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61

바라쿠다 2018. 12. 24. 04:06
"회의하자~"
"미스리 커피~"
"신입~"
"스케줄표 가져 와.."
"네 과장님.."
적은 인원일때는 티타임이라 했지만 새로이 충원된 직원이 12이 늘었다.
부서를 따로이 나눠 연희가 총괄을 맡아 과장으로 승진했고 순호가 운송팀장이 됐다.
티타임때마다 커피 담당이던 미스리 밑으로 신입 여사원이 들어왔다.
요즘 한창 날리는 배기태를 연결해 준 원로급 코미디언 고태산에게 단역배우실을 맡겨 
따로이 사무실을 내 줬다.
과거 코미디를 하던 동료들을 모아 작은 행사에 불려 다니고, 봉사단체를 만들어 예능기부를
하느라 바쁘게 산다.
연예인 지망생과 직원이 늘다 보니 장소가 협소해 오피스텔 한층을 더 얻어 나란히 세개층을
쓰고 있다.
"오디션 몇시야.."
"10시 시작합니다."
"2시까지 끝내.."
"그럴려구요."
어쩌다 보니 결혼식을 저녁 7시에 하기로 했다.
오늘이 그날인지라 직원들 모두 스케줄 마무리에 동분서주한다.
"심사위원 펑크내지 마.."
"체크했어요."
요즘 아이돌이 대세인지라 신청받은 꿈나무들의 오디션이 있다.
심사위원이래야 그나마 줏가를 올리는 가수 이연우와 연예기자 황철호, 방송국PD 둘이 
오기로 했다.
연희와 순호가 있어 많은 도움은 되지만 늘어나는 업무가 많아 경력있는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축하해 김이사.. 아참~ 대표님됐지,호호"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엄미리가 이서영을 비롯한 여배우들과 하나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다.
간단하게나마 연회장에서 부페를 곁들인 예식을 치뤘고 미경이와 하객들에게 인사를 
다니는 중이다.
"신부님 이뻐요.."
"고맙습니다."
신부 화장을 방송국에서 잘나가는 코디가 해서인지 제법 눈부시다.
헝클어 진 사자머리가 미경이처럼 어울리는 여자도 흔치 않을게다.
오늘의 주인공인 신부가 조신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어머니가 
합격점을 줬으니 개의치 않을 작정이다.
"축하해요 김대표.."
"오셨네요."
"아들부터 만들어요 제수씨,ㅋ~"
방송국 실세 이국장과 연예기자 황철호가 합석을 했다.
"이 자식이.."
"호호.. 노력할께요."
"이 사람이.."
"하하하.."
"푸하하.."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는 미경이의 능글에 모두 배를 잡는다.
가끔이지만 여자의 변신은 예측을 불허한다.
항시 주눅 든 여자같아 안쓰럽게 보이곤 했다.
이제야 내 여자의 자격을 갖췄지 싶어 흐뭇하다.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홧팅~"
"고맙다,후후.."
배기태가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자리를 빛내고 있다.
그들뿐 아니고 방송국 관계자와 타 기획사 직원, 친지까지 하객수가 500명에 달한다.

"신혼여행 못가 미안해.."
"시간날때 가지 뭐.."
"나도 따라가야지 ㅋ~"
피로연을 곁들인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왔다.
회사일이 바빠 신혼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미경이도 당연시 여기기에 부담은 적다.
"그러자, 유정이도 같이 가자."
"안돼~"
"왜?"
"이 년이.. 신랑하고 둘이서만 갈거야.."
"피~ 나뻣어, 나 잘래.."
엄마와 티격대던 유정이가 삐진듯 제 방으로 들어 간다.
"데려가지 그래.."
"싫어, 오붓한게 좋아.."
"사람도 참.."
"나도 졸려, 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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