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생(殘生)

잔생 76

바라쿠다 2018. 12. 11. 14:13
~때로는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룬적도 많았지~
노래방에서 정애가 마이크를 쥐고 18번을 쥐어 짠다. 
원래 노래도 못하지만 마신 술 때문인지 자꾸 박자 이탈을 한다.
쌍동이 중 한놈은 정애곁에 붙어 탬버린을 흔들고, 구분이 안되는 또 한녀석은 부르스곡이 
아니건만 날 품고서 스텝을 밟는다.
(어쭈~ 요놈보시게..)
키가 작은 탓에 놈의 머리는 내 어깨에 묻혔는데, 아랫쪽에 딱딱한 물건이 느껴진다.
자신의 물건이니 분기탱천한 걸 모르지는 않을 터, 슬슬 사타구니 사이에서 유영을 한다.
오늘 만난 젊음이여서일까 굳이 거부할 이유는 찾기 싫다.
"와~ 짝.짝.짝.."
"누나 차례~ 박수~"
놈의 거시기를 느끼며 잔잔한 재미를 만끽하는 새 정애의 노래가 끝나고 그 마이크가 
내게 넘겨진다.
간주가 나와 타이밍을 기다리는데, 두 놈이 양쪽에서 허리를 감는다.
고개를 돌려보니 있어야 할 정애년이 보이질 않는다.
(오줌싸러 갔나..)
~수은등 꽃이 피며는~
개의치않고 몇소절 불렀지 싶은데, 오른쪽에 있는 놈이 내 손을 잡아 끌어서는 딱딱한 제 
물건으로 이끌어 꾹 누른다.
~그대와 단 둘이서.. 어머~
왼쪽에 있던 놈이 질세라 마이크를 뺏고는 나머지 손을 자신의 물건위에 가져가 누른다.
~당신은 변했구려.. 아잉~
두 손이 제압된지라 어찌할 엄두가 안나는데 한녀석의 손하나가 치마속을 파고든다.
~발길을 서성.. 메야~
양 손에 우뚝 선 심볼의 꿈틀거림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사타구니 속을 헤집는 손이 잠자고 
있던 애욕에 불을 지핀다.
뿌리칠수 없는 감정이기에, 몸이 시키는대로 고스란히 당할 뿐이다.
"누나 들어온다.."
퍼뜩 한녀석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면서 자유로운 몸이 되는 연숙이다.
화장실에 다니러 간 정애가 나타나자 아무일 없던것처럼 두녀석은 딴청을 부린다.
(요 녀석들 웃기네..)
"언니 나 취했나 봐.."
"늦었다, 집에 가자."

"괜찮겠어?"
"응, 아직.."
"먼저 타고 가.."
"갈께 언니.."
"누나 안뇽~"
술취한 정애를 먼저 택시에 태워 보내야 했다.
"택시잡어, 나도 가야지.."
"에이~ 조금 더 놀다가지.."
"그만 마시자구, 슬슬 취한다."
"취해? 쉬었다 가요.."
"..쉬다니.. 어디서.."
"조오기.."
한놈이 턱짓으로 가르키는 곳에 붉은색 네온의 모텔 간판이 보인다."
(요놈들 보게..)
"..그럴까.."
"ㅋ~샤워하면 술이 깰거야..'
일찍 집에 가 봐야 적적할 뿐이다.
영계 두마리가 들이대니 몸보신이라도 해야지 싶다.

"나중에 준다니까~"
"안돼, 오늘은 계산해야 돼.."
"헐~ 이럴거야, 너무 야박스럽네.."
"안된다니까.."
이제껏 먹은 음식값이 40만원에 가깝다.
하루 매상과 맞먹는 액수기에 모른척 지나칠수 없다.
참다 못해 이렇게라도 해야 우습게 여기지 않으리란 생각마저 했다.
"이여사 못쓰겠네, 우리 사이에.."
"난 그런거 몰라, 어여 계산해.."
"진짜 쪽팔리게 왜 이래, 쓰벌~"
"쪽팔리는건 아나보네, 쳐먹은건 내야지.."
"에이~ 말 싸가지없게 하네, 좋다고 할땐 껌벅죽더니.."
"그러게 말야, 쌍으로 즐기더니.."
그 동안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그냥 한 순간의 오락쯤으로 여기고 잊고자 했다.
이뻐해주는 국진이에게 들킬까 싶어 마음을 졸이며 지냈다.
외상술을 먹는 놈들이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있겠지 믿었다.
"근데, 이 인간들이.."
"이런~ 개새끼들.."
손님들이 있는 가게안에서 낯 뜨거운 일이 없었으면 빌었다.
"그깟 돈 몇푼된다고 지랄들이야.."
"손님이 봉이냐, 지년들이 맥주를 한박스나 쳐 마시고 바가지를 씌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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