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기다렸어?"
"아냐, 방금.."
숙희가 사는 아파트단지 위쪽 산등성이를 가로 지르는 도로변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다.
빵빵한 엉덩이가 돋보이게 일부러 꽉 끼는 청바지를 입은 모양새다.
흰 폴라 쉐터에 빨간 가죽자켓을 걸쳤는데 맵시가 환상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50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당당한 패션이다.
"어디로 가려구.."
"여기서 하안동이 가까워."
"오빠가 알아서 해."
옆에 붙어 팔장을 끼는데 옅은 향수가 코에 스민다.
모름지기 여자라면 상대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은 가져야 한다.
자만에 빠져 할 도리를 등한시한다면 매력은 감소할 것이다.
"골라.."
"내가 좋아 하는걸로 살거야?"
하안동 중고차 시장에 오니 건물 각층 주차장마다 차들이 즐비하다.
"당연하지, 숙희가 타고 다닐건데.."
"호호.. 저쪽으로 가자."
한푼이라도 절약하며 살아 온 지난 날이다.
남은 인생 평범한 늙은이로 살다가 갈 날을 기다리며 그렇게 보내는가 싶었다.
하늘의 뜻이었는지 신약을 복용한 후부터 회춘하는 행운이 찾아 왔다.
하루하루 세월가는게 아쉽더니만, 이제부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청춘이 될 것이다.
아끼고 절약하며 살았던 지난 날은 과감히 던져버리고, 신명나는 인생을 펼치려 한다.
"저 차 멋있다, 오빠같애.."
"빨간색?"
"응, 오빠처럼 힘 좋게 생겨짜너.."
입고있는 자켓처럼 붉은 계통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잘 보셨습니다, 디스커버리가 힘이야 끝내주죠."
어느틈에 다가왔는지 매매시장 거간꾼이 참견을 한다.
"한번 봅시다."
"이쪽으로.."
차의 문이란 문을 죄다 열고는 내부를 가르킨다.
6인승이라 제법 넓은 공간에 좌석 시트며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아마 매물로 나온 뒤 센타에서 새로이 꾸민듯 하다.
"영국산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한테 인기좋아요."
"얼마죠?"
뒤에서 지켜보던 숙희가 앞으로 나선다.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 눈치다.
"세살짜리니까 구천은 주셔야 합니다."
"괜찮겠어?"
의외로 만만치 않다 싶은지 내 눈치를 살핀다.
"일시불로 줄테니 팔천오백으로 합시다, 안되면 딴 곳으로 가구.."
"허~ 남는게 없는데.."
"딴데 가자."
"에이~ 기분이다.. 가시죠, 이전하러.."
"오빠 소래포구가자, 시승식해야지.."
등기이전이며 보험까지 처리하는데 한시간은 족히 걸렸다.
부득불 자기가 운전한다며 핸들을 잡는 숙희가 고집을 부리길래 조수석에 앉아 지켜보는
중이다.
"그래, 바람쐬자."
"코너링 죽인다,호호.."
"천천히 해."
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내리막 코너길을 능숙하게 운전한다.
"이런 차는 달려줘야 해."
"일찍 가기 싫어."
"걱정 마 오빠, 짬밥이 얼만데.."
제 말마따나 인천으로 가는 전용도로까지 오는데 차를 모는 솜씨가 막힘이 없다.
미리 차선을 바꾸거나 빈 곳을 찾는 시야까지 정확하다.
"외제차는 다른 차들이 알아서 긴다니까.."
"그래도 항시 조심해."
"참.. 지숙언니가 물어 보더라.."
"뭘?"
"오빠랑 썸씽있냐면서.."
"그래서.."
"딱 잡아뗏지, 큰오빠뻘인데 말이 되냐구.."
"사귄다고 하지 왜.."
"여자들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데.."
"후후..입방아땜에 몰래 만나야겠네."
"그게 좋아, 회원들이 알면 우리 둘다 다니기 힘들어."
"그렇게 하자구.."
숙희쪽에서 먼저 조심한다는데 토를 달 필요는 없다.
윤지숙과 어찌 될지는 한발 물러나 여유롭게 대처할수도 있을것이다.
"와~ 보인다,호호.."
"그리 좋을까,후후.."
"그럼~"
"뭐 먹어?"
"숙희가 좋아하는거.."
"많이 시켜도 되지?"
"그래, 배 터지게 먹자."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과 차량으로 활기가 넘친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몰려가는 인파들 틈에 섞인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횟집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도 있다.
"저기 들어가자 오빠.."
제법 깨끗해 보이는 횟집을 숙희가 가리켰고 당연히 그 곳으로 걸음이 옮겨진다.
"참돔 자연산이죠?"
"네, 손님."
"그거랑 대하, 대게도 주세요."
"술은.."
"빨간뚜껑이요."
아무래도 붉은색과 어떤 인연이라도 있는가 싶다.
"그걸 다 먹어?"
"못 먹으면 남기지 뭐.."
