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늦어, 저 년은.."
"마즈.."
"쏘리~"
진수가 집근처까지 바래다 줬지만 애들 저녁은 챙겨줘야 했다.
약속장소인 생고기집에 왔더니 빈 소주병이 두개나 된다.
"너 도우미했다며.."
"소문들었어?"
"영계백숙까지 쳐 잡숫고.. 아주 깨가 쏟아지네."
"마즈.."
그새 숙자가 무슨 무용담이라도 되는 양 죄 까발린 모양이다.
하기사 오랜 친구들이라 내숭떠는 짓은 삼가는 편이다.
"놀리지 마, 술이 시킨거니까.."
"핑계없는 무덤 없다더니.."
"애인하자더라."
"하면 되지."
"걔가 몇살인줄 아니? 우리랑 띠동갑이야."
"그게 어때서.. 누가 잡아간다디?"
어제 겪은 일이 스스로도 기가 막히기에 하소연하듯 얘기했더니
인희년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릴때부터 자유분방스러워 늘 주위에 남자들이 꼬였다.
더 신기한건 그 많은 놈씨를 거느리면서도 교통정리가 깔끔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그런 능력까지 부러워 하지는 않았다.
핑계같지만 애들낳고 긴 세월을 살다보니 인희의 방식이 틀린것만은
아니란걸 근래에 와서 수긍하는 중이다.
"헐~"
"촌스럽긴.. 너 성교육 좀 받아야 쓰겠다.."
"지럴~"
"괜히하는 소리가 아냐, 이년아. 남자새끼들은 즐기고 사는데
우리만 조신떨고 사는게 억울하지도 않냐?"
"그래서 같이 즐기자구?"
"모르긴 해도 니 남편 역시 애인이 두엇은 있을걸?"
"그러거나 말거나 포기한지 오래야."
"맞바람 피래는게 아냐, 이 년아.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게
인생이란다.. 후회남지 않게 살란 얘기지."
"그게 그 소리 아닐까?
"이런 답답한 년들하구는.. 애인을 만들라는 말씀이 아니고 니 년들
가족보다 자신의 인생을 먼저 아껴야 된다구.."
"ㅋ~ 웅변해도 되겠다."
"마즈~"
"이 년은 추임새가 마즈~밖에 없다니까.. 우리 먹자계나 만들자."
"먹자계? 자주 보는데 그런게 필요할까?.."
"정기적으로 보자구, 숙자년은 툭하면 빠지잖어.. 선미 너도 애들 챙기느라
눈치보지 말고 떳떳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인정받잔 말이야. 가끔 이박삼일
여행도 다니면서.."
"해 볼까?"
"그래, 저지르자."
삼총사 리더격인 인희의 뜻이라 반대하기는 그렇다.
집에서 약간의 잡음이 일기야 하겠지만 사십이 넘어 애들도 다 키워 낸 마당에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만들때도 됐지 싶다.
"노래방가자."
"노래방?"
"에이~ 치마입은 년들끼리 모양빠지게.."
여지껏 살면서 맘을 준건 선미가 유일하다.
흔히 남자들처럼 부랄친구는 아니지만, 못지 않게 돈독하다고 자부한다.
선미 남편 태호는 지금쯤 내 집에 있을게다.
하는 행태가 괘씸해 못된 버릇 바로 잡으려는게지만, 그 놈의 소유권은 당연히 선미에게 있다.
오늘만 해도 호텔에서 만난 태호의 행실을 알려 주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재밌게까지 사는 집은 아닐지언정 절친 선미는 그게 무슨 사명이라도 되는 양 지키려 든다.
"한 십년됐겠다, 우리끼리 간게.."
"재미없잖어 이 년아, 숫놈도 없는데.."
"꼭 밝혀요, 잘 다루지도 못 하믄서.."
"애들 아빠가 찾을거야."
(이 년아, 그 놈 우리집에 있어.)
"통화해 봐, 집에 일찍 온다면 담에 가자구.."
"오늘도 바쁘시단다."
제대로 된 인간도 아니건만 풀이 죽은 선미를 보자니 울화통이 치민다.
(선미 얼굴에 그늘지게 하는 그 놈을 어찌 괴롭허야 내 속이 후련할까나..)
"가자 그럼.. 굉란의 밤을 보내자구.;"
"마즈.. 야호~"
~추억에 젖네. 행복에 우네. 그 날 밤거리~
언제 들어도 숙자의 노래는 심금을 울린다.
마치 내 얘기를 하는것마냥 절절이 가슴에 사무친다.
행복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웃으면서 오손도손 살고 싶은데 웬수는 삐딱선만을 탄다.
남부럽지 않게 호강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간혹 투닥거리며 사랑 싸움 할지언정 손끝만한 애정이 있길 바랬다.
