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천이백입니다, 손님.."
병원의 간호사가 눈에 밟힐만큼 이쁜지라 내내 무게를 잡고 상담하던 차에
거금이 튀어나오자 판석이 목소리가 커진다.
"..눈썹은.."
"그건 별개구요."
친구 성호의 얘기도 일리있다 싶어 몰래 성형외과를 찾았다.
도로공사에서 보상금도 나왔겠다, 이 참에 변신을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홍어집 최여사도 괘씸하고, 내가 늙었다고 우습게 알던 모든 여자들에게 진면목을
보여 줄 참이었다.
십년전에 세상을 달리한 와이프는 그렇지 않았다.
오직 남편만이 세상의 유일한 남자인양 극진하게 굴었다.
사실 바지속의 물건은 친구녀석들도 부러워할만큼 대물에 속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 가뭄에 콩나듯, 일주일에 한번꼴이나 겨우 상면하는
있으나마나 한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어쩌다 텐트를 쳐도 바람빠진 풍선처럼 이내 시들어진다.
육체적으로 쓸모가 없어졌다지만 보는 시력까지 떨어진건 아니다.
맘이 끌리는 여자만 보면 슬며시 말이라도 건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나중에 봅시다."
"네, 찾아주세요."
~조금만 깍아주면 확 저지르겠구만..~
워낙 생글거리는 간호사에게 면목이 서는 얘기가 아닌지라 병원을 나서기로 한다.
"어머~ 오랜만이네.."
"잘 계셨는가.."
기분이 우울할때마다 찾는 선술집이다.
뒷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곳이라 손님들이 없고, 혼자 가게를 꾸려가는 선숙이는
가끔씩 정분을 나누는 사이다.
우리 또래인만큼 펑퍼짐한 몸이어서 그런지 항시 수더분하게 반긴다.
"우울증 도졌구나.."
"아냐, 선숙씨 보고싶더라.."
"입술에 침이나 발라라.."
"진짜라니까.."
"됐구.. 막걸리?"
"그러자구.."
"기다려.."
나이가 들고보니 가끔씩 우울해 져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울때가 있다.
어떨땐 연속극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 모든걸 이해해주는 선숙이가 있기에 발길이 자연 이곳으로 향한다.
"어쩌지,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
"괜찮어, 장사해야지."
선숙이도 내가 온 의도를 알기에 미안해 한다.
가게가 한가해 지기를 기다리며 마신 막걸리가 세개째다.
잘 서지도 못하는 물건이지만, 어찌 한번 욕구를 풀어 볼 생각이었지만 그
야무진 꿈도 물거품이 된듯 하다.
더 이상 죽치고 앉아 있는것도 자존심 상하지 싶다.
"다음에 올께.."
"가려구? 미안해, 판석씨.."
문밖까지 배웅하는 선숙이의 인사를 뒤로 하고 큰 길로 나선다.
~쓰벌, 되는 일 하나도 없네~
짧지 않은 거리지만 터벅터벅 걸어 집 근처 시장통에 다다른다.
~저게 언제 생긴거야~
마을버스가 다니는 건너편에 새로이 오픈한 듯 호프집 네온이 깜박인다.
~못 봤는데~
어차피 집에 가 봐야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발길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한다.
~딸랑~
"어서오세요~"
문 열리는 인기척 소리에 주방에서 여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꿀꺽~
사십이나 되었을까 앞치마를 두르고 나온 여자의 미모가 보통이 아니다.
오고가며 이쁜 여자들을 곁눈질했지만, 눈앞에 있는 여자에게는 어림도 없다.
"혼자세요?"
"..네.."
"뭐 드시는지.."
"..아무거나.. 맥주줘요, 병맥주.."
"호호..네."
도톰한 입술에서 뱉어지는 목소리조차 꿀이 뚝뚝 묻어난다.
몸을 돌려 술냉장고의 문을 여는데, 조명빛에 힘 입은 자태가 적나라하다.
냉장고 속 네온 형광등이 그녀의 실루엣을 그려 낸다.
눈부신 빛과 달리 비쳐지는 뒷모습은 상대적으로 거무스름한 윤곽을 보여준다.
구불거리는 퍼머머리 밑으로 단단해 보이는 라인이 묘하게 육감적이다.
가녀린 허리를 받친 엉덩이는 술병을 꺼내기 위해 뒤로 내민 형국인지라 유난히 커
보이겠지만, 치마단 사이에서 뻗어내려 바닥을 딛고 선 다리는 그야말로 눈을 떼지
못할만큼 유혹이 넘실댄다.
"천이백입니다, 손님.."
