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44

바라쿠다 2019. 3. 18. 10:14
"이쩨 킴~"
술의 힘을 빌어 잠에 빠져 있는데 쏘냐의 목소리가 들린다.
흑석동 집으로 가야 하는데 술기운에 쏘냐가 보고 싶었나 보다.
"코페마시따.."
내숭이라곤 없는 쏘냐가 브라와 팬티 차림으로만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내민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함박 미소띈 얼굴로 홑이불속으로 파고 든다.
늘씬한 쏘냐의 체온이 닿자 속이 쓰린 와중에도 은연중 가운데 그 놈에게 힘이 쏠린다.
박과장이 단국대학 외국인학부에 입학을 시켜 매일 등교한다.
게다가 의류관련 보따리무역 수준의 장사를 하게끔 도와 준 모양이다. 
동대문 근처에 자리잡은  동포 러시아인들을 통해 나름 시장 구조도 익혀 나가지 싶다.
"빨리 한국말이 늘어야지, 내가 러시아어를 배우던지.."
"ㅋ~하라쇼.."
제 딴에도 나와 대화가 용이치 않으니 답답할 것이다.
사업이랍시고 동대문과 신설동 가내 의류공장을 오가야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하기도 할 것이다.
그저 한다는 말이 단답형 표현 몇가지뿐이니 오죽하겠는가. 
~띵똥~
"옷 입어.."
".........."

"ㅋ~무릉도원이 따로 없네요."
"놀리지 마시게."
나사모의 일로 아침 일찍 최집사가 쏘냐의 집으로 찾아 왔다. 
세번째 타킷인 김지숙의 응징이 있은 며칠뒤 다음 계획을 정했더랬다.
~우리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초심을 잃어버리지 말자, 정치란 소명을 개인의 착복에
눈이 멀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 준 놈들에게 벌을 가하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평생을 제대로 된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살아 온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의 
두아들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가해 본보기 삼기로 하자.~
싸부의 말인즉슨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의 군사정권의 뒤를 이어 새로이 문민정부가 들어 
섰는데,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두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과 김홍업이 아버지의 위세를 
등에 업고 청탁비리등으로 깨끗해야 할 정치의 기틀을 무너뜨렸단다.
각자 응분의 댓가는 치뤘지만 정치의 흐름을 역류시킨 죄를 물어 타 정치인에게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단다.
다만 노무현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은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
그네들이 살고 있는 집을 비롯해 요즘의 근황을 낱낱이 파악한 며칠간의 구상으로 오늘을
D-day로 정했다.
"쏘냐~ 반가워.."
"빠까 최~"
"커피 마시고 있어, 씻고 나올께."
어려서부터의 천성인지 짧은 반바지에 얇은 티 하나만 걸친 쏘냐는 무안함과는 거리가 
멀지 싶다.
"천천히 해요, 취소됐어요."
"..응? 왜.."
"뉴스 못 보셨구나."
"뉴스라니.."
"국회의장이 당했어요."
"..문희상? 누가.."
"태극기부대 추종자겠죠."
"얼마나.."
"많이 다치진 않았어요, 승용차는 부서졌지만.."
여의도 국회 근처 식당가에서 회식을 하고 나오던 중 공격을 당했단다.
서너명이 무작위로 폭행을 가했고 마침 근처에서 대기중이던 승용차 기사가 문희상을 감싸 
승용차로 피신했단다.
바깥에서 야구방망이와 보도블럭등으로 승용차를 부수려 했지만, 마침 순찰중이던 경찰들이 
오자 모두 달아 났단다.
"우리가 한 짓이 됐구만.."
"싸부께서 모이랍니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대책은 뭐하러, 우리 수고를 덜어 주는데.."
아마도 누군가가 우리 나사모의 흉내를 냈지 싶다.
싸부의 지론대로 여와 야가 해방후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여 진다.
당파 싸움이야말로 망국의 지름길이라고도 말씀하셨다.

'마지막 건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건달 46  (0) 2019.03.20
마지막 건달 45  (0) 2019.03.18
마지막 건달 43  (0) 2019.03.17
마지막 건달 42  (0) 2019.03.17
마지막 건달 41  (0) 2019.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