하지만 웬수는 내 바램과는 동 떨어진 삶을 살고자 한다.
거창하게 독립 운동하는것도 아닐진대, 제 마누라 얘기를 동네 강아지가 짖거니 무시를 한다.
"까톡~"
~누나 보고싶어~
마침 진수에게서 톡이 왔다.
날 대우나마 해 주는건 남의 남자들 뿐이다.
~근처에서 만나~
"미안~ 나 먼저 갈께."
"남편왔어?"
"아니, 애인이 찾어."
"그래, 스트레스나 풀어라."
"술 많이 마셨어?"
"그래 취했다, 떫으냐?"
명태를 매콤하게 요리하는 체인점에 왔다.
그 놈의 승용차는 허세를 부리는 물건인지 변두리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ㅋ~ 누나 취했구나."
"그래서 싫어?"
"싫긴.. 난 맨정신이면 섹스가 안돼."
"안돼?"
"응.. 술이 취해야 돼."
"와이프랑은.."
"안 해, 자존심 있어서 건들지 않아.. 서로 노 터치야."
"무슨 부부가 그러냐.."
경제적으로 넉넉하다 한들 제대로 된 짝은 만나기 어려울지 모른다.
나 역시 알콩달콩 살고 싶지만 웬수는 그걸 외면한다.
보복 심리까지야 아니지만 날 건사하지 않은 책임은 져야 할 것이다.
절제를 해야 하는데 그건 속쓰린 아침나절의 얘기다.
술시가 되면 나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나는걸 보면 절반은 알콜중독이지 싶다.
"그러니까 누나를 찾지."
"내가 좋아?"
"처음이야.. 그날처럼 좋았던게.."
남편조차도 아껴주지 않는 몸뚱아리를 나이 어린 진수가 욕심을 낸다.
스쳐가는 인연에 불과하겠지만 쓰임새가 있는 여자로 봐 주는게 고맙기까지 하다.
"또 해 줄까?"
"그러니까 왔지."
녀석 역시 술기운에 날 찾아 왔겠지만, 어떤 기대감으로 이미 안경너머의 눈빛은 이글이글
불 타는듯 충혈돼 있다.
"가자, 더 취하기 전에.."
한물 간 나를 여자로 봐 주는 진수가 원하는 쾌감이라면 아낌없이 베풀고 싶다.
"마즈.."
"쏘리~"
진수가 집근처까지 바래다 줬지만 애들 저녁은 챙겨줘야 했다.
약속장소인 생고기집에 왔더니 빈 소주병이 두개나 된다.
"너 도우미했다며.."
"소문들었어?"
"영계백숙까지 쳐 잡숫고.. 아주 깨가 쏟아지네."
"마즈.."
그새 숙자가 무슨 무용담이라도 되는 양 죄 까발린 모양이다.
하기사 오랜 친구들이라 내숭떠는 짓은 삼가는 편이다.
"놀리지 마, 술이 시킨거니까.."
"핑계없는 무덤 없다더니.."
"애인하자더라."
"하면 되지."
"걔가 몇살인줄 아니? 우리랑 띠동갑이야."
"그게 어때서.. 누가 잡아간다디?"
어제 겪은 일이 스스로도 기가 막히기에 하소연하듯 얘기했더니
인희년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릴때부터 자유분방스러워 늘 주위에 남자들이 꼬였다.
더 신기한건 그 많은 놈씨를 거느리면서도 교통정리가 깔끔했다.
아무리 친구라지만 그런 능력까지 부러워 하지는 않았다.
핑계같지만 애들낳고 긴 세월을 살다보니 인희의 방식이 틀린것만은
아니란걸 근래에 와서 수긍하는 중이다.
"헐~"
"촌스럽긴.. 너 성교육 좀 받아야 쓰겠다.."
"지럴~"
"괜히하는 소리가 아냐, 이년아. 남자새끼들은 즐기고 사는데
우리만 조신떨고 사는게 억울하지도 않냐?"
"그래서 같이 즐기자구?"
"모르긴 해도 니 남편 역시 애인이 두엇은 있을걸?"
"그러거나 말거나 포기한지 오래야."
"맞바람 피래는게 아냐, 이 년아.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게
인생이란다.. 후회남지 않게 살란 얘기지."
"그게 그 소리 아닐까?
"이런 답답한 년들하구는.. 애인을 만들라는 말씀이 아니고 니 년들
가족보다 자신의 인생을 먼저 아껴야 된다구.."
"ㅋ~ 웅변해도 되겠다."
"마즈~"
"이 년은 추임새가 마즈~밖에 없다니까.. 우리 먹자계나 만들자."
"먹자계? 자주 보는데 그런게 필요할까?.."