평소 하는 행동이 여자치곤 통이 크다 싶었지만 둘이 먹기에는 양이 지나치다.
모르긴 해도 음식값만 이십만원이 넘는 액수다.
남자가 돼서 그런걸 얘기해 봐야 쫀쫀하게 여기지 싶어 속으로 삼킨다.
"오늘은 내가 쏠께..
"아냐, 냅둬."
"오빤 차까지 샀잖어.."
"그러든지.."
뭐든 여자가 하겠다는 일은 막으면 안된다.
소소한 일이지만 이것저것 타산하에서 맘 먹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말다툼에서 이기지 못하는게 그런 이유에서다.
"건배하자구.."
"원샷이야.."
스끼다시가 안주보다 먼저 나와 한잔씩 들이킨다.
"오빠 정말 60이야?"
"응."
"보약먹지?"
"아니, 왜.."
"힘이 넘치니까.."
"그런가.."
옆 테이블에 들릴세라 상체를 숙여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다.
"오빠랑 속궁합도 맟나 봐."
"다행이네,후후.."
"아침까지 개운하더라."
"개운해?"
"응, 영양제 맞은것처럼.."
숙희의 말을 듣고 언뜻 스치는 생각이 있다.
"숙희야.."
"이왕이면 자기라고 불러라."
"후후.. 자기야~"
"넹~"
"병원에 한번 다녀 와."
"병원은 왜.."
옛날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는다고 수많은 신하들을 지구상 곳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소녀경이라는 성 지침서에 어린 동정이 청춘의 묘약인양 기술돼 있다.
단정지울수 없지만 정액을 흡수한 숙희에게 신약의 약효가 전이될수도 있겠다 싶다.
"육체나이 측정하는게 있다며.."
"근데.."
"받아 봐, 숙희가 나이를 꺼꾸로 먹을수도 있어.."
"에이~ 그게 말이 돼?"
"농담아냐.. 젊어지고 싶지?"
"그거야 그렇지만.."
"내 힘이 쎄다고 했지.. 세달만에 삼년이나 젊어 졌어, 일년이면 열두살이나 어려지는거야.."
"..아무리.."
"밑져야 본전이야, 내가 허튼 말 하겠어?"
"..믿으라구?"
다소 허황스럽게 들리겠지만 내가 몸소 겪고 있으니 불과 몇개월만 지나도 젊어진 모습을 보고
숙희도 알게 될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진다면 어차피 속일수도 없다.
"믿거나 안믿거나 자유지만 검진 받는셈치고 다녀 와, 그러면 알게 될거야.."
"아냐, 방금.."
숙희가 사는 아파트단지 위쪽 산등성이를 가로 지르는 도로변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만났다.
빵빵한 엉덩이가 돋보이게 일부러 꽉 끼는 청바지를 입은 모양새다.
흰 폴라 쉐터에 빨간 가죽자켓을 걸쳤는데 맵시가 환상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50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당당한 패션이다.
"어디로 가려구.."
"여기서 하안동이 가까워."
"오빠가 알아서 해."
옆에 붙어 팔장을 끼는데 옅은 향수가 코에 스민다.
모름지기 여자라면 상대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은 가져야 한다.
자만에 빠져 할 도리를 등한시한다면 매력은 감소할 것이다.
"골라.."
"내가 좋아 하는걸로 살거야?"
하안동 중고차 시장에 오니 건물 각층 주차장마다 차들이 즐비하다.
"당연하지, 숙희가 타고 다닐건데.."
"호호.. 저쪽으로 가자."
한푼이라도 절약하며 살아 온 지난 날이다.
남은 인생 평범한 늙은이로 살다가 갈 날을 기다리며 그렇게 보내는가 싶었다.
하늘의 뜻이었는지 신약을 복용한 후부터 회춘하는 행운이 찾아 왔다.
하루하루 세월가는게 아쉽더니만, 이제부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청춘이 될 것이다.
아끼고 절약하며 살았던 지난 날은 과감히 던져버리고, 신명나는 인생을 펼치려 한다.
"저 차 멋있다, 오빠같애.."
"빨간색?"
"응, 오빠처럼 힘 좋게 생겨짜너.."
입고있는 자켓처럼 붉은 계통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잘 보셨습니다, 디스커버리가 힘이야 끝내주죠."
어느틈에 다가왔는지 매매시장 거간꾼이 참견을 한다.
"한번 봅시다."
"이쪽으로.."
차의 문이란 문을 죄다 열고는 내부를 가르킨다.
6인승이라 제법 넓은 공간에 좌석 시트며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아마 매물로 나온 뒤 센타에서 새로이 꾸민듯 하다.
"영국산입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한테 인기좋아요."
"얼마죠?"
뒤에서 지켜보던 숙희가 앞으로 나선다.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 눈치다.
"세살짜리니까 구천은 주셔야 합니다."
"괜찮겠어?"
의외로 만만치 않다 싶은지 내 눈치를 살핀다.
"일시불로 줄테니 팔천오백으로 합시다, 안되면 딴 곳으로 가구.."
