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29

바라쿠다 2019. 2. 27. 14:20
"저 놈 맞지?"
"응, 그놈이야."
"새끼 부지런도 하네, 망 봐.."
"쫄기는.."
인수 선배의 부름으로 나사모(나라를 사랑하는 모임)에 회원이 된 정수다.
평상시 의리가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도 걸물로 통했기에 선배의 뜻에 동참하게 됐다.
국회의원 나리를 패 주는거야 쉽지만 그런다고 올바른 세상이 될런지는 모르겠다.
엊그제 처음 만난 박영철이와 행동조에 편성 돼 오늘 처음 거사를 치루는 중이다.
~퍽~
새벽 조깅하던 국회의원 이덕배의 뒷통수를 가격하자 맥없이 고꾸라진다.
주위를 살핀 박영철이 쓰러진 이덕배를 끌고 으슥한 갈대숲으로 사라진다.
그냥 기다리기도 지루해 담배 하나를 꺼내 불을 붙인다.
희뿌연 여명이 밝기 시작한 하늘로 담배연기가 어지러이 흩어진다.
"가자구.."
"빨리 끝냈네."
담배가 다 타기도 전에 사라졌던 박영철이가 다가 온다.
큰 일이라도 겪은 듯 얼굴이 붉게 상기 돼 있다.
"이쪽이야.."
"그렇지 참.."
어제 미리 사전답사를 해 CCTV없는 코스를 파악해 뒀다.
둘 다 간편한 운동복과 모자를 눌러 쓰기까지 했다.
행여나 카메라나 주위 사람에게 모습이 보여도 알아보지 못하게 나름 준비를 했다.
"갈아입자구.."
"OK~"
혹여 동시간대에 지나치는 차량 역시 카메라에 잡힐수가 있어, 승용차를 타서는 옷까지 
갈아 입기로 했다.
"가자구.."
"OK~"
"그 말밖에 몰라?"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뭐 수고했다던지.."
"MB~ 닭모가지 비틀고 잘난척은.."
"이 사람이 동료애도 없네."
"나 그런거 안 키워, 박형도 의리없두만.."
"내가?"
"엊그제 수지 꿰 차 놓구.."
"ㅋ~ 그래서 삐졌구나.."
"아냐 그런거, 담배나 피자구.."
담배 연기가 찐하게 차장 밖으로 날라 간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아직은 찬바람이 춥게 느껴 진다.

"뉴스봤어?"
"당연하죠, 온통 그 얘기뿐인데.."
"여론은 어때.."
"우리 보스 욕심은.. 벌써 무슨 여론, 시간이 지나야지.."
야당 7선 의원 송계철이 애국회의 첫번째 타깃이 되어 응징 됐다.
박영철과 정수가 임무를 무사히 끝냈다는 보고를 받긴 했다.
법적으로야 해선 안될 일이었지만 나라를 좀 먹는 그네들을 두고만 볼수 없기에 무리수를 
두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어찌 받아 들일지가 가장 염려스럽다.
아무리 철면피 세금 도둑놈이라 한들 폭력으로 뜻을 관철시키는건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또한 박영철과 정수가 조심스럽지 못하게 사진이라도 찍혔을까 걱정이 앞선다.
"뉴스나 보자구.."
"그럽시다."
~한말씀들 부탁합니다~
~이건 아니지 싶네요, 아무리 정치인이 밉다고 아런 짓을 벌인다는게~
~옛날 활빈당 흉내지 싶어요, 홍길동도 아니고..~
~나사모라며 스스로 범인이라고 했다는데~
~그것도 그래요, 중동 지하드도 아니고.. 그 사람들이야 신념이 있어 자살 공격이라도 
하는거지만 아무도 없는 새벽에 압습을 해 놓고 정의구현을 외치다뇨~
~여기서 그들이 주장하는 대자보를 보겠습니다~
며칠을 최집사와 고심끝에 작성한 대자보가 화면 가득 보여 진다.
            - 국민들께 드리는 대자보 -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소신을 가지고 일을 한다지만 숨을수밖에 없는 아픔이 있습니다.
     국민들이 대표로 뽑아 준 국회의원의 부조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힘 없고 어려운 이웃을 헤아려 달라고 뽑아 준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주머니만 배 불리고 
     있습니다.
     법관, 대학교수, 의사, 군인등 다양한 직업군인 그들은 많이 배웠기에 우리네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겠거니 믿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수없이 간절한 희망을 품으며 투표했지만, 항상 실망뿐이었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소시민이 모여 나사모를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의 피땀어린 세금을 착복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뻔뻔하게 시치미떼는 그들을 
     나사모는 응징하겠습니다.
     이 나라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던 말든 사탕발린 말로 거짓말만 되풀이하는 파렴치한
     그들을 혼내겠습니다.
     우리 모두 살기 좋은 대한민국 만들기에 동참합시다.
                      - 나사모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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