병원의 간호사가 눈에 밟힐만큼 이쁜지라 내내 무게를 잡고 상담하던 차에
거금이 튀어나오자 판석이 목소리가 커진다.
"..눈썹은.."
"그건 별개구요."
친구 성호의 얘기도 일리있다 싶어 몰래 성형외과를 찾았다.
도로공사에서 보상금도 나왔겠다, 이 참에 변신을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홍어집 최여사도 괘씸하고, 내가 늙었다고 우습게 알던 모든 여자들에게 진면목을
보여 줄 참이었다.
십년전에 세상을 달리한 와이프는 그렇지 않았다.
오직 남편만이 세상의 유일한 남자인양 극진하게 굴었다.
사실 바지속의 물건은 친구녀석들도 부러워할만큼 대물에 속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 가뭄에 콩나듯, 일주일에 한번꼴이나 겨우 상면하는
있으나마나 한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어쩌다 텐트를 쳐도 바람빠진 풍선처럼 이내 시들어진다.
육체적으로 쓸모가 없어졌다지만 보는 시력까지 떨어진건 아니다.
맘이 끌리는 여자만 보면 슬며시 말이라도 건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나중에 봅시다."
"네, 찾아주세요."
~조금만 깍아주면 확 저지르겠구만..~
워낙 생글거리는 간호사에게 면목이 서는 얘기가 아닌지라 병원을 나서기로 한다.
"어머~ 오랜만이네.."
"잘 계셨는가.."
기분이 우울할때마다 찾는 선술집이다.
뒷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곳이라 손님들이 없고, 혼자 가게를 꾸려가는 선숙이는
가끔씩 정분을 나누는 사이다.
우리 또래인만큼 펑퍼짐한 몸이어서 그런지 항시 수더분하게 반긴다.
"우울증 도졌구나.."
"아냐, 선숙씨 보고싶더라.."
"입술에 침이나 발라라.."
"진짜라니까.."
"됐구.. 막걸리?"
"그러자구.."
"기다려.."
나이가 들고보니 가끔씩 우울해 져 마음을 추스리기 어려울때가 있다.
어떨땐 연속극을 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 모든걸 이해해주는 선숙이가 있기에 발길이 자연 이곳으로 향한다.
"어쩌지, 오늘따라 손님이 많네.."
"괜찮어, 장사해야지."
선숙이도 내가 온 의도를 알기에 미안해 한다.
가게가 한가해 지기를 기다리며 마신 막걸리가 세개째다.
잘 서지도 못하는 물건이지만, 어찌 한번 욕구를 풀어 볼 생각이었지만 그
야무진 꿈도 물거품이 된듯 하다.
더 이상 죽치고 앉아 있는것도 자존심 상하지 싶다.
"다음에 올께.."
"가려구? 미안해, 판석씨.."
문밖까지 배웅하는 선숙이의 인사를 뒤로 하고 큰 길로 나선다.
~쓰벌, 되는 일 하나도 없네~
짧지 않은 거리지만 터벅터벅 걸어 집 근처 시장통에 다다른다.
~저게 언제 생긴거야~
마을버스가 다니는 건너편에 새로이 오픈한 듯 호프집 네온이 깜박인다.
~못 봤는데~
어차피 집에 가 봐야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발길이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한다.
~딸랑~
"어서오세요~"
문 열리는 인기척 소리에 주방에서 여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꿀꺽~
사십이나 되었을까 앞치마를 두르고 나온 여자의 미모가 보통이 아니다.
오고가며 이쁜 여자들을 곁눈질했지만, 눈앞에 있는 여자에게는 어림도 없다.
"혼자세요?"
"..네.."
"뭐 드시는지.."
"..아무거나.. 맥주줘요, 병맥주.."
"호호..네."
도톰한 입술에서 뱉어지는 목소리조차 꿀이 뚝뚝 묻어난다.
몸을 돌려 술냉장고의 문을 여는데, 조명빛에 힘 입은 자태가 적나라하다.
냉장고 속 네온 형광등이 그녀의 실루엣을 그려 낸다.
눈부신 빛과 달리 비쳐지는 뒷모습은 상대적으로 거무스름한 윤곽을 보여준다.
구불거리는 퍼머머리 밑으로 단단해 보이는 라인이 묘하게 육감적이다.
가녀린 허리를 받친 엉덩이는 술병을 꺼내기 위해 뒤로 내민 형국인지라 유난히 커
보이겠지만, 치마단 사이에서 뻗어내려 바닥을 딛고 선 다리는 그야말로 눈을 떼지
못할만큼 유혹이 넘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