"정기적으로 보자구, 숙자년은 툭하면 빠지잖어.. 선미 너도 애들 챙기느라
눈치보지 말고 떳떳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인정받잔 말이야. 가끔 이박삼일
여행도 다니면서.."
"해 볼까?"
"그래, 저지르자."
삼총사 리더격인 인희의 뜻이라 반대하기는 그렇다.
집에서 약간의 잡음이 일기야 하겠지만 사십이 넘어 애들도 다 키워 낸 마당에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만들때도 됐지 싶다.
"노래방가자."
"노래방?"
"에이~ 치마입은 년들끼리 모양빠지게.."
여지껏 살면서 맘을 준건 선미가 유일하다.
흔히 남자들처럼 부랄친구는 아니지만, 못지 않게 돈독하다고 자부한다.
선미 남편 태호는 지금쯤 내 집에 있을게다.
하는 행태가 괘씸해 못된 버릇 바로 잡으려는게지만, 그 놈의 소유권은 당연히 선미에게 있다.
오늘만 해도 호텔에서 만난 태호의 행실을 알려 주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재밌게까지 사는 집은 아닐지언정 절친 선미는 그게 무슨 사명이라도 되는 양 지키려 든다.
"한 십년됐겠다, 우리끼리 간게.."
"재미없잖어 이 년아, 숫놈도 없는데.."
"꼭 밝혀요, 잘 다루지도 못 하믄서.."
"애들 아빠가 찾을거야."
(이 년아, 그 놈 우리집에 있어.)
"통화해 봐, 집에 일찍 온다면 담에 가자구.."
"오늘도 바쁘시단다."
제대로 된 인간도 아니건만 풀이 죽은 선미를 보자니 울화통이 치민다.
(선미 얼굴에 그늘지게 하는 그 놈을 어찌 괴롭허야 내 속이 후련할까나..)
"가자 그럼.. 굉란의 밤을 보내자구.;"
"마즈.. 야호~"
~추억에 젖네. 행복에 우네. 그 날 밤거리~
언제 들어도 숙자의 노래는 심금을 울린다.
마치 내 얘기를 하는것마냥 절절이 가슴에 사무친다.
행복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웃으면서 오손도손 살고 싶은데 웬수는 삐딱선만을 탄다.
남부럽지 않게 호강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간혹 투닥거리며 사랑 싸움 할지언정 손끝만한 애정이 있길 바랬다.
하지만 웬수는 내 바램과는 동 떨어진 삶을 살고자 한다.
거창하게 독립 운동하는것도 아닐진대, 제 마누라 얘기를 동네 강아지가 짖거니 무시를 한다.
"까톡~"
~누나 보고싶어~
마침 진수에게서 톡이 왔다.
날 대우나마 해 주는건 남의 남자들 뿐이다.
~근처에서 만나~
"미안~ 나 먼저 갈께."
"남편왔어?"
"아니, 애인이 찾어."
"그래, 스트레스나 풀어라."
"술 많이 마셨어?"
"그래 취했다, 떫으냐?"
명태를 매콤하게 요리하는 체인점에 왔다.
그 놈의 승용차는 허세를 부리는 물건인지 변두리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ㅋ~ 누나 취했구나."
"그래서 싫어?"
"싫긴.. 난 맨정신이면 섹스가 안돼."
"안돼?"
"응.. 술이 취해야 돼."
"와이프랑은.."
"안 해, 자존심 있어서 건들지 않아.. 서로 노 터치야."
"무슨 부부가 그러냐.."
경제적으로 넉넉하다 한들 제대로 된 짝은 만나기 어려울지 모른다.
나 역시 알콩달콩 살고 싶지만 웬수는 그걸 외면한다.
보복 심리까지야 아니지만 날 건사하지 않은 책임은 져야 할 것이다.
절제를 해야 하는데 그건 속쓰린 아침나절의 얘기다.
술시가 되면 나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나는걸 보면 절반은 알콜중독이지 싶다.
"그러니까 누나를 찾지."
"내가 좋아?"
"처음이야.. 그날처럼 좋았던게.."
남편조차도 아껴주지 않는 몸뚱아리를 나이 어린 진수가 욕심을 낸다.
스쳐가는 인연에 불과하겠지만 쓰임새가 있는 여자로 봐 주는게 고맙기까지 하다.
"또 해 줄까?"
"그러니까 왔지."
녀석 역시 술기운에 날 찾아 왔겠지만, 어떤 기대감으로 이미 안경너머의 눈빛은 이글이글
불 타는듯 충혈돼 있다.
"가자, 더 취하기 전에.."
한물 간 나를 여자로 봐 주는 진수가 원하는 쾌감이라면 아낌없이 베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