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26

바라쿠다 2019. 2. 26. 19:15
"수고했어."
'한게 있어야죠, 감정의 골이 깊었던 모양입니다."
"하여튼 쉽게 끝나 다행이야, 한잔하게.."
"같이 드시죠.."
LA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어르신과 자리를 함께 했다.
성과는 있었지만 보고를 할만큼 고생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경쟁 상대였던 '뷰티엔젤'의 대표가 쿨하게 페어플레이를 약속했기에 서둘러
귀국을 했다.
며칠 쉬고 싶었으나 어르신의 호출이라 이 곳으로 와야 했다.
"그 친구 아버님이 한국전쟁때 참전을 했어, 부상을 입고 북한군 포로가 됐는데 당시 
애국회에서 그 양반을 빼 냈지, 고맙다며 그 뒤로 우리한테 활동비를 부쳐 주더라구."
"그런 인연이.."
머나 먼 미국까지 날라 가 어줍잖은 주먹노릇을 하지 싶어 내심 찝찝했었다.
이제사 그 곳까지 가게 된 연유를 알게 되니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요즘 정세를 어찌 보나.."
"정세라 하심은.."
"나라 돌아가는 꼬락서니 말일세.."
"..저야 뭐.."
"미안하이, 급하게 굴어서.."
"..별 말씀을.."
"자넬 휴게자로 정해 놓고 시간을 줘야 하는건데 요즘 정세가 너무 급박해."
"무슨 일.. 생겼나요?"
평소 조용하고 과묵하던 어르신과 달리 어딘지 모르게 들떠 있는 모습이 비친다.
나라와 국민의 안녕만을 위해 살아가시는 양반에게 다급한 일이 생겼지 싶다.
"아직은 모르지.. 하지만 마냥 두고 볼수만도 없고.."
"..어떤.."
"자네 국회의원을 어찌 생각하나.."
".........."
"후후..거듭 미안하네, 일단 술이나 넘기게.."
"..네.."
평상시와 다른 어르신의 언행에 나도 몰래 긴장을 했지 싶다.
어르신께서 따라 준 술잔을 비우지도 못한 채 아직 그대로다.
"다시 묻겠네, 국회의원이 어찌 보이나.."
"..왜 물으시는진 모르겠지만.. 세금 도둑놈들이라 생각해 왔습니다만.."
"옳거니.. 나랑 생각이 통하는구만.."
".........."
"예전엔 대통령을 제왕에 비유했네, 치외법권이면서 무소불위의 횡포를 행해도 
말리는 이가 드물었지.. 권력이 무서웠기 때문이야.."
"대통령은 왜.."
"국회의원들이 못된 권력을 탐하기 때문이야, 내가 보기엔 제왕적 대통령은 오래전에
물 건너 갔어.. 이제는 대통령도 힘이 없어.. 국회의원들 보게나, 무조건 반대만 하잖어..
뻔뻔한 인간들 스스로 제왕적 국회의원 짓을 버젓이 저지르면서도 양심의 가책이라곤 
전혀 없으니.."
"큰일이네요.."
"우리 조선이 망한 이유가 뭐겠나, 정치하는 대신들이 민생은 외면하고 정파 싸움만을
하지 않았나.. 나라가 망하던 말던 서로 물고 뜯기 바빳지, 그 놈들이 쪽바리들한테 나라를
가져다 바친 꼴이지.. 요즘 정세를 보면 그때와 다르지 않아.."
"..설마.."
"우리나라는 우리 힘으로 지켜야 해, 서로 싸우며 물어 뜯기만 하다가는 또 다시 침략당하는
아픔을 겪을지도 몰라.."
"..생각하기조차 끔직합니다."
"미친놈들.. 나라는 이 꼴인데 서로 잘났다고 싸움질만 하니.."
"혼 좀 내 줄까요?"
"무슨 재주로.."
"미친놈한테는 몽둥이가 약이죠.."
"린치를 하겠다고?"
"못할건 없죠."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동화가 됐지 싶다.
한잔두잔 마시면서 울분이 터져 꽤나 많이 마신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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