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82

바라쿠다 2018. 12. 20. 13:43
~누나 뭐해~
쌍둥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보고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쉽사리 답장보내기가 망설여진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쾌감의 극치였다.
쌍둥이로 인해 평생 잊혀지지 않는 쾌락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다.
그것이 바로 어젯밤의 일이다.
마음은 귀여운 애인들에게 가 있지만, 몸은 그걸 거부하고 있다.
당시는 몰랐지만 똥꼬가 찢어져 병원까지 다녀왔다. 
차마 의사에게 보이기 민망스러워 고심을 했지만, 계속되는 통증때문에 참을수가 
없었다.
행위에 열중해 쌍둥이의 사랑을 느끼기에만 여념이 없었기로 이런 아픔이 있으리라
예상치 못했다.
쓰지 않던 연한 살을 학대했다는 의사의 진단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다시는 우매한 짓을 되풀이 않겠다는 결심까지 했으나, 어젯밤의 쾌락은 끊을수 
없는 마약처럼 자꾸 손짓하는듯 하다.
그까짓 통증이 쾌락의 기쁨을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의 결심이 무용지물이 될까 
초조하다.
(뒤에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해야지..)
~샤워했어~
~ㅋ~잘됐다~
~뭐가~
~철이가 거기 마시고 싶대~
~만나서 얘기해~

"여기야?"
"응."
"너랑 나랑 하기엔 너무 커.."
희정이,인아까지 셋이서 사당동 가게를 시찰하는 중이다.
어차피 그녀들 둘이 꾸려나갈 것이기에 한번쯤은 견식을 해야 한다.
10여평 남짓 되는 가게에서 둘이 지지고 볶았지만, 이 곳은 족히 100평에 가깝다.
"사람 더 써야지.."
"장사 안되면.."
"또 그 소리.. 너무 재는것도 병이다.."
한번 칼을 뽑았으면 두부라도 썰어야 하는 법이다.
어떤 일에 마주치면 유난히 겁을 내는 여자가 희정이다.
반면 그녀의 친구인 인아는 당돌하리만치 용감하다.
며칠전 최사장과의 사건도 인아가 원인제공 했을게다.
그나저나 인아의 딸 지연이는 호되게 죄값을 치루는 중인데, 이제 그만 꺼내줘야 
하는건지 고민스럽다.

"그동안 수고했어.."
"ㅋ~ 그래서 사는거야?"
"멋쟁이라니까,호호.."
새로이 가게 오픈하기까지 일주일정도 여유가 있다.
겸사겸사 인아까지 데리고 고기파티나 할 요량이다.
"골고루시켜, 덕분에 목에 때 좀 벗기게.."
"이 년이..  국진씨가 봉이냐.." 
"봉? 그거 좋네, 희정이 봉으로 사는것도 괜찮겠다,후휴.."
"ㅋ~ 국진씨 별명으로 딱이다, 김봉..  부르기 쉽고 어감좋고,호호.."
"이 년이 좋긴, 나만 나쁜여자 되는거자너.."
"나쁜여자 맞어, 같이 살자는데 콧방귀도 안뀌자너.."
"환상의 커플이다, 봉과 나쁜년.ㅋ~"
허심탄회하개 웃는건 돈 싸짊어 지고도 못 먹는 보약이다.
쓸데없이 욕심만 부리는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많기 마련이다.
반면 편한 마음자세는 만병을 물리치는데 도움이 된다.
"내일 집보러 가자.."
"집? 무슨 집.."
"동훈이 데리고 살래?  곧 출산인데.."
"어머~ 집 사주게?  희정이 조큿다.."
"..집이 한두푼인가.."
"구로동에 오피스텔 많어, 마침 좋은게 나왔다더러.."
"이긍~ 봉씨가 세심도 하다, 부러워라.."
".........."
"동훈이 장모자리가 혼자 산다며.. 만나 봐, 결혼식은 못하지만 의논할건 해야지.."
아비가 일찍 유명을 달리 했으니 동훈이가 가장노릇을 해야 한다.
다행히도 제 복은 풍족하게 가지고 태어 난 사주다.
"이 여자가 왜 대답이 없어.."
"..알았어.."
~까툭~
"일어나, 갈데가 있어.."
"..어디.."
"나도?"
"인아씨도 같이 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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