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13

바라쿠다 2019. 2. 4. 15:39
"비행기 처음이죠.."
"그런셈이지.."
최집사와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군시절 낙하산 타느라 몇번 군용기를 경험했고; 십수년전 신혼여행가느라 타 본게 전부다.
"탈 일이 간혹 생길겁니다."
"익숙해지겠네.."
"외국에도 동지들이 있어요, 러시아쪽 지부장이 마중 나올겝니다."
"어떤 인물이야 이바로비치.."
"잘나가는 조직 우두머리죠, 외면상으론 사업가인척 하지만.."
"우리와 연관성은.."
"아직은 별로 없어요, 위고르 요청땜에 가는겁니다.."
"그 지부장?"
"맞아요, 이바로비치와 인연을 맺고 싶은 모양입니다."
"내가 할일은.."
"표면상 거래처일뿐이에요, 중고차 수출.."
그래서 첫번째 사업체로 중고차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해외에 있는 지부장 역시 가급적이면 독립 유공자 자손이 대부분이라고 어르신의 귀뜸을 
받은 바 있다.
사업이라고 벌려 놓는 이유가 행동의 제약을 받지 않기 위함이고, 이윤 추구가 목적은
아니라고도 했다.
만의 하나 해외에서 도움을 받을 일도 생기지 싶어, 명목상 위장이 필요하다는 말씀도 있었다.

"이쁘세요 이사님.."
"웬걸 미스리도 만만치 않아.."
처음으로 출근이란걸 하게 된 민희다.
엊저녁 러시아에 간다는 준식이가 이 곳 광명시로 출근하라고 했다.
생소한 일이기야 하지만 10여년동안의 술집생활보다야 낫지 싶다.
사무실의 유일한 여직원 이혜영과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직원이래야 주로 사무실에 있는 박과장과 중고시장(자기네들은 필드란다)을 들락이는 직원
넷이 더 있을 뿐이다.
"이거 받으세요."
"..뭐야.."
"법인카드, 이사님 전용이에요."
"개인적인것도?"
"상관없어요."
점심식사가 나오기 전 미스리가 카드를 건넨다.
흔히 아는 조폭과는 달리 사무실까지 운영하는걸 보면 작은 조직은 아니지 싶다.
"중고차 팔면 많이 벌어?"
"수수료 얼마 안돼요, 돈 10만원 정도?"
"직원들 봉급주고 사무실 유지비도 있을텐데.."
"수출이 매리트가 커요."
"몇대씩이나.."
"대중없어요, 10대에서 많을땐 수백?"'
"어머~ 한꺼번에?"
"네 호호.. 서류 꾸미는것만 이틀걸려요.."
"바쁘겠다.."
"박과장님이 도와주니까.."
"혜영씨는 얼마나 됐어?"
"벌써 3년 다 돼가요."
"베테랑이네, 회사 생긴지도 오래 됐겠다."
"..모르셨어요?"
"..뭘?"
"이번에 인수하셨잖아요, 이사님도 그쪽에서 파견오신줄 알았는데.."

"춥긴 춥네."
"그럼요, 러시안데.."
블라디보스톡 공항으로 마중 온 위고르의 차를 타고 이바로비치에게 가는 길이다.
두시간째 달리는데 흰 눈에 덮힌 평원이 끝없이 펼쳐 진다.
우리나라가 작다고 여기진 않았지만 일개 대도시의 근교를 가는데도 두시간이나 넘게 걸린다.
"파티한다고.."
"생일파티라요, 힘 좀 쓴다는 조직수장이 다 옵네다."
"지역 사령관이군.."
"맞습네다, 블라디보스톡 밤대통령쯤 여기시라요.."
다부져 보이는 위고르는 조선족 3세라 한다.
짧은 머리에 강인한 인상이지만 동족이라 그런지 낯설지 않다.
"내가 도울 일은.."
"그냥 계시면 됩네다, 큰 거래인만큼 이바로비치가 반겨 맞을겝니다."
"저긴가 보군.."
"맞습네다."
"허~ 웅장하네요, 웬만한 성 못지 않아요.."
"크긴 크네.."
별장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유럽식 건물이다.
그 건물을 빙 둘러 철책이 감싸고 있어 위압감마저 든다.
"내립세다."
"어깨펴세요."
"그러자구.."
처음 대할 러시아인에게 까닭모를 호승심이 인다.
큰 규모의 대 저택이라 해서 주눅든다면 자존심에 상처 입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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