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48

바라쿠다 2019. 3. 20. 15:25
"선적했어?"
"출항했다고 연락왔어요."
"전문가 다 됐네."
"두번째라 쉽더라구요."
하안동 일식집에서 최집사와 천과장, 위고르까지 넷이 모였다.
부산에서의 일이 끝나고 2차분 수출일이 가까워 눈코 뜰새가 없었다.
그 동안의 노고도 풀겸 뜻맞는 지기가 된 이들과의 한잔술은 마냥 편안하다.
"싸부는 어찌 지내시나.."
"노땅들 칠 계획이랍니다."
"..노땅이라면.."
"여야 3당에서 하나씩.."
"제법 이슈가 되겠네."
"리서치 반응이 좋아 신나신 모양입니다."
"전쟁놀이 하시나 보지.."
"이번엔 죄목을 하나하나 언론에 뿌린답니다."
"볼만하겠군."
사명의식을 갖고 시작한 일이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싸부의 조언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부터는 정치의 흐름마저 보인다.
무턱대고 비리 정치인에게 린치를 가하는 이전과 달리, 그 여파를 추측까지 하는 
싸부의 혜안은 놀랍기만 하다. 
막연한 실망만을 안고 살아가던 서민들이 우리의 일에 동조하는 양상을 보인다.
일부 과격한 사람들은 우리를 흉내내는 일까지 벌였다.
~두고 보게, 이 일이 도화선이 되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 한국이 될걸세.~
그 말을 전적으로 믿는건 아니지만 일말의 희망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취한 듯 오물거리는 얘기지만 무시할수 없는 논리가 계산기처럼 정확하다.
옛날이라면 앞날을 예측하는 선지자로 추앙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셋이서 한잔씩들 더 해."
"작은 어른은.."
"ㅋ~뭘 알려고 하나 천과장.."
"아하~ 백야의 여인.."
신경쓰는 일들이 늘어 그런지 요즘 들어 술이 빨리 취하는 느낌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하는 운동이 절실하다.
최집사의 놀림대로 쏘냐에게 가서 푹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장사하기 싫어."
"안하면 되지."
저녁 9시만 되면 손님 발길이 끊어 져 썰렁해 진다.
하기사 십수년을 장사했으니 지칠만도 할 것이다.
"손가락 빨아?"
"ㅋ~ 이리 와 빨아줄께.."
"참내~ 철부지도 아니고.. 그 나이에 농담 따 먹기나 하고.."
어릴때부터 이성간 보는 눈을 키우는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게 내 지론이다.
세상이 이상스럽게 변해 애뜻한 감정따위는 사라진지 오래다.
여자가 꽃과 비견되는건 예전과 같지만 지나치게 이쁜쪽으로만 치부된다.
요즘 젊은 남자들을 보면 안됐다는 생각까지 든다.
치마두른 여자를 보면 마치 교과서에서 정답을 찾듯 무조건 숭배하기 바쁘다.
서로간 호감이 있어 잘해 주는거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단지 여자에게 눈도장받기 위한 비굴한 아부여서는 곤란하지 싶다.
"알써, 먹여 살리믄 되자너."
"뭘로 경마로?  에라이 인간아, 빌려 간 돈이나 갚어..'
"그깟 오십 갚는다 갚어.."
또한 미모가 출중할수록 우쭐대는 풍조도 이해하기 힘들다.
여자에게는 미모외에 돋보이는 장점들이 수두룩하다.
송여사만 하더라도 다른 여자들이 명함도 못내밀만큼 독보적인 매력이 있다.
"철 좀 들어라, 돈만 생기면 경마장가서 날리냐 날리길.."
"신자야~ 이번 한번만 믿어라, 대박 터뜨릴테니까.."
"어이구~ 저 인간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진짜라니까.."
"시끄러~ 문이나 닫어, 집에 가게.."
"윤석이는.."
"오늘 동민이네서 잔대.."
ㅋ~이쁜 놈.."
어떤 놈들은 신자가 못생겼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 모양이다만 천만의 말씀이다.
가늘게 뜬 눈이 한없이 교태롭고 두툼한 코 역시 성감이 짙어 보인다.
50이나 된 나이지만 빵빵한 히프의 굴곡을 여실히 드러내는 청바지가 어울리는 
여자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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