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18

바라쿠다 2019. 2. 13. 08:34
"술이 쓰네.."
"나도 그래요."
보스의 말마따나 맛있던 술맛이 쓰기만 한 최철한이다.
천성이 매몰차지 못해 오천년 역사에 남의 나라를 침범한 예는 손가락으로 꼽아야 
할만큼 극히 드문 나라에서 태어 났다.
수없는 침략과 억압을 견뎌 온 대한민국의 현실은 둘로 갈라져 있다.
사고가 생기기 전인 유치원때부터 약한 친구를 괴롭히면 안된다고 배워 왔다.
성인이 되어 느낀게지만 아직도 힘있는 국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 곳 일본까지 와서 내키지 않는 단죄를 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무겁다.
그런 생각이 드는건 보스도 마찬가지일게다.
"나쁜새끼.."
".........."
"미안하단 말이 그렇게 힘들어?"
"일본애들이요?"
"다 그러기야 하겠어?"
".........."
"최집사.."
"..네.."
"맞은 놈이 발 뻗고 잔다던데 그 속담 틀리지 싶어.."
"후후.."
"때려놓고 모른척 쌩가도 되는 세상이야.."
"힘없어 그렇죠 뭐.."
"난 말이지, 나보다 약한 애들 때린적 없는 놈이야.."
"후후.."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러면 안되자너.."
"안되죠, 비열한 짓은.."
"맘 먹었어, 죄의식 느낄 필요 없다구.."
"..그럽시다, 우리가 총대맵시다.."
술의 힘을 빌려서인지 하나만 바라보는 용기가 생기지 싶다.
우리에게 맡겨 진 사명이라면 어떠한 질책도 감수하리라 다짐해 본다.

"한국분이세요?"
"..아가씨도.."
"ㅋ~네.."
볼일 끝낸 홍상식이 합류해 2차를 가기로 했다.
며칠간은 이 곳 긴자에 머물러야 하고, 오늘은 첫날이니만큼 최집사와 회포나 풀 
생각에서다.
일본으로 돈벌러 온 한국의 아가씨들이 꽤 있다고 했으나, 타국까지 와 우리나라의 
여자들과 술 마신다는게 서로간 뻘줌하지 싶어 다른 가게로 온 터이다.
"도둑질도 못하겠네.."
"후후..그러게요."
"다른 아가씨로 바꿔 드릴께요."
"아냐, 걍 앉아요."
아가씨가 어색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일어 서려는걸 만류하는 인수다.
여흥씩이나 즐기려고 찾은 속셈은 아니기에 굳이 교체까지 할 일은 아니다.
"무슨 일 하세요?"
"장사꾼이야.."
술이 몇순배 돌자 일어가 자유로운 최집사와 홍상식은 각자 파트너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여자를 밝히는 최집사가 아니기에 긴장 완화 차원에서 다행이지 싶다.
확실히 이성과의 대화는 경직된 사고를 느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가 보다.
곧 치뤄야 할 일에 대한 긴장이 어느틈에 사라졌는지 평온하다.
"돈 많이 버시나 보다.."
"보따리 수준이야."
"부럽다, 장사나 했으면.."
"하면 되지."
"아는게 있어야죠, 공부나 열심히 할걸.."
"공부 나도 못했어,하하.."
본명이 선숙이라는 미치코는 27살이라고 했다.
서울에서라면 제법 인기가 많을 법한 미모를 가졌다.
돈을 벌기 위해 이 곳까지 온 것이 달가워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리 물질 만능 세상이라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국민 정서상 괜히 거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마디 해 주고 싶지만 개인의 사고까지 밤놔라 대추놔라라는 식은 위험한 충고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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