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19

바라쿠다 2019. 2. 13. 10:49
"..낭인 들어봤어?"
"..사무라이?"
"그거랑은 틀리지, 노무라 조부가 낭인 출신이래.."
이틀째 되는 아침 최집사와 함께 홍상식이 마련해 준 거처에서 일어 났다.
엊저녁 적당히 마신 덕에 숙취까지는 없다.
속옷 차림으로 교대로 세면을 하며 나갈 준비를 하는 중이다.
새 것인듯 침구는 산뜻하지만 처음 겪는 다다미 방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큰어른의 안배에 따라 홍상식이 안내를 맡았지만 현지를 익힐 필요가 있다.
"누가 그래요.."
"자세히 안 본 모양이군."
"그런게 있어요?"
큰어른이 전송해 준 서류에는 온갖 정보가 망라돼 있다.
"국모 시해사건은 알겠지.."
"명성황후?"
"낭인들 칼에 무참하게 돌아 가셨다고 배웠어, 그 낭인과 같은 시대는 아니겠지만.."
"기막힌 일이죠, 낭인이면 야쿠자란 말인데.. 한나라의 국모를 그런 깡패들을 동원시켜
도륙을 했으니.."
"가까운 이웃됐으면 하는데.. 허황된 꿈일런지도 몰라.."
"일왕에게 사과하라고 했다고 난리치는거 보세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수상이란 인간이.. 카메라 들아대고 물어보고 싶어."
"뭘 물어요.."
"너네 국모가 똑같은 일을 당한다면 어쩌겠냐구, 일본의 어린 여학생들이 위안부로 
끌려 가도 되겠냐구.."
"당장 전쟁하자고 덤비겠죠."
"그걸 아는 인간이 합의금으로 크나 큰 죄를 덮으려 하니.."
"진심없는 인간이랑은 친하면 안돼요."
"배고파, 밥 먹으러 가자구.."
"아침술이 땡기네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릇 사람이라 함은 상대의 아픔도 헤아려야 한다.
넘어지고 깨져 피를 철철 흘리는데 강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겉으로는 과거를 청산하자며 눈웃음 살살 치면서, 속으로는 천민 대하듯 우습게 여기려 
든다.

"여깁니다."
"별장처럼 보이네."
노무라의 일거수일투족까지 하루의 동선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노무라의 동선을 체크하는 중이다.
도쿄 외곽에 있는 고급 주택지로 비밀 요정이 있어 노무라의 출입이 잦단다.
"CCTV는 피해야 돼."
"기본이죠."
"저쪽으로 가 보세."
"자동차 전용도로같네요."
큰 강을 따라 넓직한 강변도로가 지나는 곳이다.
일본이 부러운 것 중 하나가 외진 곳이지만 마치 정원식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져 
있다.
"궁금한게 있는데.."
"얘기하세요."
"그 놈 재산 가져 간다며.."
"네."
"무슨 방법으로.."
"모르셨겠네요, 그 놈 부인이 제일교포입니다.. 집에서도 못되게 군 모양이구요, 그 
놈 죽으면 한국에서 살겠답니다."
"부인도 우리랑 한편이야?"
"그건 아닙니다, 부인 친구가 그랬답니다."
"환수한다며.."
"그 재산이 한국으로 들어 오면 환수된거나 다름없다고 했어요.."
"..어르신이?"
"진작 말씀드릴걸.."
"가자구.."
"어딜요.."
"배고파."
"ㅋ~보스 은근 많이 드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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