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응, 부탁하자."
유성이 놈이 회사가 있는 여의도까지 찾아 왔다.
선미의 친구인 숙자씨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한사코 곁을 주려 하지 않는단다.
결혼한지 2년만인가 상대편과 헤어지고 여지껏 홀로 살아 온 놈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까지 보듬겠단다.
평소 허세란 없던 놈이기에 숙자란 여자에게 단단히 콩깍지가 씌워 진 모양이다.
"널 싫어하는건 아니구?"
"그건 아닌거 같애."
"개인회사 경리라며.. 요즘 공무원 인기있는데.."
강남구청의 계장이면 한 가정 꾸려 나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직책이다.
"이유를 모르겠다니까.."
친한 친구인 선미한테 하소연이라도 해야겠다며 셋이 만나자고 통사정을 한다.
"메세지 해 볼께."
"오랜만이네요."
"어머.. 어쩐 일로.."
"술부터 한잔 받으시고.."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는 희철이의 메세지를 받고 악속장소에 온 선미다.
가끔 들리는 횟집에 들어서니 친구인 유성씨와 함께 앉아 있다.
동행이 있으면 미리 귀뜸이라도 줬을텐데 전혀 뜻밖이다.
"미안해요, 내가 만나자고 우겨서.."
"차근차근 얘기하고 한잔씩 들자구.."
테이블 위에는 보기 좋게 썬 먹음직스런 회와 몇가지 스끼다시가 올라 와 있다.
어제도 많이 달렸기에 안그래도 속을 달래고 싶었기에 은근 침이 고인다.
"숙자씨랑 친하지?"
"그야 당근이지.. 왜?"
술이 두순배 돌았을까 식도끝이 짜르르 하더니 속이 편해진다.
희철이가 넌지시 숙자를 끄집어내자 유성이가 긴장하는듯 보인다.
"유성이가 많이 좋아한대."
"어머나~ 진짜요?"
"..네."
숙자에게 익히 들은 터라 유성이의 속마음을 알수 있는 기회이기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숙자씨가 자꾸 피한다네."
"..그래서 선미씨를 보려구.."
"걔 바뻐요."
"..들어서 알지만..
"어떻게 안될까? 자기가 나서면.."
"..글쎄.."
둘이 번갈아 얘기를 하는지라 누구에게 주파수를 겨눠야 하는지 헷갈린다.
한번 찔러 봐, 이 친구는 합칠 생각까지 있대."
"..네."
"만난지 얼마나 됐다구.."
"자기 이상형이라는거야."
숙자의 얘기가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간다.
어머니와 딸 유경이까지 챙겨야 하는지라 도우미 알바까지 한다.
생활이 빠듯하기에 팔자좋게 연애할 쨤이 없다고 했다.
"숙자까지 세식구인건 알아요?"
"들었어요."
"걔 혼자벌어 생활하는것도?"
"네."
"딸까지 책임지겠대."
"허~ 진짜?"
"네."
공무원이라면 먹고 사는건 지장이 없을게고 무엇보다 사람이
진솔해 보인다.
아둥바둥사는 숙자를 볼때마다 친구로서 짠하긴 했다.
워낙에 가정적이지만 남편이 일찍 저 세상으로 가는 바람에 원치않는
도우미 노릇까지 한다.
이제라도 착실한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치는것도 괜찮다 싶다.
"돈 많아요?"
".........."
"이 친구 알부자야, 혼자 벌어 뭐 했겠어.. 강남에 아파트까지 있는데.."
친구 남편이 될지도 모르는 그에게 친밀감마저 생긴다.
그리 된다면 자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됨은 물론 가벼운 농담까지 주고 받을수
있을게다.
"뭐 해 줄래요."
".........."
"뭐?"
"그거 있잖어, 중매잘하믄 술이 석잔이라는데,호호.."
"이런.."
"뭐든지 얘기만 해요."
"농담인데,호호.."
어느새 빈 술병이 탁자에 그득하다.
유성씨나 희철이도 원하는 답을 들어서인지 웃고 떠들며 마신 탓이다.
"우리 노래방가자."
