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장난이 아냐

사는게 장난이 아냐 44

바라쿠다 2017. 9. 21. 21:02
"정피디 어쩐 일로.."
~일을 이렇게 하면 안되죠, 방송 빵구났어요.~
"무슨 일인데.."
~로리자매 연락 두절입니다.~
"잠시 기다려주게.."
모처럼 한가하게 미경이와 늦잠을 늘어지게 잤다.
아닌 밤에 홍두깨라더니 촬영가야 할 쌍둥이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사무실의 연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고  이곳저곳 폰을 때려봤지만 찾을수가 
없다.
"무슨 일이야?"
"애들이 없어졌어."
"로리하고 엘리아?"
방송 스케줄을 펑크냈다면 내 신용과도 직결된다.
부리나케 순호에게 폰을 때린다.
"어디냐?"
~출근하려구요.~
"사무실에서 보자."
문공부 국회의원인 홍성삼이 하도 조르길래 엊저녁 로리자매의 숙소에 양주를 
셋팅하라 이르고 접대를 지시했다.
하룻밤 새에 무슨 변고인지 촬영가야 할 그녀들이 없어 졌다.
"나 먼저 나갈께."
"응, 이따 봐."

"개새끼.."
"어디로 갔을까요.."
혹시나 싶어 숙소에 CCTV를 설치했던게 그나마 다행이다.
마약이지 싶은 가루를 로리자매가 흡입을 하고 현관문을 통해 홍성삼이 그녀들을
데리고 나간다.
부랴부랴 이국장에게 폰을 넣어 보지만 답답하기는 그 역시 매일반이다.
"이거 녹화 떠."
"네,아사님."
외국에서 온 애들이라 어디로 사라졌는지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는다.
"체크했어야지."
"죄송해요, 방송국 촬영팀이 오니까 그러려니 핬죠."
"됐다, 미스최 잘못도 아닌데.."
제 잘못인양 연희가 안절부절 허둥이는걸 보니 안쓰럽다.
하기사 커 나가는 사무실에서 나름 고참대접을 받고 있으니 져야 할 책임도 있다.
"어쩌죠?"
"방법이 없잖아, 기다리는 수 밖에.." 
사무실 직원들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라 좌불안석이다.
"일 있으면 찾아 가게, 내 일처럼 도와줄거야."
교도소에 있는 미경이 전 남편의 말이 떠 오른다.
하마라는 닉네임외는 생면부지인 그를 찾기위해 영등포 캬바레의 지배인에게 폰을 넣는다.
"프라임 김동훈입니다."
~오랜만일세, 바쁘다고 들었는데 어인 일로..~
"혹시 하마라고 아시나요?"
사안이 급한지라 거두절미하고 용건부터 꺼냈다.
~자네가 그 양반을.. 내 직계 선배야.~
"연락처를 알수 있을까요?"
~끊고 기다리게, 수배해 볼께.~
지배인이 선배라고까지 칭할 정도면 나름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 든다.

"김동훈씨라구.."
"네, 그렇습니다."
지배인을 통해 연락처를 알았고 영등포 사거리의 커피숍에서 마주 했다.
제법 다부져 보이고 의외로 시원스러워 보인다.
사면초가인 마당에 재고 자시고 할 여유마저 없다.
"상관은 없지만 희수형님이랑 어떤 괸계요?"
"집안 형님뻘 됩니다."
"됐시다, 상관없으니까..  용건은?"
"급히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홍성삼이라고 국회의원인데.."
"그 자식이 여자를 빼 돌렸구만.."
"그걸 어찌.."
"어찌 아느냐구? 워낙 밝혀야지 그 놈.."
"빨리 찾아야 합니다, 방송이 펑크나서.."
하마라는 인물이 그 의원의 동태까지 짚어 냄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방송국에서도 이국장의 지휘아래 대타로 내 보낼 방송 분량을 만드느라 분주하다는
쏘스를 받았다.
"연락드리지."
찾아 주겠다는 하마가 커피숍을 나간후에도 꼬여버린 정신을 수습하느라 한동안 
커피숍에서 여러가지로 생각에 빠진 동훈이다.

"어쩜 좋아."
"술이나 줘."
사무실이나 집에서도 로리자매의 일로 뒤숭숭하기만 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 일로 어떤 파장이 생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홈 드레스를 입은 미경이가 가끔 즐기는 독한 양주를 탁자에 내려 놓고는 보조
쇼파에 앉는다.
보일듯말듯 감춰 진 젖무덤과 늘씬한 다리가 눈에 들어 온다.
평상시라면 그 유혹스런 자태에 음심이 솟구치겠지만, 지금은 그저
한 폭의 그림일 뿐이다.
."천천히 마셔.."
"그래."
맥주잔에 부어 양주를 거푸 들이켰더니 미경이가 근심스러운 눈길로 쳐다 본다.
건너편에 앉은 어린 유경이까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다.
"뭐 그런 인간이 있니.."
"요지경 아니더냐.."
"아무일 없겠지?"
"이보다 큰 일이 어딨어, 이상한 상상하지 마."
"..미안해, 걱정돼서.."
행여 로리자매의 신변에 어떤 위해라도 생길까 봐 미경이가 
안달이 난게지만 사실 나 역시도 별의 별 상상이 꼬리를 문다.
탁자위에 놓인 핸폰이 울리기에 액정을 보니 하마라는 글씨가 보인다.
"네, 김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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