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55

바라쿠다 2018. 12. 8. 21:04
"담배피죠?"
".........."
"하나 피웁시다."
"그러던지, 너희들도 한숨돌려.."
희서형님 일행이 오려면 30분가량 시간을 벌어야 한다.
마당에 세놈이 있으니 별장안에도 그러하지 싶다.
앞장 선 놈애게 담배를 건네고 불까지 당겨주자, 뒤쪽 무리 역시 자신들의 담배를 
꺼내 문다.
"이유나 압시다, 뭘 요구하는겐지.."
"직접 듣는게 좋아.."
내뿜는 담배연기가 허공으로 올라 이내 바람에 흩어진다.
옅은 바람에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는 연기가 내 신세인양 덧없다.
"존경하는 건달이 한분 계셔, 동생들 죄를 감싸 주더군.. 홍성삼이는 재목이 아니지 
싶은데.."
"허~ 훈계까지.."
"형님~ 쪽팔리는건 사실이유, 이런짓까지 해야 합니까?"
"어쩌겠냐, 도움받을때부터 엮인걸.."
다행히 이치는 아는 친구들이라 칼부림까지 하지는 않을듯 하다.
"홍성삼이한테 중재 좀  해 주슈, 서로가 험한 꼴 보지 말자구.."
"이 친수가 너무 나서네, 그만 입장하자구.." 

"왜 뱅뱅 돌아?"
"그러게요 형님, 전파가 뒤죽박죽이라.."
올림픽도로를 따라 양수리까지는 무난했는데 야산을 끼고 도는 소롯길에서 두번씩이나 제자리 
걸음이다.
"몇키로 남았어?"
"이 근처지 싶어요."
"저쪽 돈사 뒤에 길이 보이네.."
"설마요~"
"아냐, 가 봐.."
유정엄마나 아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그 곳에 당도해야 한다.
처자식이지만 여지껏 무거운 짐을 떠 맡은 미경이에게도, 하나뿐인 혈육 유정이에게도 죄인과
다름없는 신세다.
그녀들이 이제서야 제대로 사는가 싶어 저으기 맘을 놓았건만, 홍성삼이 같은 벌레에게 분탕질 
당하려 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처자식의 불행은 막아야 한다.
"길이 있네요, 전파가 잡혀요.."
"곰치야.."
"얘기해."
"나쁜일이 벌어졌으면 니 동생들 다 죽는다.."
"허~ 성격은 여전하네, 아직 멀었어.후후.."
"웃지마라, 나 심각해.."
"교도소에서 도를 닦았다고 믿은 내가 바보지.."
세상과 연을 끊고 모든걸 버렸다고 스스로 자위했다.
곰치말대로 아직도 울분을 참아내지 못하는걸 보면 십년공부 도로아미타불이다.

"개자식.. 드디어 만났구나.."
"우~ 어으~"
"미경아~
별장에 들어서니 홍성삼이가 방쪽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귀에 익은 신음소리에 자세히 보니 홍성삼 뒤쪽에 미경이가 있다.
차츰 홍성삼이 앞으로 다가올수록 시야가 넓혀 지는데 방바닥에 널브러져 앉은 미경이의 꼴이 
가히 목불인견이다.
벌써 몹쓸짓을 당한듯 치마는 넓적다리까지 올려져 있고 그 옆에 작은 팬티가 팽개쳐 있다.
"맛있더라 네 계집,흐흐.."
"이런 썅~"
이것저것 상황을 판단할 인내심은 이제 바닥이다.
본능이 시키는대로 홍성삼을 향해 뛰어 들어 냅다 주먹을 휘둘렀다.
"뻑~"
"어이쿠~"
"저 새끼 두들겨~"
"깡~"
"욱~"
분명 홍성삼이 얼굴을 쥐고 쓰러지는걸 본듯 싶은데 눈앞이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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