"콜~"
얼큰해 진 희철이가 아쉬운지 바람을 잡는다.
애들 저녁이야 이미 먹였고 남편은 못 들어온다고 메세지까지 왔기에 신나게
달릴 생각이다.
"에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어."
"뭐가.."
"이걸 설거지라고 했어? 어째 나보다 못하냐.."
"..안 해봐서.."
설거지했다기에 씽크대를 보니 가관이다.
냄비며 프라스틱 반찬그릇은 고추가루가 묻어있고, 밥사발엔 밥풀까지 붙었다.
퇴근후 집에도 못가고 로봇노릇하는게 불쌍해 보여 모른 척 넘어가고 싶어도 이건 아니다.
"그게 경험이 필요하냐, 요령이지."
"깨끗하게 한다고 했는데.."
"지랄~ 술은 잘도 쳐 먹더라, 누가 가르쳐 줘서 배운거야? 혼자 터득했겠지.. 아냐, 하나 또 있어..
남의 여자 꼬시는 것도 프로급이지.."
"..그 얘기는 왜 또.."
"왜는.. 밝히는건 선수잖어."
"그 얘긴 그만 하자, 이렇게 반성중인데.;"
"벼룩도 낯짝이 있다~"
그나마 혼자 사는 아파트에 말동무 비슷한 하인이 생겨 심심하지는 않다.
처음엔 나를 음해하는게 괘씸해 벌인 로봇 놀이지만 차츰 시간이 갈수록 이 노릇도 쉽지만은 않다.
삼개월을 약정했지만 태호가 날마다 집에 오는 것도 불편스럽다.
"발이나 씻어."
"ㅇㅋ~"
오줌까지 마시겠다는 놈이니 친구 남편으로 대우하기는 싫다.
태호가 발 씻을 물을 가지러 간 새 심심한지라 선미에게 메세지를 날려 본다.
~뭐 하니~
~희철이랑 노래방~
~경기 좋다~
~애들 아빠 오늘도 외박이야~
~실컷 놀아라~
~ㅇㅋ~
"응, 부탁하자."
유성이 놈이 회사가 있는 여의도까지 찾아 왔다.
선미의 친구인 숙자씨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한사코 곁을 주려 하지 않는단다.
결혼한지 2년만인가 상대편과 헤어지고 여지껏 홀로 살아 온 놈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까지 보듬겠단다.
평소 허세란 없던 놈이기에 숙자란 여자에게 단단히 콩깍지가 씌워 진 모양이다.
"널 싫어하는건 아니구?"
"그건 아닌거 같애."
"개인회사 경리라며.. 요즘 공무원 인기있는데.."
강남구청의 계장이면 한 가정 꾸려 나가는데 부족함이 없는 직책이다.
"이유를 모르겠다니까.."
친한 친구인 선미한테 하소연이라도 해야겠다며 셋이 만나자고 통사정을 한다.
"메세지 해 볼께."
"오랜만이네요."
"어머.. 어쩐 일로.."
"술부터 한잔 받으시고.."
근처에 볼일이 있어 왔다는 희철이의 메세지를 받고 악속장소에 온 선미다.
가끔 들리는 횟집에 들어서니 친구인 유성씨와 함께 앉아 있다.
동행이 있으면 미리 귀뜸이라도 줬을텐데 전혀 뜻밖이다.
"미안해요, 내가 만나자고 우겨서.."
"차근차근 얘기하고 한잔씩 들자구.."
테이블 위에는 보기 좋게 썬 먹음직스런 회와 몇가지 스끼다시가 올라 와 있다.
어제도 많이 달렸기에 안그래도 속을 달래고 싶었기에 은근 침이 고인다.
"숙자씨랑 친하지?"
"그야 당근이지.. 왜?"
술이 두순배 돌았을까 식도끝이 짜르르 하더니 속이 편해진다.
희철이가 넌지시 숙자를 끄집어내자 유성이가 긴장하는듯 보인다.
"유성이가 많이 좋아한대."
"어머나~ 진짜요?"
"..네."
숙자에게 익히 들은 터라 유성이의 속마음을 알수 있는 기회이기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숙자씨가 자꾸 피한다네."
