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59

바라쿠다 2018. 12. 17. 18:58
"일 없어?"
"괜찮아, 바쁜일 생기면 연락올거야.."
홍성삼과의 악연이 일단락되고, 희정이도 많이 밝아졌다.
교도소에 있는 희서형님을 만나러 가는중이다.
처음엔 희정이와 시작되는 인연으로 원치않은 만남이었으나, 오늘은 내가 먼저 앞장 서
면회를 주선했다.
지금으로서는 희정이의 전남편이라기보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인생선배처럼 여겨진다.
각자의 인생은 스스로 사는게지만, 교도소에서 평생을 썩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끔은
그 사람을 떠 올리는 것도, 편안한 삶을 사는 사람의 도리란 생각이 들어서다.
"뭐하러 와, 회사일도 바쁠텐데.."
"저야 오기 싫었죠, 유정엄마가 얼마나 들볶는지.."
"..이 사람이.."
"고마우이.. 유정엄마가 자네를 만만하게 대하게끔 해 줘서.."
"편해 보이시네요.."
"배부르고 등따순데 걱정이 있어야지.."
"홍성삼이 조용히 살겠답니다, 교도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이미 연락받았어.."
"참 그러시지, 먼저 가 볼께요.. 얘기나 나누세요."
"아냐 같이 가, 봤겠지만 저 친구 저런 사람이야.. 사랑받고 살아.."
자리를 피해 줄 요량으로 진심으로 권했는데, 희서형님 스스로 등을 보인다.
결국 희정이는 첫남편에게 한마디 말도 못하고 면회실을 나와야 했다. 
"다음엔 유정이와 같이 와, 하고 싶은 말도 하고.."
".........."

"정피디가 웬일로.."
"술고파서요,후후.."
"그럼 마셔야지, 나가자구.."
방송국 정피디가 연락도 없이 사무실로 들이 닥쳤다.
처음 방송국을 기웃거릴때와 달리, 이제는 3사 방송국의 계보쯤은 눈감고도 그릴 정도다.
혼자의 힘이 아니라 사무실 식구들이 보조를 맞춘바 크다고 생각한다.
방울소리 나게 뛰어봐야 내조없이는 불가능했을게다.
회사 대표인 남선배와 의논해서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막연히 심부름만 하던 과거와 달리 그네들의 의견에 따라 스케줄 짜집기도 한다.
연희를 스케줄팀장으로 승진시키고, 동생 순호 역시 행사담당 과장이 됐다.
작은 행사 정도는 그들의 지휘를 받게끔 했다.
그랬기에 개인적으로 쓸수 있는 시간마저 늘었다.
"뭐 먹을까.."
"소주만 있음 돼요,후후.."
"저기 참치집으로 가자구.."
"로리자매 보고 싶은데.."
"..부르지 뭐.."
방송국 피디중에 제일 열심히 일한다고 소문으로 들었다.
로리자매는 그 사건 뒤 이제서야 겨우 추스리고 일어나 본래의 활달함을 찾은 시점이다.
또 다시 술시중이나 하게끔 만들지 않겠노라 결심도 했다.
"우리 와따.."
"안냐세여.."
"이리 앉아.."
정피디와 술이 두어순배 돌았을때 로리자매가 들어선다.
"언제 봐도 이쁘네, 누가 로리인지 구분이 안돼."
"나 언니 로리.."
"헷갈려,후후.."
"술 마실래?"
"조타~ 쏘주.."
"로리자매 나랑 방송하자.."
"콜~ 호호.."
"방송이라니.. 무슨.."
"이번에 개편한 프로 맡았어요, 거기에 로리자매가 어울리지 싶어서.."
"이 사람이.. 진작 얘기했어야지.."
"설마 로리자매랑 어쩌구저쩌구 할줄 아셨구나, 나 그런 취미없어요.."
"그럼 그렇지, 정피디야 내가 믿지 믿어.후후.. 고마워 정피디.."
이제나 저제나 항시 로리자매를 생각하면 가슴속에 돌덩어리를 품고 사는 기분이었다.
머나 먼 타국에서 못된 꼴을 당한게 내 책임같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이제사 그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 놓을수 있다는 생각에 술잔이 자꾸 비워진다.
"사실 국장님이 쏘스를 줬어요, 이사님한테 빚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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