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날 뻔 하셨어요."
"이만 하시기 다행입니다."
"쾌차하십시요."
"다들 오셨네, 바쁘신데 뭐하러들.."
국회의장의 병문안을 왔더니 쟁쟁한 실세들이 병실에 가득하다.
형식적이지만 위로라도 건네고 눈치를 봐서 눈도장이라도 받을 생각이었지만, 끼여
들 여지가 없다.
"이 봐 허청장 뭐해, 빨리 사과드리지 않고.."
"됐어요, 새삼스럽게 사과는.."
뒤에서 쭈빗거릴수 밖에 없는데 날선 호통이 들린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민정수석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게 다 치안부재로 생긴 사건인데.."
"죄송스럽습니다 의장님."
"허청장 잘못도 아닌데 죄송스러울게 있나, 처리해야 할일도 많을텐데 일부러 와 줘
고맙소."
TV에서 보던대로 정치 9단답게 편안하게 대해 주려는 듯 마음을 쓰지 싶다.
오히려 민정수석이 꼬투리라도 잡은 양 따지고 든다.
알기로는 나이도 서너살 어리지 싶은데, 대통령 측근이기 때문인지 사뭇 도전적이다.
"그나저나 범인은 잡아야죠.."
"당연하죠, 의장님이 벌써 4번쨉니다."
"글쎄 여론이 심상치 않아요, 비리가 있는 의원도 있는지라 이번 사건을 반기는
국민들이 많다더라구.."
"그렇다고 테러를 하다뇨, 분명히 수구들 짓입니다."
"여야 구분없이 당했던데.."
"느슨하게 대처하면 안됩니다 의장님, 이건 정부를 부정하는 짓이에요."
생각이 깊은 국회의장과는 달리 민정수석과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을 공론화 시키자는
분위기다.
"맞습니다, 유야무야 넘어 갈 사건이 아닙니다."
"수사본부는 차렸어요?"
"..아직.."
"아니, 이 양반이.. 당신 직무유기야~"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이.."
"죄송합니다, 역량을 총동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욕먹는게 하루이틀도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진이 사나운 날이지 싶다.
"좋아 보인다.."
"덕분에요, ㅋ~부산까지 술드시러 오셨나 봐요."
제대한지 십수년만에 군시절 후임 차경식을 만나는 중이다.
미리 통화하면서 대략적인 볼일은 설명을 했다.
고려인 위고르와 러시아에 함께 동행했던 최집사도 데려 왔다.
감천항 부근 냉동창고 옆에 자그마한 식당이다.
깡통으로 만든 원형식탁이 세개뿐이지만 가게 밖 수족관에 갖가지 잡어들까지 있어 제법
횟집 기분이 난다.
"인사부터 하지.."
"반갑습니데이.."
"후후.. 마찬가집니다."
"부탁하우다."
서로 인연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있고 사내들인지라 스스럼이 없다.
러시아 땅에서 꿋꿋하게 자랐을 위고르나 나름 거친 바닥에서 버텼을 최집사, 차경식 셋은
나름 배짱이 통하지 싶다.
"이모~ 술 주이소.."
"쪼매 있끄라, 안주는.."
"쐬주부터 내 오소, 안주는 내사 가 올꾸마.."
차경식이가 제 집인양 수족관 옆에 기대어 진 뜰채로 이름모를 잡어와 산오징어까지
두어번에 걸쳐 주방으로 가져 간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번듯한 외식업소보다는 구멍가게 비슷한 이런 곳에 정감이 간다.
집에 계신 어머니 또래의 주인장이 투박한 손으로 회를 뜨고 주전부리 밑반찬까지 내
온다.
"부디쳐 보자구.."
"원샷입니데이.."
"ㅋ~ 여부있나요."
격식이 필요없는 사내들간의 만남인지라 툭 터 놓고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첫만남인지라 주거니받거니 금새 소주 세병이 비워진다.
"숙소는 있어?"
"네명 정도 지낼만 합니더, 인원이 늘면 하나 더 얻어 준다캤어예."
"그 근처에 하나 더 알아 봐, 가까운 곳으로.."
"그라지예.."
"위고르랑 미리 가 봐."
"알겠습니다."
마침 사상공단쪽에 손쉬운 노동력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여객선 편으로 10여명이 온다고 하니 부족한 숙소는 임대해야 할 것이다.
경비 문제는 러시아쪽에서 부담할 것이라 신경쓰지 않아도 되갰지만, 우리네와 정서가
틀려 마약이나 총기류 반입 따위로 말썽이나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만 하시기 다행입니다."
