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45

바라쿠다 2017. 9. 29. 11:50
부랴부랴 하마가 보낸 주소대로 네비를 찍었다.
양평으로 가는 길은 강변북로부터 정체가 심해 초조하기만 하다.
"혹시 싶어서 후배들 둘을 보냈수, 무슨일이야 없겠지만 그 친구들과 같이
행동하슈."
직접 본인이 오지 않고 후배들을 보냈다 함은 익히 홍성삼과 일면식이
있다는 얘기다.
하마의 도움을 받은게지만 웬지 모르게 찜찜하다.
~30M에서 좌회전.. 목적지 부근입니다~
집에서 출발해 한시간반은 족히 걸린 셈이다.
야산을 등진 별장이지 싶은 집이 보이고, 그 앞 아름드리 나무 그늘에 사람 그림자가 
있다. 
"김동훈씨?"
"네, 맞습니다."
그 앞에 차를 세우니 힘깨나 써 보이는 건달냄새 풍기는 두사람이 다가 온다.
"지켜 본 바로는 경호원은없지 싶은데.."
"가죠." 
"..그래도 상황을 지켜봐야.."
숨어서 지켜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내가 데리고 있는 직원들이 납치를 당해 끌려 왔다.
어떤 위해를 당했는지도 모르는데 한가하게 기다릴수는 없는 노릇이다.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득실을 따질 시간이 없다.
"혼자서라도 들어 가렵니다."
"허~ 하마형님이.."
"남으시던가.."
두사람이 극구 말렸지만 별장을 향해 발을 내 딛는 동훈이다.

다행히 잠겨있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흐린 조명이 비춰지는거실은 제법 넓직하다.
마주 보이는 주방 옆 방문틈으로 실낱같은 불빛이 새어나오길래 내쳐 
그 문을 열었다.
"그림 죽이네.."
"쓰벌새끼.."
아파트보다 두세배는 됨직한 방 침대에 로리자매와 홍성삼, 그리고 
또 하나의 남자까지 네명이 널부러 져 있다.
넷 다 실오라기조차 없는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다.
필시 약에 취한 듯 하나같이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뒤로 물러나요."
하마의 후배들은 신기한 구경을 접한지라 침대가까이 다가 가
눈요기에 열중이다. 
폰으로 각도를 달리 해 여러장의 사진을 찍는다.
"하나씩 차에 태워요."
로리자매를 그들에게 맡기긴 싫었지만 혼자 몸인지라 어쩔수가 없다.
기분같아선 홍성삼이를 흠씬 두들겨 패 울분이나마 해소하고 싶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로리자매의 연결은 물론 우리 프라임까지 불통이 튈 소지가 있다.
솔직이 이제 막 궤도에 올랐는데 연예기자의 귀에 들어간다면 모든게 물거품이
될 소지가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홍성삼이를 곱게 놔 둔채 밖으로 나왔다.
"뒷좌석에 실어 놨어요."
"수고했습니다, 일간 연락드리죠."
"그럼 우리 먼저.."
그들이 탄 찦이 사라지고도 한동안 생각에 잠기는 동훈이다.
로리자매는 우여곡절끝에 찾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나야.."
~찾았어?~
지금 이 순간에 믿을 사람은 미경이뿐이다.
서울을 향해 차를 몰면서 스피커를 켰다.
"응, 딴 사람한테 얘기하기가 그러네.. 당신이 좀 도와주지."
~그야 당연하지, 섭섭하게..~
"집 근처에서 폰할테니까 그때 나와, 유정이한테는 비밀이야."
~뭐 입어야 돼?~
'정장 비슷하게.. 형 만날거야."
~친 형?~
"사촌형."
~준비할께, 운전 조심하구.." 
로리자매를 찾았다지만 조심해야 할 일이 많다.
가십성 기사라도 실린다면 로리자매와 더불어 나까지 추락할 위함이 있다.
이 곳 업계에 발을 디디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이 입소문이다.
톱을 달리던 연예인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도깨비같은 놈.."
"어쩌다보니 그리 됐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약물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로리자매를 아무런 조치없이 숙소에
방치할순 없다.
그녀들의 몸 상태를 체크해야 했고, 더불어 피검사를 통한 마약의 성분이나 
진위여부까지 가려놔야 한다.
의학박사인 사촌형이 있는 종합병원에 로리자매를 일단 입원시켰다.
"누구시냐 이 분은.."
"그러니까.."
"동훈씨랑 지내는 백미경입니다, 잘 부탁드릴께요."
"제수씨 될 분이신가 보네요, 반가워요."
확실히 여자의 임기응변은 뛰어나다.
머뭇거린 나와는 달리 한마디로 난처한 국면을 타개한다.
둘의 관계까지 염두에 둔 속셈까지는 아니겠지만, 일치감치 사촌형의 제수씨로
둔갑해 버린다.
" 검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히로뽕이지 싶다."
"어쩜~"
"섣불리 덤비기가 그래요, 일단 형님이 직원들 입단속 해 주세요."
"그래 그러자, 위험한 일 생기지 않게 몸조심하고.."
"또 신세지네.. 볼일 보세요."
'결과나오면 바로 알려줄께."
"네, 부탁드려요."
"수고하세요 아주버님."
"이쁜 우리 제수씨도 들어가시고 언제 동훈이랑 한잔하십시다."
"네, 호호.. 불러주세요."

'사는게 장난이 아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는게 장난이 아냐 47  (0) 2018.11.08
사는게 장난이 아냐 46  (0) 2017.10.06
사는게 장난이 아냐 44  (0) 2017.09.21
사는게 장난이 아냐 43  (0) 2014.04.03
사는게 장난이 아냐 42  (0) 201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