"..그래서 선미씨를 보려구.."
"걔 바뻐요."
"..들어서 알지만..
"어떻게 안될까? 자기가 나서면.."
"..글쎄.."
둘이 번갈아 얘기를 하는지라 누구에게 주파수를 겨눠야 하는지 헷갈린다.
한번 찔러 봐, 이 친구는 합칠 생각까지 있대."
"..네."
"만난지 얼마나 됐다구.."
"자기 이상형이라는거야."
숙자의 얘기가 이제서야 조금 이해가 간다.
어머니와 딸 유경이까지 챙겨야 하는지라 도우미 알바까지 한다.
생활이 빠듯하기에 팔자좋게 연애할 쨤이 없다고 했다.
"숙자까지 세식구인건 알아요?"
"들었어요."
"걔 혼자벌어 생활하는것도?"
"네."
"딸까지 책임지겠대."
"허~ 진짜?"
"네."
공무원이라면 먹고 사는건 지장이 없을게고 무엇보다 사람이
진솔해 보인다.
아둥바둥사는 숙자를 볼때마다 친구로서 짠하긴 했다.
워낙에 가정적이지만 남편이 일찍 저 세상으로 가는 바람에 원치않는
도우미 노릇까지 한다.
이제라도 착실한 남자를 만나 팔자를 고치는것도 괜찮다 싶다.
"돈 많아요?"
".........."
"이 친구 알부자야, 혼자 벌어 뭐 했겠어.. 강남에 아파트까지 있는데.."
친구 남편이 될지도 모르는 그에게 친밀감마저 생긴다.
그리 된다면 자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됨은 물론 가벼운 농담까지 주고 받을수
있을게다.
"뭐 해 줄래요."
".........."
"뭐?"
"그거 있잖어, 중매잘하믄 술이 석잔이라는데,호호.."
"이런.."
"뭐든지 얘기만 해요."
"농담인데,호호.."
어느새 빈 술병이 탁자에 그득하다.
유성씨나 희철이도 원하는 답을 들어서인지 웃고 떠들며 마신 탓이다.
"우리 노래방가자."
"콜~"
얼큰해 진 희철이가 아쉬운지 바람을 잡는다.
애들 저녁이야 이미 먹였고 남편은 못 들어온다고 메세지까지 왔기에 신나게
달릴 생각이다.
"에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어."
"뭐가.."
"이걸 설거지라고 했어? 어째 나보다 못하냐.."
"..안 해봐서.."
설거지했다기에 씽크대를 보니 가관이다.
냄비며 프라스틱 반찬그릇은 고추가루가 묻어있고, 밥사발엔 밥풀까지 붙었다.
퇴근후 집에도 못가고 로봇노릇하는게 불쌍해 보여 모른 척 넘어가고 싶어도 이건 아니다.
"그게 경험이 필요하냐, 요령이지."
"깨끗하게 한다고 했는데.."
"지랄~ 술은 잘도 쳐 먹더라, 누가 가르쳐 줘서 배운거야? 혼자 터득했겠지.. 아냐, 하나 또 있어..
남의 여자 꼬시는 것도 프로급이지.."
"..그 얘기는 왜 또.."
"왜는.. 밝히는건 선수잖어."
"그 얘긴 그만 하자, 이렇게 반성중인데.;"
"벼룩도 낯짝이 있다~"
그나마 혼자 사는 아파트에 말동무 비슷한 하인이 생겨 심심하지는 않다.
처음엔 나를 음해하는게 괘씸해 벌인 로봇 놀이지만 차츰 시간이 갈수록 이 노릇도 쉽지만은 않다.
삼개월을 약정했지만 태호가 날마다 집에 오는 것도 불편스럽다.
"발이나 씻어."
"ㅇㅋ~"
오줌까지 마시겠다는 놈이니 친구 남편으로 대우하기는 싫다.
태호가 발 씻을 물을 가지러 간 새 심심한지라 선미에게 메세지를 날려 본다.
~뭐 하니~
~희철이랑 노래방~
~경기 좋다~
~애들 아빠 오늘도 외박이야~
~실컷 놀아라~
~ㅇ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