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28

바라쿠다 2019. 2. 27. 10:26
"할일이 있어."
"어떤.."
"연설문 써야 해, 도와 줘."
"연설문이라뇨.."
어르신과 나눈 얘기인만큼 소신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다.
폭력이란게 그럴듯한 이유를 대도 정당화될수야 없겠지만 지금의 나라꼴을 두고 
볼수만도 없다.
당사자에겐 미안하지만 이를 계기로 나라를 좀먹는 뻔뻔한 도둑놈들이 발 붙이지
못하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최집사 알다시피 내가 무식하잖어."
"ㅋ~마찬가집니다."
"대학 나왔다며.."
"놀러 다니느라 공부는 영.."
"후후..똑같네, 무식한건.."
"ㅋ~끈끈한 정이 생기네요."
"정치한다는 놈들 패 줄거야, 최집사는 빠져도 돼."
"왜 이러세요 섭하게.."
"잡혀가도 원망마시게."
"애국회에 몸 담은 놈입니다, 그런 각오 없을라구요."
"거 뭣이냐, 도원결의라도 하자구.."
"좋시다, 삼겹살이라도 먹자구요."

"자, 건배하자구.."
"나사모를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최집사와 중고차 사무실 박과장, 전부터 알고 지내던 후배 정수까지 4명이 모인 
자리다.
개별로 간략하게 앞으로의 취지를 밝혔고, 처음으로 상면하게 됐다.
박과장 역시 애국회 소속이라 제 한몸 정도는 건사할 것이고, 정수야 싸움질로 닳고 
닳은 놈이니 걱정은 안해도 될듯 싶다.
"오늘은 맘껏 마시자구.."
"ㅋ~보스가 쏘시겠죠?"
"걱정 붙들어 매."
"이차까지 책임지냐 그 말이죠."
"밝히긴.."
뻔히 알면서도 꼴난 술값 운운하는건 분위기를 누그려뜨려 친목을 다지고 싶어서
그러지 싶다.
무슨 일이든지 항시 진중하게 행동해 믿음이 가는 최집사다.
"3.1절 특사로 정치가들 다 나오는거 아냐?"
"설마 그럴려구.."
"그 속을 어찌 알아, 다 똑같은 놈들인데.."
"그래도 그 중에서 제일 못된 놈들만 들어 간건데 쉽게 빼 주진 않겠지.."
한잔씩들 거나해 지자 듣기 싫은 정치판 얘기가 꺼내 진다.
이런저런 화제거리도 안주거리가 되는 세상이니 탓할것만은 아니지만 혼탁한 정치 
얘기를 들으면 술맛까지 떨어 진다.
"박근혜는 안됐어, 구중궁궐에서 자랐으니 세상을 알겠어?"
"세월호 사건만 없었어도.."
"그러게, 그 시간에 뭐했나 몰라.. 빨리 헬기라도 띄웠으면 몇명이라도 더 살렸을텐데.."
"돌아가신 박정희 부부가 지하에서 울고 있을거야, 부모 마음이 오죽할까.."
"자업자득이지, 자신들의 딸이 대통령 될줄 알았겠어?"
"그 양반 민주화 탄압만 안 했어도.. 이렇게 먹고 살만하게 된 것도 그 양반 덕인데.."
세상이 수십년 전 사라진 이데올로기 싸움으로 둘로 쪼개진 느낌이다.
물론 그렇지야 않겠지만 요즘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쓸데없는 기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염려마저 생긴다.
"근데 왜 자꾸 잡아 넣는지 몰라, 보복하는 것처럼.."
"죄가 있겠지, 괜히 잡아 넣겠어?"
"그 인간들 알수가 없어, 경기가 이리 안 좋은데 세상 뒤숭숭하게.."
"삼성도 그렇고 대한항공도 마찬가지야, 전 정권에 붙어 먹었다고 그러지 싶어.."
"에이~ 그건 아니겠지, 탈세같은 범법을 하니까 그런걸거야.."
"내가 대한항공 주인이라면 한국에서 안 살어, 쪽팔려서 어찌 사누.."
"그럼 어째, 사업체가 있는데.."
갑질을 한건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포커스가 그 집안에 맞춰 져 몇달간을 속속들이 
파 헤치는 언론도 문제지 싶다.
처음에는 갑질 갑부의 치부를 밝혀 단죄하는게 후련하기도 했지만, 종내에는 마녀사냥으로 
몰고 가는것 같아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한다는 기분마저 든다.
"중국이나 외국에 지분 팔지 뭐, 다 정리하고 하와이나 가든지.."
"이 양반 하와이 엄청 좋아하시네, 완죤 장동건일세.. 너나 가라 하와이 ㅋ~"
"이러다 정권 바뀌면 또 똑같은 뉴스봐야 하는건 아니겠지.."
"모르지 그건, 당한 사람이 정권잡으면 그럴지도.."
"에이~ 이게 무슨 나라야,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이니.."
"그래서 우리같은 사람들이 나서는거야.."
"개쉐이들.. 언제쯤이나 선진국다운 선진국이 될런지.."
우리네처럼 단순무식한 서민들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방법은 한가지뿐일텐데, 그 방법을 억지로 둘로 나눠 제 주장만 옳다고 
싸우는지 모르겠다.
선진국에선 봉사정신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재산을 써 가며 정치를 한다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엄청난 세비를 쓰면서도 국민의 소망쯤은 태연자약하게 뭉개 버린다.
"자~ 정치얘기는 그쯤하고 이차나 가자구, 최집사 준비하라고 해."
"오키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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