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41

바라쿠다 2019. 3. 13. 16:19
"이게 뭡니까.."
"읽어 봐."
아침에 출근하자 곧바로 편집국장의 호출을 받은 주철환이다.
국장이 책상 위로 던지듯 내려 놓은 편지봉투 겉면에는 '사발통문'이라고 타이핑 돼 
있다.

           ~나사모에서 드립니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합병된지 100년이 훨씬 지났습니다.
나라가 힘이 없어서이기도 했겠지만 당시 정치를 시궁창판으로 만든 대신들이 이 나라를 
통째로 팔아 넘긴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아무리 외세의 침략이 있다 한들 한마음 한뜻으로 호국을 했다면 쪽바리에게 잡혀 먹는 
가슴아픈 지난 날은 없었을 겁니다.
겉으로는 국민을 위합네 그럴싸한 사탕발림을 하지만, 강대국들에 둘러 싸인 작금의 
어려운 시국에도 그네들은 자신의 배 불리는 것에 연연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녕을 위해 지혜를 모아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함에도, 당리당략에 
눈이 어두어 서로 싸움질만 하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나사모는 소박한 희망을 좀먹는 그들을 계속 응징하려 합니다.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고, 국민의 단합을 해치는 그들의 죄를 물어야 이 나라가 올바로 
서리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입니까, 배운 지식을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하지 않고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정치인의 나라는 결코 아닙니다.
힘없고 희망없는 소시민의 얘기에 귀 기울여 주는 나라가 돼야 합니다.
썩어 빠진 정치인이 없어 질때까지 나사모는 행동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 선열들께 참배를 하면서.. -

"선전포고네요."
"주기자랑 같은 생각일세.."
"완전 무대뽀네요."
"여론을 봐, 대다수 국민들이 반기는 추세야."
"그래서 어쩌라구요, 올리자구요?"
"당연하지, 우리는 알릴 의무가 있어."
"헐~ 어찌 강담하시려구요, 아무리 뜻이 좋다고 한들 파장이 클텐데요.."
"걍 실어, 제보 들어 온걸 모른척 할수도 없는 일이야."
모른 척 기사를 실었다가는 청외대의 호된 질책이 떨어짐은 당연할게다.
가뜩이나 뒤숭숭한 요즘에 소나기는 피해야 할텐데 국장의 속내를 모르겠다.

"뉴스 보셨죠?"
"조중동 세곳만 보낸거지?"
"그게 좋다고 하셔서.."
"며칠간 이 얘기 뿐일거야, 종편 패널들 신나겠네."
신문사 세 곳에 보낸 '사발통문'이 기사화돼 나왔기에 사당동에 있는 사부의 사무실을 
찾았다.
TV 역시 서로간 정보를 공유하는겐지 온통 이 뉴스로 시끌벅적이다.
"궁금한게 있어요."
"..뭐?"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연설로 시끄럽던데.."
"그런데.."
"누가 올바른 정치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이쪽 저쪽 주장이 틀리니.."
"여야 모두의 책임이야,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그래도 한쪽은 맞을거 아닙니까.."
"예전엔 영호남이 서로 으르렁거렸어, 전라도와 경상도가 대립각을 세우게끔 만든게 
정치인들일세.. 왜 그랬겠나, 순박한 국민들 감정을 들쑤셔야 표를 얻기 때문이었지."
"설마요.."
"사람 순진하긴, 저 치들 밥그릇 싸움하는 중이야.."
"밥그릇 싸움이라.."
"여당은 야당의 과거 부패정권을 부각시키려 하고, 야당은 여당의 독선을 물고 늘어 
져야만이 표심을 얻을수 있다고 생각하지.. 근데 말이야, 멍청한 인간들은 표심얻는
쉬운 방법이 있다는걸 몰라."
"그런 방법이 있어요?"
"ㅋ~왜 궁금해? 그걸 알면 다음 대통령 따 논 당상이야."
"ㅋ~설마요.."
"이 친구 싸부를 안믿네, 믿기 싫음 냅둬.."
"..못믿는다기 보다.."
"자네 기억하나? 박근혜와 문재인이 붙었을때 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됐을까.."
"그야 표가 더 많았으니까.."
"내가 바보스럽게 질문한 모양이네, 그때 문재인이가 대통령에 당선될수도 있었어."
"근데요.."
"..그만 두세, 지나간 얘기하면 뭣하겠나.."
"..꺼내시다 말긴.."
"저 친구 어떤 사람으로 보이나.."
"미래당 대표 아닙니까, 아는 것도 많아 정치 지도자급인.."
"저 여자는.."
"글쎄요, 똑똑해 보이네요.. 논리정연한걸 보면.."
마침 벽에 걸린 TV에서 한국당 나대표의 연설로 갑론을박 후폭풍이 일어나고 있다.
머리를 맞대고 나라와 국민의 앞날을 위해 고민해야 함에도 서로 잘났다고 싸움질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그렇게 세월의 뒤안길에 서 있는 어른처럼 보이지만 흐름을 보는 
눈이 예리하다.
"다 틀렸어, 정치를 보는 관점이.."
"..틀렸다구요?"
"국민의 입장에서 보는 국회의원은 두종류 뿐이네, 정치를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는 사람과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려는 이기주의자 이렇게 두종류야.."
"..그렇겠죠..
"나사모가 있는 이유가 뭐겠나, 이런걸 바로 잡아야지 않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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