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20

바라쿠다 2019. 2. 13. 20:03
"왜 이래, 다신 안해.."
"섭하네 누님, 며칠만 도와 달라니까.."
"누구야 엄마.."
요즘 딸아이 민아의 등하교를 챙기며 새롭게 사는 재미를 즐기는 미숙이다.
흑석동에 있는 학교의 교문에서 수업이 파하길 기다려 민아와 시장구경을 하기로 
했다.
겨울이라 떡볶이와 어묵도 먹이고, 옷가게에서 민아에게 어울릴만한 외투며 폴라를 
뒤적이는데 노래방 유실장과 조우를 했다.
딸아이에게 얘기할수 없는 떳떳치 못한 시간이었기에 이 자리를 벗어나고픈 마음
뿐이다.
"그만 가, 남들이 봐.."
"보면 어때, 내가 나쁜짓이라도 했나.."
가뜩이나 조심스러운데 유실장의 큰 목소리에 지나치는 사람들이 흘깃거린다.
민아의 학교 친구들이라도 볼까 싶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애랑 볼일 있어.."
"에이 씨~ 비싸게 굴지 말고 얘기 좀 하자니까~"
"어머~ 놔 줘.."
평소 고집세고 막무가내인 유실장이 손목을 나꿔 채 시장안 골목으로 이끈다.
버팅겨 보지만 억센 남자의 힘에 민아까지 딸려 온다.
"사람이 없어, 구할때까지만.."
"글쎄 싫다구, 싫단 말이야.."
"조또~ 우리가 몇년인데 이럴거야.."
"정말 안한다니까~"
"무서워 엄마.."
험악해 진 분위기에 어린 것이 겁에 질려 금방 눈물이라도 쏟을 기세다.
"칵~ 정말 이럴거야.."
"어이~ 그 손 치워.."
성질 고약한 유실장이 무대뽀식으로 윽박지를때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린다.
"넌 뭐야.."
"그 자식 말 안듣네, 놓으라니까.."
"..뭐 이런 씁새가 다 있어.."
분위기가 험악해지며 유실장이 처음 보는 남자와 싸우려는지 그 쪽으로 다가 선다.
"호오~ 해 보려구?"
"이런 개새끼가 욱~"
"퍽~ 빡~"
"아욱~"
호기롭게 주먹을 날린 유실장의 입에서 바람빠진 비명이 터져 나온다.
큰 몸짓도 아니건만 연이은 초면의 사내가 두어번 더 가격하자 유실장이 고꾸러진다.
"애가 놀란 모양입니다, 그만 가시죠 사모님.."
"..고마워요.."
"넌 나랑 가야겠다."
쓰러진 유실장의 멱살을 움켜 일으키더니 골목끝으로 사라진다.
"엄마 가자.."
"응? 응.."

"이사님 술 잘 드시네."
"ㅋ~이 정도는 기본이지.."
"어머~ 부럽다."
사무실 미스리와 박과장까지 셋이서 한잔하기로 했다.
하안동 상가 골목에 그럴듯한 일식집이 있다.
명색이 임원이라고 추켜 세우는데 발을 빼는 것도 모양새는 아니다.
어차피 계산은 미스리가 준 법인카드로 결재해도 생색은 낼수 있다.
"수고했어 미스리.."
"박과장님이 수고하신거죠."
"나는? 심부름 많이 해짜너.."
"맞아요, 이사님도 수고했어요.후후.."
"다 된거죠?"
"응, 서류접수민 시키면 돼."
며칠동안 200대의 승용차를 구하느라 사무실 직원들이 동분서주했다.
인도네시아 오퍼가 수입을 해서는 동남아시아 여러나라로 분산시킨단다.
보름후에는 러시아에 2차로 선적할 차량이 150대 더 필요하단다.
작은 사무실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건만 규모가 제법 알차다.
"노래방가요 이사님.."
"박과장님이랑 둘이 가, 오늘 약속있어.."
얼추 술자리가 파할 무렵 미스리가 노래방 가잔다.
요즘 잔잔한 재미를 주는 권정수와 약속이 있기에 마음이 급하다.
"인기가 많으신가 보다.후후.."
"아뇨, 동창회가요.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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