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40

바라쿠다 2019. 3. 12. 10:53
"어디가 좋을까 혜영씨.."
"일식집 가요, 이사님 회 좋아 하시는데.."
"후후.. 그럴까나.."
"ㅋ~목구멍이 호강하겠다."
"에구~ 여자 입에서.."
잡다한 사무실의 심부름을 행하는 미스리에게 회식 장소를 묻자 유이사가 끼여 든다. 
모처럼 중고차 사무실 직원들과 회식을 할 작정이다.
박영철과 자리를 바꾼 천용호와 새로이 출근하기 시작한 망나니 최윤석의 환영식도 
겸해야 한다.
애국회의 일이 많아 지면서 그만큼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흑석동에 있는 건재상에 며칠에 한번씩은 들려야 한다.
건재상 한편에 괴짜 사부인 정필수 어른이 출근하게끔 컨테이너 박스를 들여 놨다.
명색이 애국회의 고문인데 하릴없이 집에 계시게 하기가 싫었다.
마침 건축 현장에서 다년간 일하셨다고 하길래 집수리 간판도 달았다.
"ㅋ~인간적인데.."
"헐~자화자찬까지.."
최집사가 유이사와 거리를 두라고 했다.
10% 클럽에서 데려 올때만 하더라도 다분히 그녀와의 만남을 묵인 내지는 반기는 
기색이었다. 
이성간의 만남이야 개인 문제겠지만 애국회의 차기 수장으로서 고집부릴 일은 아니기에
최집사의 충고에 따랐다.

"윤석이는 어때?"
"이제부터 배워야죠, 흥미는 있는 모양입니다."
"잘 지켜 봐."
"그럴께요."
사무실 안쪽 방으로 천용호를 불러 들였다.
젊디 젊은 최윤석이가 허송 세월 보내는게 안타까워 중고차 매매일을 배우게끔 했다.
괴짜 사부를 모시고자 맘 먹었을때 그가 내 놓은 조건중 하나이기도 했다.
"혹시 모르니까 박영철과 만나지 말고.."
"그러기로 했습니다."
모든 움직임이 카메라에 노출되는 세상이 됐다.
박영철이가 법망에 걸린다면 애국회 역시 고스란히 노출될수도 있다.
나 역시 몸가짐을 조심해 감시의 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쏘냐는.."
"시키신대로 조치했습니다."
그 동안 쏘냐가 숙식하는 오피스텔에서 신세를 졌는데 그나마 어찌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무슨 인연인지는 모르겠으나 물설고 연고없는 한국땅에 여리디 여린 외국 아가씨가 둥지를 
틀겠단다.
제 눈에는 믿음직한 인간으로 보여 예까지 올 결심까지 했을 터인데, 나이깨나 먹은 놈이
달콤한 꿀만 빨아 댈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시간이 흘러 추억으로 기억되는 날, 파렴치로 욕이나 안 먹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먼저 오셨네요."
"한가한 놈이 먼저 와야지."
"재미는 있으세요?"
"눈가리고 아웅이지, 그보다 이번 목표는 누구야?"
며칠간 격조했던 사부를 만나기 위해 그 양반의 아지트를 찾았다.
광명시의 후미진 골목에 자리잡은 까닭에 어줍잖은 미행은 눈치채기가 쉽다.
"아직.."
"김사장님 왔네, 윤석이 잘하지?"
"ㅋ~재밌는 모양이네요."
"고마워, 심성은 착한 놈이야."
"술이나 줘, 우리끼리 할 얘기 있어."
"아이구~그러셔?"
송여사가 다가 와 너스레를 떨다가 사부의 진지함을 눈치채고 돌아 선다.
"사발통문 돌리세."
"사발통문이라뇨.."
"국민들 시원하게는 생각하지만 아직은 긴가민가야.."
"..그런데요.."
"여론을 이용하세, 아무리 좋은 짓이라도 명분이 있어야 해."
"초안은 있으세요?"
"같이 보세나."
돌아가는 정치판이 꼴보기 싫어 파렴치한 국회의원을 단죄한답시고 일을 벌이긴 했다.
속이 후련하기는 했지만 떳떳하게 의거라 자랑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왜 이런 일을 벌이고, 불가피한 폭력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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