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17

바라쿠다 2019. 2. 12. 19:45
"딸아이가 이쁘네요."
"봤어?"
"당연하죠, 보스 혈육인데.."
최집사와 인천공항에서 조우를 해 일본으로 가는 길이다.
"나에 대해 많이 아네, 갑자기 창피한데.."
"자부심가지세요, 세상에 나쁜 놈이 수두룩하구만.."
애국회의 후계자로 거론될때부터 속속들이 파헤쳐졌지 싶다.
그 임무를 수행한 최집사가 가장 많은 근황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남자로서 떳떳한 인생은 아니지.."
"이제부터 펼치세요."
"뉴스 봤나?"
"뉴스?"
"국회의장이 쓴소리를 했던데.."
"..어떤.."
"일왕더러 위안부 할머니께 사죄하라고.."
"후후..제법이네요, 일본 눈치나 보는 정치판에서.."
"외무상인가 하는 친구가 바로 기자회견을 하더만, 입조심하라구.."
"골수주의 일당입니다 그 외무상.."
"골수주의?"
"제가 만든 말이죠, 우익들 일부가 똘똘뭉쳐 폄한 시위나 하는 부류들.."
"경계대상이란 소리네.."
"노무라도 그 소속이죠."
"노무라는 어떤 인물이야?"
애국회의 제거 대상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적대감이 생기길 원하는 인수다.
젊은시절 숱한 싸움판에 끼여 들었지만 누굴 죽여 본 적은 없다.
주먹자랑과 사람의 생명을 끊는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거창하게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한다지만 일제치하의 독립투사는 아닌 까닭이다.
"표면적으로는 무기상입니다, 자위대하고 깊은 관계가 있구요.."
"실력자네, 꼭 제거해야 하나.."
"독하게 맘 먹어야 해요."
"..독하게라.."
최집사도 내면의 망설임을 간파한 듯 다그치는 눈치다.
~잠시후면 나리타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손님들께서는 안전벨트를..~

"반갑스므니다.."
"실례할께요."
최집사가 배석을 하고 일본에서 애국회를 도와주는 홍상식을 만나는 중이다.
도쿄의 중심가 뒷골목 긴자의 한 유흥주점이다.
늦은 오후 하나둘 형형색색의 네온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 지나가는 취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끄는 곳이라 한다.
"노무라 근황은 어때.."
"또까스므니다, 매이리매이리.."
교포 3세여서 그런지 발음 역시 쪽바리답다.
최집사의 얘기로는 제법 이름깨나 있는 조직의 일원이란다.
"수고많았네, 술이나 마시게 해 주게.."
"하이~"
"가시죠.."

어느덧 어스름 저녁이 깊어 져 휘황찬란한 조명이 춤을 춘다.
홍상식이 그럴듯한 고기집으로 안내를 해 주고 둘만 남았다.
"이거 보시죠."
"뭐야 이게.."
"자세히 훓어 보세요."
최집사가 내민 핸폰에 여러장의 서류를 찍은 사진이 있다.
하나하나 확대 된 서류에는 놀라운 사실들이 기록돼 있다.
"노무라 이력이네.."
"큰어른께서 보낸겁니다."
"내가 미덥지 않다는 얘기군.."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전범의 후예구만.." 
제거 대상인 노무라에 대한 적개심이 없어 보였는가 보다.
해서 큰어른께 보고를 했을것이고, 제거돼야 하는 당위성이 적힌 사진이 전송돼 온 
것이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아니면?"
"노무라의 집안 재산은 당시 조선에서 수탈해 간 것이랍니다."
"..그래서?"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답니다."
"..그게 가능해? 부동산처럼 가지고 갈수 없는것도 있을텐데.."
"10여년에 걸쳐 준비했답니다."
해방이 된지 무려 74년이나 지난 시점이다.
일본의 속국으로 전락된건 그보다 36년 뒤로 거슬러 가야 한다.
국가와 국가간 원수가 되도 하등 이상할게 없다.
하지만 새상이 변했고, 과거에만 얽매어 사는것도 어리석은 일이지 싶다.
역사책에서나 배운 일제시대의 아픔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가해자쪽이 아닌 피해자측에서 과거를 묻고자 한다.
하지만 일본은 전혀 뉘우침이 없고, 오히려 한국이 외교적인 실례를 한다며 종주먹을 
들이 댄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지만, 쉽게 친해질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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