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3

바라쿠다 2018. 12. 18. 04:26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다.."
"어머~"
최집사가 가르쳐 준 대림동 노래방이다.
미숙이를 만나기 위해 두번씩이나 도우미를 퇴짜놨다.
"술이나 한잔하자.."
".........."
"끌고가지 않을거니까 겁 먹지마, 잠깐 얘기나 해.."
근 10여년만에 보는 민아 엄마의 모습은 간데없고, 추운날이건만 짧은 스커트를 입은 
탓에 허벅지까지 드러 내 놨다.
눈두덩은 시퍼렇게 색칠을 했고 입술엔 시뻘건 루즈까지 발랐다.
"500 두개랑 마른안주요.."
노래방에서 얘기 나누기도 뭐해서 근처 호프집으로 왔다.
"힘들진 않냐.."
".........."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이 측은하다.
한때는 서로에게 끌려 민아까지 낳고 살을 부빈 사이다.
뚜렷하게 잘해 준 기억조차 없기에 미안한 맘도 있다.
"그냥 온거야, 겁먹지 말라니까.."
"..민아는..
"이름은 기억하네.. 5학년이야, 너 닮아 이뻐.."
".........."
~까툭~
~거처 정했어요?~
유마담의 카톡이다.
"보태 써.."
노래방 도우미생활을 한다길래 도움이 될까 싶어 천만원을 인출했다.
이제는 남남이지만 어찌됐든 핏줄을 낳아 준 여자다.
누구말대로 큰돈은 아니지만 필요할까 싶어서다.
".........."
"이왕이면 웃고 살아, 간다.."
".........."

"..일찍 끝났나 봐요.."
"일 나가기 싫더라구요,호호.."
또 다시 유마담의 아파트를 찾게 된 인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편한 차림이다.
한껏 멋을 내고 도우미노릇을 하는 미숙이를 만났기 때문일까, 꾸미지 않은 유마담이 
훨씬 여자답다.
"그 일도 쉽지 않은 모양이네.."
"인생에 쉬운게 있겠어요.."
"젊은 사람이 철학씩이나.."
"나 안젊어요.."
"몇인데.."
"몇살로 보여요?"
"..글쎄.. 기껏해야 30초반?
"ㅋ~ 35..
"진짜?"
"두살차이에요, 작은어른이랑.."
립써비스가 아니라 이쁘기도 하지만 풋풋해 보이기에 다섯살 정도 어려 보인다.
이쁜 여자를  선호하는 이유가 단순하지만은 않다.
쳐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까닭에 쉽사리 포기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남자를 상대해야만 하는 두여자의 차이점도 확연히 다르다.
노래방이야 아무래도 즉흥적인 만남인지라 두텁고 찐한 화장으로 포장을 해야겠지만,
고급스러운 술집에 종사해서인지 일반인들과 별차이가 없다.
오히려 잔잔하게 돋보이게 하는 기술이 숨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뻐서 그런가.."
"ㅋ~ 아첨은.."
"진짠데, 어리게 봤어요.."
"술이나 사 줘요, 쉬려니까 심심하네.."
"그럽시다, 나도 맹숭맹숭한데.."
"기다려요, 옷입고 나올께.."
"그냥 가요, 나쁘지 않은데.."
"..그럴까.."
일부러 꾸미는 것보다 수수한 차림이 보기에 더 좋을때도 있다.
무릎나온 츄리닝에 구겨 진 쉐타, 막 입었을 법한 이미테이션 무스탕을 걸친다.
아무리 이쁘게 꾸민다 한들 유마담과 견줄 여자는 흔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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