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62

바라쿠다 2019. 7. 14. 09:07
"미스리 술 너무 사랑한다 ㅋ~"
"천과장님도 마찬가지네요."
"난 술 잘 마시는 여자가 이쁘더라."
"ㅋ~그래서 이사님이 이쁘시구나."
"어머~ 불똥이 왜 나한테 튈까.."
오랫동안 중고차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기에 회식을 빌미삼아 얼굴을 내밀었다.
경찰이 국회의원 테러사건의 발원지로 이 곳 사무실과 날 의심하기에 그간 일부러 
거리를 둬야 했다.
내가 납치가 됐었어도 뚜렷한 증거는 잡지 못했을게고, 그들 역시 무조건적인 사찰은
힘들지 싶은 생각이다.
또한 언제까지 사무실을 멀리 할수 없기에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사로 재직중인 유민희와 사무실 살림꾼 미스리, 천과장까지 4명만 단촐하게 모였다.
항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최집사는 경찰의 눈도 있고 해서 이번 모임에 빠졌다.
아마도 근처 어딘가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감시자를 감시하고 있을게다. 
"술꾼으로야 당할 사람이 없지 ㅋ~"
"어머머~ 술하면 대표님이 으뜸이자나요."
"ㅋ~두분 모두 막상막하올시다."
"ㅋ~그러게, 난 명함도 못 내밀어."
지글지글 매캐한 돼지갈비 연기가 눈과 코를 맵게 해도 웃음꽃은 더욱 피어 난다.
더구나 환한 미소를 장착한 민희는 마냥 좌중을 압도한다.
10% 룸싸롱의 얼굴마담이라는 과거가 말해주듯 미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민정수석으로 있는 그 놈때문에 납치돼 린치를 당한걸 알게 돼도 저런 미소를 지을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다.
양다리를 걸치면서도 하등 구애됨이 없는 그녀를 보니 여자의 속마음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소주를 마시는 돼지갈비집에서조차 그녀의 미모는 빛을 발한다.
시류가 그래서이겠지만 딴 남자를 사귀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민희의 사고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보여지는 미모와는 다르게 두남자를 만나면서도 당당할수 있는 그녀의 내면이 궁금하다.

"아빠~"
"우리 딸 아직 안자네."
"왔어요? 저녁은..""
"한잔 한 모양이네, 옷에서 냄새난다."
"직원들이랑 한잔했어요."
회식이랄수 있는 술자리를 끝내고 흑석동 집으로 온 준식이다.
~준식씨 요즘 어디서 지내?~
술자리를 파하고 사무실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와중에 은근히 민희가 추파 비슷하게 
낚시밥을 던졌지만 모른척 외면했다.
여자를 밝히는 체질도 아니지만 다른 놈과, 그것도 내게 적대심을 갖고 있는 민정수석과 
버젓이 몸을 섞고 다니는 민희와 부둥켜 안는다는게 내키질 않는다.
조만간 사무실도 그만 나오게끔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민아는 우리가 데리고 잘테니 그만 들어 가시게."
"네, 주무세요."
어머니가 굳이 민아엄마랑 엮으려 하신다.
"욕조에 물 받을까?"
"아냐, 샤워만 할께."
얼큰한 탓에 피곤이 몰려 온다.

"예전만 못하시네 어르신.."
"세월이 얼맙니까, 이 정도도 다행이라 여겨야죠."
애국회의 장로이신 이영후와 오랜만에 술자리를 갖는 최태식이다.
일본으로 지진피해 성금을 보내면서 장로단에게 보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사람보다는 건강하신게요, 그 좋아하던 술을 반병도 못마시니.."
"엄살이 심하십니다, 각종 술을 담가 드시는 분이.."
"후후.. 그거야 눈보시용일 뿐이죠, 탐나면 몇개 드릴까요?"
"후후.. 됐습니다, 싸구려 입인지라 쏘주가 좋습니다요."
"하하.. 그래서.. 일본이 받아 줍디까.."
"안받을 이유가 없겠죠, 세계 각국에서 구호품이 답지하는데.."
"하긴, 한국정부에서 주는게 아니니.."
"정부에서는 따로 보냈잖아요, 식수며 담요같은 품목이 꽤 된답니다."
"그 10억엔이 위안부 피해자에게 보내 진 돈이라는걸 알게 되면 좋으련만.."
"그걸 안다면 받겠어요, 그 놈들도 자존심이 있을텐데.."
"결국 우리 애국회만 아는 돈이네요, 그 용도가.."
"할수없죠, 수많은 위안부를 양상해 놓고 그깟 푼돈으로 죄를 씻었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용서는 안되지만 어쩌겠어요.. 그 돈을 돌려줬다고 스스로 위안할밖에.."
"허~ 거리상 가까운 이웃인데 이렇듯 원수처럼 지내야 하니.."
"참 알수없는 나라에요, 더구나 요즘은 무역전쟁하듯 이런 식으로 뒷통수를 치니.."
"국민성이겠지, 모든 일본인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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