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78

바라쿠다 2018. 12. 14. 07:25
"혼자 온거야?"
"혼자라 서운해요?"
쌍둥이가 배고프다며 폰이 왔기에 일식집에서 만났다.
꽤나 짜릿한 밤을 보냈기에 쌍둥이의 연락이 내심 반가웠다.
당연히 두녀석이 나올줄 알았는데 한놈뿐이다.
"의외라서.. 당연히 같이 있을줄 알았지.."
"걍 누나보고 싶어서.."
"어쨋든 반가워.."
약간 의아스럽긴 하지만, 그러려니 녀석을 찬찬히 본다.
첫느낌대로 남자로선 약간 작은 키에 귀여운 용모를 지녔다.
 "우리 건배해요."
"낮술은 안좋아, 조금만 마셔.."
일식집의 작은 방이라 남의 시선이 없어 좋다.
"누가 더 마음에 들어 누나는.."
"..응? 똑같지 뭐."
구별조차 안되는 쌍둥이인지라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
~띠리링~
~네~
~누나 뭐해~
~누구?~
~나 철수~
~같이 있는데~
~치사한 놈~
"웃긴다 얘, 쌍둥이끼리.."
"..철수에요?"
"네가 철이겠구나,호호.."
똑같이 생겼으니 성향 역시 그러하리라 여겼다.

"어서 와.."
"치사한 놈.."
"지겨운 놈.."
뒤늦게 합류한 철수가 철이 옆에 앉는다.
만나자마자 묘한 기류가 형성된다.
"쌍둥이도 시샘하는구나.."
"어릴때부터 그랬어요, 맛있는건 혼자 쳐 먹고.."
"넌 더 했어, 임마.."
아무리 살펴도 구분이 안되는 두녀석이 눈앞에 있다.
생김새며 목소리까지 닮아 서로는 거울을 보는것과 다름없을텐데 욕심은 그렇지 
아니한가 보다.
"그래서 몰래 누나 만나는구나.."
"그야 내 맘이지.."
"얘들아 그만 다퉈, 불편해.."
난생 처음 쓰리섬이란걸 경험한 연숙이다.
그 행위만으로 묘하게 말초신경이 자극됐더랬다.
생긴것 만큼이나 날 흥분시킨 물건의 질감 역시 다르지 아니하다.
양손에 하나씩 감싸 쥔 뿌듯한 기억마저 있다.
"러브샷하자 누나.."
"이 자식이 또.."
"자꾸 그러면 나 간다~"
두녀석 모두 내 눈에는 소중한 장난감이다.
모쪼록 다투지 않고 서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괜찮었어?"
"호호.. 그래 좋았다.."
한차례 질펀한 놀이가 끝난 뒤 양쪽에 누운 녀석들의 풀죽은 장난감이 손안에 있다.
뜨겁게 달궈 준 홍두깨가 마냥 사랑스러워 놓치기 싫은 까닭이다.
"누구꺼가 더 좋아?"
"너도 참.. 그런건 묻는게 아냐.."
도토리 키 재는 녀석들이 우습기도 하거니와 한편으론 천진스런 그 심리가 귀엽기도 하다.
"내가 더 잘하지?"
"점점.. 에구~ 샤워나 해야긋다."
그냥 즐기는 행위로 여기면 좋을텐데, 쓸데없는 경쟁심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ㅋ~씻어줄께.."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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