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여자

세여자 73

바라쿠다 2019. 11. 5. 18:21
"아까 붙잡으시지.."
"인희요?"
진입로를 포함한 내일의 할 일을 점검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승용차에 올랐다.
건축사무소에 맡기려던 일을 직접하니 더 보람되지 싶다.
건축비도 절감할수 있고 나름 깨우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축 공무원인 유성씨의 도움이 아니고선 어림도 없는 일이다.
"네, 서운한가 보던데.."
"괜찮아요.."
"에이~ 설마요."
"요즘 여자 세상이자나요, 인희가 좀 유별난 편이구.."
"난 잘 해 주고 싶던데.."
"후후.. 나도 잘하고 싶어요."
"어떤 땐 진수씨한테 배우고 싶더라구요."
"하하하~ 같은 생각을.."
세 여자의 남편감으로 세 남자가 만났다.
남녀가 만나 즐겁게 사는 것도 복이다.
서로가 끌려 만났지만 셋 중에 선미씨 커플이 제일 재미나게 살지 싶다.
각자의 배필이 맘에 들어 인연을 맺고자 했을 것이다.
사람마다 부부싸움없이 오손도손 살고픈 생각이 왜 없겠는가.
굳이 견주지 않아도 될 일을 놓고 서로간 기싸움을 한다.
처음 만났을땐 서로 배려하겠노라 장미빛 그림을 그렸을 터이다.
"인희씨 이쁘던데.."
다른 이들이 어찌 살던 내 기준에 맞춰 인생을 살아 가는게 보펀적일게다.
스스로 현명하게 사는지 짚어 보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전혀 모르던 사이인 유성씨와 각기 좋아하는 여자들을 매개체로 인연이 됐다.
살아가는 습성이나 추구하는 미래는 다르겠지만 속풀이 삼아 잠시 얘기나마 나누는 중이다.
"ㅋ~ 얼굴만요, 요즘 행복하시죠?"
"..그야.."
"행복하시겠죠, 합친게 엊그제니.. 후회 안 되시져.."
"ㅋ~ 유정이가 아빠래요.."
"호오~ 마음을 열었네요."
"장모님도 온화하시고.."
"부럽습니다.."
선미씨 커플에 이어 숙자씨네도 오손도손 사는 모습이 그려진다.
혼자 산 세월이 길었지만 그닥 여자를 밝히진 않았다.
인희를 포장마차에서 처음 봤을때 웬지 끌렸더랬다.
저 정도의 미모가 되는 여자가 혼자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망설이다가 어찌 말을 건넸고, 쉽게 친근해 졌다.
시원스런 성격이라 맘이 통하지 싶었다.
저를 이뻐하는 내 맘을 이해해 주리라 여겼다.
결혼식 날짜를 잡았으나 인희의 뜻에 따라 미루기로 했다.
나 역시 크게 개의치는 않는다.
선미씨나 숙자씨는 제 남자를 편안하게 해 주려는 노력이 보여서 이쁘다.
하지만 인희는 항상 제 고집대로 밀고 나가려고만 한다.
나 역시 곰살맞은 성격은 못 되기에 인희를 다독거린다는건 어려운 노릇이다.
"남자끼리 한번 뭉칠까여?"
"..그래도 될런지.."
"뭐 어때요, 도우미있는 술집가는 것도 아닌데.."
"그렇긴 하지만.."
"진수씨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여자다루는 비결도 배울겸 ㅋ~"
"ㅋ~"
요양원 짓는 일도 유성씨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이 일을 추진할때 자신도 투자하겠노라고 젊은 진수도 의욕을 보였더랬다.
그 친구의 도움없이도 완공시킬수 있는 여력은 남아 있기에 고사를 했다.
세 여자의 남자들이니 가볍게 의기를 뭉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싶다.
"숙자씨한테 선미씨 의향을 물어 보라 할께요."
"ㅋ~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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