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유

살아가는 이유 49

바라쿠다 2017. 9. 6. 21:42

"내려 갈께."
"오늘 일요일이잖어."
"아침은 해야지."
"한끼 늦게 먹어도 돼.."
이층에서 민수와 밤을 보내고 아래층으로 가려는데 더 있다 가라며 보챈다.
요즘 들어 두 남자 모두 그런 경향이 있다.
일주일씩 남편을 바꾸던지 해야지, 하루씩 침실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도 문제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짧다면서 붙잡고 늘어지는 통에 매몰차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들 딴에는 오래토록 붙어 있겠다는데 모르쇠로 대하는건 배짱이나 부리는 여자로
비칠까 봐 그럴수가 없다.
속사정 모르는 여자들은 행복에 겨운 소리한다 하겠지만, 밤낮없이 두 남편에게 번갈아
시달려 본다면 조금은 날 이해할 것이다.
두 남편과 놀아주는것 말고도 해야 할 집안 일은 부지기로 많다.
그 일은 어찌되던지 자기와 놀아달라는건 혼자만의 일방통행이라 본다.
"근데 이 이가.."
"딱 한번만, 응~"
침대에서 일어 서려는 날 뒤에서 품더니, 허리를 두발로 옥죄어 꼼짝할수 없게끔
결박하고 어린애처럼 통 사정까지 한다.
가만히 보면 거절못하는 내 습성을 두남자 모두 이용하는듯 하다.
"아침먹고 다시 올라 올께."
"싫어, 지금 할래."
온 몸이 포박당한채 민수의 들이댐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어깨너머에서 그의 손이 오더니 젖가슴을 쥐어 잡는다.
귀 밑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이 닿고 잠옷 치마속에 손이 들어 와 팬티까지 벗기려 든다.
남자의 힘인지라 아무리 버팅기려 했으나 옴짝달싹 움직일수가 없다.
결국 그의 바램대로 또 다시 맨살이 되어야 했고, 고스란히 애무를 받아야 했다.
"여보~"
여자는 길들이기 나름이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다.
강제로 민수에게 포박된 몸이지만, 슬금슬금 애욕이 피어난다.
이제는 내 스스로 더 짜릿한 그 무엇을 기대하게 된다.
"하~ 자갸.."
방문쪽으로 손을 딛고 엎드려 그의 공격을 애써 맞부디쳐 본다.
점차 격해지는 충격에 침대밑으로 굴러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밥줘~"
느닷없이 방문이 열리더니 진호가 나타난다.
"야~ 너.."
뒤에서 박음질하던 민수도 놀랬겠지만, 내 모양새도 과히 봐 줄만한 자세는 아닐게다.
진호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식전부터 체조하네.. 밥먹고 하든지.."
"너.. 이래도 되는거냐?"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후후.."
다분히 보복성이 가미되어 진 의도된 장난이겠지만, 두번씩이나 이런 꼴을
보여 줬다는게 어이가 없다.
 
"사진 못 찍었어?"
"말도 마, 수경이가 얼마나 영악하던지.."
늦은 아침을 먹고 수경이는 우헉이와 애들방에서 놀고 있다.
셋이서 주방 식탁에 커피를 마시는 중이다.
"꼬소하다,흐흐.."
"니 녀석이 사주했지..
"이 이는.."
"천벌을 받은게야, 날 빼 놓고.."
"우리 다 같이 찍자, 진호 니 말마따나 우리 한식구라며.."
"다 같이?"
"그래, 선영이도 그러구 싶을걸?  어때.."
"나야 뭐.."
"거 봐. 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게 가족사진인데.."
민수까지 이런 의견을 낼 정도면 지금의 이 조합에 적응이 돼 가는듯 하다.

처음엔 다들 어색해 했지만 이제는 처음부터 셋이 살기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의견 충돌없이 잘 지낸다.
아직도 교대 시간때문에 눈치를 겨루기는 하지만 큰 마찰은 없다.
올해 수경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고, 우혁이는 뛰기까지 한다.
"당신들 저녁에 모여..  하우스에서 삼겹살파티 하자."
"웬일~ 목구멍에 때 좀 벗겨야지."
"무슨 날이야?"
"날은 내가 하자면 하는거야."
"선배는 눈치가 너무없어, 선영이한테 맨날 혼나면서.."

애들은 일찍 재우고 셋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죄우에 하나씩 듬직한 남편을 꿰 차고 있으니 세상 부럽지 않다.
어느 여자가 잘 생기고 매력까지 넘치는 남자를 둘씩이나 거느리는 호사를
누리며 살겠는가.
"나 애 가졌어."
"뭐라구?"
".........,"
며칠전부터 속이 더부룩해 긴가민가 했었다.
짐작이야 했지만 오전에 산부인과를 들려 검사를 해 보니 예감이 맞아 떨어졌다.
잠시 망설였지만 두남편이 반가워 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3개월이래."
"축하한다."
"근데 누구 애기야?"
만면에 미소를 띠는 진호와는 달리 민수는 그 점이 궁금한 모양이다.
"나도 몰라, 김씨래."
하루하루 번갈아 남펀을 갈아 치웠으니 낸들 알 턱이 없다.
다행히 두남펀 모두 김씨성을 가졌으니 태어 날 아이의 성 역시 김씨일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를 마치며..
겨우겨우 오랜만에 얘기를 끝냅니다.
조급한 마음인지라 글이 다소 두서가 없고 재미
또한 적었겠네요.
개인적인 핑계지만 먹고 사느라 시간이 없었구여.
마치긴 해야 하는데, 맘 같지 않아 초조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께는 너무 죄송합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지만, 혹 연재가 늦더라도 너무
미워 마시구여~
하시는 일 번창하시고 내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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