"허~ 남는게 없는데.."
"딴데 가자."
"에이~ 기분이다.. 가시죠, 이전하러.."
"오빠 소래포구가자, 시승식해야지.."
등기이전이며 보험까지 처리하는데 한시간은 족히 걸렸다.
부득불 자기가 운전한다며 핸들을 잡는 숙희가 고집을 부리길래 조수석에 앉아 지켜보는
중이다.
"그래, 바람쐬자."
"코너링 죽인다,호호.."
"천천히 해."
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내리막 코너길을 능숙하게 운전한다.
"이런 차는 달려줘야 해."
"일찍 가기 싫어."
"걱정 마 오빠, 짬밥이 얼만데.."
제 말마따나 인천으로 가는 전용도로까지 오는데 차를 모는 솜씨가 막힘이 없다.
미리 차선을 바꾸거나 빈 곳을 찾는 시야까지 정확하다.
"외제차는 다른 차들이 알아서 긴다니까.."
"그래도 항시 조심해."
"참.. 지숙언니가 물어 보더라.."
"뭘?"
"오빠랑 썸씽있냐면서.."
"그래서.."
"딱 잡아뗏지, 큰오빠뻘인데 말이 되냐구.."
"사귄다고 하지 왜.."
"여자들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데.."
"후후..입방아땜에 몰래 만나야겠네."
"그게 좋아, 회원들이 알면 우리 둘다 다니기 힘들어."
"그렇게 하자구.."
숙희쪽에서 먼저 조심한다는데 토를 달 필요는 없다.
윤지숙과 어찌 될지는 한발 물러나 여유롭게 대처할수도 있을것이다.
"와~ 보인다,호호.."
"그리 좋을까,후후.."
"그럼~"
"뭐 먹어?"
"숙희가 좋아하는거.."
"많이 시켜도 되지?"
"그래, 배 터지게 먹자."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과 차량으로 활기가 넘친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몰려가는 인파들 틈에 섞인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횟집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도 있다.
"저기 들어가자 오빠.."
제법 깨끗해 보이는 횟집을 숙희가 가리켰고 당연히 그 곳으로 걸음이 옮겨진다.
"참돔 자연산이죠?"
"네, 손님."
"그거랑 대하, 대게도 주세요."
"술은.."
"빨간뚜껑이요."
아무래도 붉은색과 어떤 인연이라도 있는가 싶다.
"그걸 다 먹어?"
"못 먹으면 남기지 뭐.."
평소 하는 행동이 여자치곤 통이 크다 싶었지만 둘이 먹기에는 양이 지나치다.
모르긴 해도 음식값만 이십만원이 넘는 액수다.
남자가 돼서 그런걸 얘기해 봐야 쫀쫀하게 여기지 싶어 속으로 삼킨다.
"오늘은 내가 쏠께..
"아냐, 냅둬."
"오빤 차까지 샀잖어.."
"그러든지.."
뭐든 여자가 하겠다는 일은 막으면 안된다.
소소한 일이지만 이것저것 타산하에서 맘 먹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말다툼에서 이기지 못하는게 그런 이유에서다.
"건배하자구.."
"원샷이야.."
스끼다시가 안주보다 먼저 나와 한잔씩 들이킨다.
"오빠 정말 60이야?"
"응."
"보약먹지?"
"아니, 왜.."
"힘이 넘치니까.."
"그런가.."
옆 테이블에 들릴세라 상체를 숙여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다.
"오빠랑 속궁합도 맟나 봐."
"다행이네,후후.."
"아침까지 개운하더라."
"개운해?"
"응, 영양제 맞은것처럼.."
숙희의 말을 듣고 언뜻 스치는 생각이 있다.
"숙희야.."
"이왕이면 자기라고 불러라."
"후후.. 자기야~"
"넹~"
"병원에 한번 다녀 와."
"병원은 왜.."
옛날 중국의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는다고 수많은 신하들을 지구상 곳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소녀경이라는 성 지침서에 어린 동정이 청춘의 묘약인양 기술돼 있다.
단정지울수 없지만 정액을 흡수한 숙희에게 신약의 약효가 전이될수도 있겠다 싶다.
"육체나이 측정하는게 있다며.."
"근데.."
"받아 봐, 숙희가 나이를 꺼꾸로 먹을수도 있어.."
"에이~ 그게 말이 돼?"
"농담아냐.. 젊어지고 싶지?"
"그거야 그렇지만.."
"내 힘이 쎄다고 했지.. 세달만에 삼년이나 젊어 졌어, 일년이면 열두살이나 어려지는거야.."
"..아무리.."
"밑져야 본전이야, 내가 허튼 말 하겠어?"
"..믿으라구?"
다소 허황스럽게 들리겠지만 내가 몸소 겪고 있으니 불과 몇개월만 지나도 젊어진 모습을 보고
숙희도 알게 될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진다면 어차피 속일수도 없다.
"믿거나 안믿거나 자유지만 검진 받는셈치고 다녀 와, 그러면 알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