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11

바라쿠다 2019. 1. 3. 10:02
"격조했습니다 장로님.."
"살 좀 찌셔야겠어요 어르신.."
선대 어르신을 맡아 날 후계자로 내정한 이영후장로와 점심식사중인 최태식이다.
"말씀 낮추세요.."
"그럴수야 없죠, 우리 애국회의 주군이신데.."
올해 나이가 여든쯤 됐을텐데 아직도 흐트러짐이 없다.
동족상잔의 비극 6.25가 휴전으로 일단락된 후 3대 어르신을 맡았다 한다.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도처에서 일어 나 어수선했고, 최초의 내각제인 
장면 정부에 이어 박정희대통령과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정권, 김영삼, 김대중의 문민정부까지 
겪으며 애국회를 이끌어 왔다.
"새 후계자는 어때요.."
"두고 봐야죠, 수습기간이 아직 남았으니.."
"통과해야 어르신도 편히 쉴텐데.."
"잘되길 바래야죠."
무려 5년 가까이 김인수의 자질을 지켜보며 기다린 세월이다.
숨어 사는것과 다름없는 수많은 애국회 동지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막중한 자리다.
수습기간중 탈락되면 아쉽지만 제거되어야 한다.
4대 애국회를 맡게 된 뒤로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문제인 현 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아 국민들을 이끌어 왔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험요소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전면에 나서 애국하는 정치 지도자와 달리, 우리 애국회의 특성상 음지에서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
"노무라를 제거하기로 했다던데.."
"김인수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우선은 러시아의 일이 급해서.."
일본 군국주의의 산물인 일천회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조선인이라면 무조건 싫어하는 자로 온갖 혐한 시위를 조종하기까지 한다.
"시험무대가 되겠군.."
"맞습니다, 제대로 해 낼지.."
희망을 갖는게 나쁠리는 없지만 요즘의 국제정세는 만만치가 않다.
겉으로야 국가간 평화를 추구한다지만, 자국의 손해를 감수코자 하는 지도자는 없다.

"여권부터 챙기세요."
"드디어 러시아를 가는구만.."
"이번엔 저와 같이 갑니다, 유마담과는 다음으로 미루세요.."
"그럽시다, 일이 먼저겠지.."
오늘부터는 작은 어른인 김인수의 전속을 명받은 최철한이다.
아무래도 애국회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수밖에 없는 새로운 어르신 후보를 보좌하는게 
우선시돼야 한다는 장로회의 결정에 따라서다.
"출발하기전까지 해야 할 스케줄입니다, 한번 보시죠.."
"..쉴틈이 없겠네.."
요즘 들어 쓸 일이 없는 필기도구까지 챙겨 직접 자필로 스케줄표를 작성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애국회를 이끌어 나갈 김인수가 그 대업을 빈틈없이 
소화시키는게 자신의 책임이라는 사명때문이다.
"그럴겁니다 앞으로는.."
"..슬슬 실감이 나.."
어르신이 후계자를 정하고 장로회에서 추인을 해 결정난게지만, 과연 김인수에게 그만한 
자질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애국회에 몸담은 뒤 사내라면 한목숨 바쳐 해 볼만한 일이라 여겨 지금까지 왔다.
비록 상전이긴 하지만 그만한 자격이 생기기 전까지는 배워 나가는 학생이나 다를바 없다.
모쪼록 선대 어르신들의 안목이 맞아 떨어지기 바래 본다.
"광명시에 사무실 얻어 놨습니다."
"사무실?"
"중고차 사업을 할겁니다, 당분간 그리로 출근하세요.."
"중고차라.."
"별거 아닙니다, 보이기 위한 사업체라.."
러시아 조직과 연계되는 사업을 구상하다 보니 중고차 수출이 무난하지 싶어서다.
대외적으로 외국에서 명함을 내밀때도 연관성이 있을게다.

"반대하시면 데려갈래요."
"우리한테 졸라야 소용없어, 애아빠가 허락해야지.."
10여년 가까이 떨어 져 살던 딸아이를 먼발치에서 본 뒤로 잠 못 이뤘던 미숙이다.
아삼삼 눈에 밟혀 지워지지 않기에 예전 시댁에 찾아왔다.
"만나고 갈께요."
"우리한테 그러지 말고 민아아빠한테 얘기하라니까.."
핏덩이를 시댁에 두고 떠난건 자신의 잘못이지만, 원인은 민아아빠 때문이다.
한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외면했다.
생활비가 없어 분유조차 맘대로 살 형편이 못되는데도 밖으로만 맴돌았다.
몇번이나 대책을 졸랐지만 소귀에 경읽기로 무신경하는게 그 사람의 대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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