"쾌차하십시요."
"다들 오셨네, 바쁘신데 뭐하러들.."
국회의장의 병문안을 왔더니 쟁쟁한 실세들이 병실에 가득하다.
형식적이지만 위로라도 건네고 눈치를 봐서 눈도장이라도 받을 생각이었지만, 끼여
들 여지가 없다.
"이 봐 허청장 뭐해, 빨리 사과드리지 않고.."
"됐어요, 새삼스럽게 사과는.."
뒤에서 쭈빗거릴수 밖에 없는데 날선 호통이 들린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민정수석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게 다 치안부재로 생긴 사건인데.."
"죄송스럽습니다 의장님."
"허청장 잘못도 아닌데 죄송스러울게 있나, 처리해야 할일도 많을텐데 일부러 와 줘
고맙소."
TV에서 보던대로 정치 9단답게 편안하게 대해 주려는 듯 마음을 쓰지 싶다.
오히려 민정수석이 꼬투리라도 잡은 양 따지고 든다.
알기로는 나이도 서너살 어리지 싶은데, 대통령 측근이기 때문인지 사뭇 도전적이다.
"그나저나 범인은 잡아야죠.."
"당연하죠, 의장님이 벌써 4번쨉니다."
"글쎄 여론이 심상치 않아요, 비리가 있는 의원도 있는지라 이번 사건을 반기는
국민들이 많다더라구.."
"그렇다고 테러를 하다뇨, 분명히 수구들 짓입니다."
"여야 구분없이 당했던데.."
"느슨하게 대처하면 안됩니다 의장님, 이건 정부를 부정하는 짓이에요."
생각이 깊은 국회의장과는 달리 민정수석과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을 공론화 시키자는
분위기다.
"맞습니다, 유야무야 넘어 갈 사건이 아닙니다."
"수사본부는 차렸어요?"
"..아직.."
"아니, 이 양반이.. 당신 직무유기야~"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이.."
"죄송합니다, 역량을 총동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욕먹는게 하루이틀도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진이 사나운 날이지 싶다.
"좋아 보인다.."
"덕분에요, ㅋ~부산까지 술드시러 오셨나 봐요."
제대한지 십수년만에 군시절 후임 차경식을 만나는 중이다.
미리 통화하면서 대략적인 볼일은 설명을 했다.
고려인 위고르와 러시아에 함께 동행했던 최집사도 데려 왔다.
감천항 부근 냉동창고 옆에 자그마한 식당이다.
깡통으로 만든 원형식탁이 세개뿐이지만 가게 밖 수족관에 갖가지 잡어들까지 있어 제법
횟집 기분이 난다.
"인사부터 하지.."
"반갑습니데이.."
"후후.. 마찬가집니다."
"부탁하우다."
서로 인연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있고 사내들인지라 스스럼이 없다.
러시아 땅에서 꿋꿋하게 자랐을 위고르나 나름 거친 바닥에서 버텼을 최집사, 차경식 셋은
나름 배짱이 통하지 싶다.
"이모~ 술 주이소.."
"쪼매 있끄라, 안주는.."
"쐬주부터 내 오소, 안주는 내사 가 올꾸마.."
차경식이가 제 집인양 수족관 옆에 기대어 진 뜰채로 이름모를 잡어와 산오징어까지
두어번에 걸쳐 주방으로 가져 간다.
개인 취향이겠지만 번듯한 외식업소보다는 구멍가게 비슷한 이런 곳에 정감이 간다.
집에 계신 어머니 또래의 주인장이 투박한 손으로 회를 뜨고 주전부리 밑반찬까지 내
온다.
"부디쳐 보자구.."
"원샷입니데이.."
"ㅋ~ 여부있나요."
격식이 필요없는 사내들간의 만남인지라 툭 터 놓고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첫만남인지라 주거니받거니 금새 소주 세병이 비워진다.
"숙소는 있어?"
"네명 정도 지낼만 합니더, 인원이 늘면 하나 더 얻어 준다캤어예."
"그 근처에 하나 더 알아 봐, 가까운 곳으로.."
"그라지예.."
"위고르랑 미리 가 봐."
"알겠습니다."
마침 사상공단쪽에 손쉬운 노동력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여객선 편으로 10여명이 온다고 하니 부족한 숙소는 임대해야 할 것이다.
경비 문제는 러시아쪽에서 부담할 것이라 신경쓰지 않아도 되갰지만, 우리네와 정서가
틀려 마약이나 총기류 반입 따위로 말썽이나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