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건달

마지막 건달 6

바라쿠다 2018. 12. 20. 06:35
"짐작이 맞군요.."
"다행이네, 머리가 나쁘지 않아서.."
날 스카웃했다는 어른과 독대를 했다.
커피숍이나 식당이 아닌 남산 식물원이다.
어젯밤은 날 실험하기 위해 꾸민 일이다.
"이유가 뭔가요.."
"여기서 만나자고 한 이유부터 묻게.."
".........."
"보안 때문일세.."
"..보안?"
"자네와 만나는걸 숨기고 싶어서지.."
"숨기다뇨.."
"그건 나중에 얘기하세.. 먼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자넨 내 후계자야.."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여러 후보자중에 자넬 휴계자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충성심 때문일세.."
"..충성심이라 하심은.."
"해병대출신은 남달리 충성심이 쎈 편이야, 겪어봐서 알아.."
"..어르신도.."
"381기야."
"..선배.."
모름지기 군인에게 고취시키는 가장 큰 덕목은 충성심일게다.
타 군 역시 그러하겠지만 해병대의 그런 의식은 유별나게 강한 편이다.
그 이유야 알길 없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머리속에 뚜렷이 각인된다.
"됐네, 긴장풀게.. 우리 조직은 일제시대에 태어났어.."
".........."
"70년전 됐겠구만.. 일본이 망하면서 독립된지가, 우리나라가 망한 이유가 있어.."
".........."
"구한말 조선은 격동기를 치뤘어, 표면상으로는 수구파와 개화파가 대립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더 복잡했어, 지도층인 대신들이 서로가 물고 뜯으면서 나라꼴이 엉망이 됐고 당시 야심에 찬 
일본에게 나라를 통째로 갖다 바치다시피 된게지..  36년이나 모든 백성이 치욕스런 삶을 살았지만 
다행스럽게 해방이 된게야..  우리의 힘이 아닌 외세의 도움이지만..  뜻있는 애국지사들이 뭉쳤네, 
다시는 나라잃는 설움을 겪지 말자고.."
".........."
"그래서 우리 조직이 태어났네.. 초대 어른이 김구 선생일세, 안타깝게 시해당하셨지..  깨달은 바 
있어 지하에 숨기로 했지, 그때만 해도 좌익과 우익 뿐이었어.. 자기편과 색깔이 틀리다고 죽이고
죽는 일이 허다했구.."
".........."
지금도 마찬가지야..  보수와 진보로 갈라 져, 자기만 옳다는 식이지.. 우리 조직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네, 오직 국민의 안녕에만 개입할 뿐이야.."
"보이지않는 애국이겠네요.."
"정답이야, 나라가 어느 방향으로 가던 잘잘못을 판결하는건 위험천만한 일이야..  과거처럼 반공을 
부르짖는 세상은 존재할수 없어, 옛날처럼 국민의 눈을 가릴수 있는 세상이 아닐세.. 그만큼 눈과 귀가
무서운 시대가 된게지.."
".........."
"그런데도 국민을 우롱하려는 지도자들이 있지,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모든 국민이 불행해 지는거야..
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의 안녕을 방해하려는 외세가 있네, 그들에게서 우리 국민을 지켜내야
하는게 우리 조직의 사명일세.. 이해되겠나?"
"..이해야 하지만.."
"곧 피부에 와 닿을거야, 보안에 대해 말해줌게.."
".........."
"이 곳으로 오면서 여러번 방향을 바꿨네, 혹시 모르는 미행을 따 돌리려고.."
"..미행?"
"요즘 그런 기미를 자주 느껴.."
"무엇때문에 어르신을.."
"우리처럼 국민의 앞길을 염려하는 조직이 있다면, 그걸 방해하는 세력도 있는 법일세, 자네도 예외가 아냐..
움직이는 동선을 조심하게, 핸폰도 바꾸는게 좋을거야.."
"핸폰까지.."
막연하던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풀리면서 해야 할 일이 보이는듯 하다.
"우리 조직은 자네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방대하다네, 그 힘으로 불가능한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지.. 하지만
드러내 놓고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있을수밖에 없어,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면 곧 바로 약점으로 변해 힘도 못쓰고
궤멸할수도 있네, 자네가 나서서 그런걸 미연에 방지해야 조직원들을 보호할수 있음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자주 만나고 싶지만 자제하겠네, 모든 일은 최집사를 통해 하도록 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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