는 영호의 관심이 고마워 그의 손을 이끌어 젖가슴에 올려놓고 포개었다.

아끼는 물건을 닦듯이 정성을 들이는 그의 몸짓에, 신뢰까지 곁들여 져 이미 여행을 떠날 준비가 끝난 미진이다.

" 자 ~갸 ~~~ 빨 ~리 ~~~~ 응 ~~ 하 ~~~~ "

더 이상 영호의 애무가 더해지면 혼자만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까 두려워 그의 귀를 잡아 당긴다.

예전보다 애무의 정도가 깊고, 미진이의 약점까지 거머쥔 영호다.        자신의 반쪽인양 자연스레 달구어 놓고는 짓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복부를 가득 채우고는 천천히 몸을 움직일 뿐인데, 벌써 온몸의 감각이 산산이 부셔져 그 끝을 알수없게끔 퍼져 나간다.

" 여 ~보 ~~~~ 나 ~~ 몰 ~라 ~~ 하 ~앙 ~~ "

대낮의 정사를 질펀하게 끝낸 영호가, 자신의 몸을 따뜻한 물에 수건을 적셔와 닦아주고는 이불을 덮어준다.

" 이대로 기다리고 있어요, 사무실에 들어가서 퇴근하고 올께.. "

그대로 혼자 보내기 싫다고 집으로 같이 퇴근을 하잔다.       침대에 누워 TV를 보면서 많은 상념에 잠기게 된다.

영호의 사랑을 받으며 그 못지 않게, 아니 어쩌면 그가 자신을 좋아하는것 이상으로 그에게 빠져버린 미진이다.

지금이야 좋은 감정이라 옆을 돌아볼 겨를이 없겠지만, 행여라도 나중에 영호가 나이많은 자신을 두고 곁눈질이라도

한다면 도저히 그 아픔을 감당할수 없을것이다.

부모님과 딸에게 비쳐질 그 모습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비참할 것이다.       그의 애기를 임신하고서 좋은것만을

생각해야 한다고 자신의 어머니가 충고까지 했건만 자꾸 불길한 생각만 떠 오르는지 모르겠다.

" 거래처에 들려서 곧 바로 퇴근한다고 했지.흐흐.. "

호텔방으로 되돌아온 영호가 자신의 옷을 벗어 던지고는 침대속으로 들어온다.

" 이러고 싶었는데 그 동안은 어찌 참았대, 하여간에 이럴때 보면 지연이보다 철이 없다니까.. "

말로는 영호를 나무라지만, 몸은 벌써부터 더워지며 그의 목을 감싸안게 된다.

" 그러게.흐흐..  자기를 회사앞에서 보는 순간 옷을 벗기고 싶더라니까..  가끔 안고 싶을때마다 불러내야지.. "

한술 더 떠서 자주 자신을 불러 내겠다는 영호의 말에 야릇해지며, 그의 손길에 펼쳐질 또 한번의 열락을 기대한다.

 

퇴근시간에 맞춰 이불을 빠져나와 집으로 가기위해 욕실에서 화장을 가다듬고 옷을 입은 후에도, 아직 침대에서는

더운 열기가 남아있다.      영호와의 뜨거웠던 정사에 빠졌던 자신이 흐뭇해진다.

지연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도 하지만, 둘 다 점심을 거른 폭이 되는지라 일찍 집으로 돌아가 영호의 허기를 채워

주고 싶어 진다.

전철역 부근에 영호의 회사가 있는지라, 팔장을 끼고 가자는걸 뿌리치고 몇걸음 뒤로 처져 따라야 했다.

아직은 전철이 붐비질 않아 나란히 자리에 앉을수 있었다.     몇개의 정류장이 지나서야 영호의 팔장을 끼고 영호의

곁에 붙어 앉았다.    

혹여 영호의 회사사람이 볼수도 있어, 진작부터 팔장을 끼고 싶었던걸 참았던 것이다.

같은 칸에 있는 사람들중에 아무도 자신들을 지켜보지 않지만, 이 사람이 내 사람인걸 자랑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다.

동작역에 내려서도 영호의 곁에 바짝 붙어 집에까지 왔다.      결혼전에도, 후에도 이렇게까지 남자의 팔장을 끼고

뿌듯한 행복을 느껴보지 못했던 미진이다.      

자신을 좋아했던 전 남편의 청혼을 받아 들이고서도 이렇듯 감질스런 좋은 감정은 가져보질 못했다.      

그저 자신을 원하는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결혼이란걸 하고 지연이를 낳았다.

하지만 영호랑 있으면 잠시만 안 봐도 보고싶어 애가 탈 정도다.       이렇게 좋아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행복한 시간속에 파 묻혀 지내는 중이다.       그래서 문득문득 불안한 생각이 떠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와 영호의 양복을 받아 편안한 옷으로 챙겨주고 그가 씻을동안 주방에서 저녁거리를 준비했다.

모든것이 새롭게 변해 가는중이다.      일상생활의 작은 일 조차도 그를 위해 한다는 생각으로 기쁜 마음이 된다.

 

" 당신이 한 짓이 나한테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 알고 있나. "

연주의 사촌동생과 신림동의 허름한 식당을 잠시 빌려 술잔을 앞에 놓고 성훈이와 마주앉은 승우다.

사촌동생이 험악하게 생긴 건달 후배들과 성훈이를 납치하다시피 해서 이곳으로 끌고 온 것이다.

소연이의 애인인 명근이의 도움을 받아 노름을 하고 있던 성훈이의 하우스를 급습해서, 그곳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며 잡아와서는 대면을 하고 있는것이다.    

연주 사촌동생의 위세에 눌렸는지, 아직은 이렇다 할 행동이 없이 눈치를 보는 성훈이다.

" 왜, 말이 없나..  듣기론 자네가 연주 애인이었다고 하던데, 그러면 둘이서 해결을 할 것이지 내 집에까지 사진을

보내 집안을 시끄럽게 만들면 난들 가만히 있을수 없는 노릇 아닌가.. "

연주와 번갈아 만나던 애인 둘이서 만난 폭이지만, 성훈이가 저지른 행동으로 승우에게 곤란한 일이 생긴걸로 비쳐져

성훈이를 닥달하는 식이 돼 버린것이다.

" 원래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    연주가 괘씸해서 혼을 내 준다는게 그만.. "

자신이 저지른 일로 피해를 봤다는데, 더 이상 버틸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수긍을 하는듯한 인상이다.

더군다나 건달같은 사촌동생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자신에게 겁을 줬던 건달들이 가게 바깥의 승용차에 앉아있다.

" 일단 한잔하라구..  그리고 나서 나한테 입힌 피해를 어떻게 할건지 의논해 봐야겠지. "

나이가 많은 승우가 성훈이에게 하대를 하면서 그의 속내를 떠보는 것이다.      성훈이가 또 다시 어떤 짓을 벌일지

그의 의중을 알아야 막을 방도도 생기기 때문이다.    

" 사실 나도 연주가 동창회에서 떠 벌리는 바람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거래처도 날라갔구요.. "

" 그거야 자네가 먼저 치사한 짓을 했기 때문이잖어,    여기있는 연주 사촌동생만 하더라도 자네를 산채로 묻어

버리겠다고 하는걸 도대체 어떤 위인인지 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게야. "

벌레 씹은 얼굴이 되어 건네주는 소주잔을 들어 입안에 털어넣는 성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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