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냥

남자사냥 24

바라쿠다 2011. 12. 19. 13:39

둘이서 공부를 하는 지연이의 방에 과일을 깍아서 들어 가보니 만면에 웃음들을 띠고 문제를 풀고있다.

" 사제지간이 분위기가 좋아 보이네. "

" 응, 엄마..  내가 머리가 좋아서 이해가 빠르잖어.호호.. "     

공부하는게 재밌다는듯 농담까지 하는 지연이다.

" 무슨 소리.. 워낙 선생이 잘 가르치니까 그런거지,흐흐.. "       

귀찮아 하지않고 지연이와 눈 높이를 맞춰주는 영호가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 하여간에 삼촌은 틈만 있으면, 에그 ~   글쎄, 엄마.  공부는 뒷전이고 자기 자랑만 한다니까.. "

" 너 지연이 계속 모함만 할거냐..  방금도 공식하나 풀었잖어, 수학은 수식만 알면 끝난거야, 임마..   이제 두고봐라,

니네 반에서 수학점수 올라갔다구 난리가 날테니까.. "

남편과 이혼절차를 밟겠다고 친정에다 얘기를 하고는 내내 심란 했었는데 그나마 지연이가 밝아 보여서 다행이다.

" 저녁 차릴테니까 조금 있다 같이 나와요. "

주방에서 음식준비를 하는데 지연이가 방에서 나와 욕실로 건너가는게 보여 식탁에 불러 앉혔다.

" 어때, 배울만 하니? "

" 응, 진짜로 경험이 있나봐.  학원에서 가르쳐 주는것보다 훨씬 알기쉽게 설명을 잘 해줘서 금방 이해가 되는거 있지,

앞으로는 골치아픈 수학이 재미있겠어, 호호.. "

" 정말 다행이다,  처음엔 긴가민가 했는데.. "

" 나도 설마했는데, 머리에 쏙쏙 들어 오잖어..  저 정도면 학원 강사로 나가도 되겠어. "

" 알았다, 저녁 다 됐으니까 삼촌한테 밥 먹자고 해라. "

 

같은 시각, 두 애인한테 불려나온 소연이가 라이브를 하는 호프집에 앉아 있었다.

" 일요일에 집에만 있으면 우리들은 어쩌라구,  애인을 둘씩이나 가지고서 방치를 하면 되겠냐? "

골치아픈 문제를 연주에게 자분자분 얘기를 풀어줄때는 이쁘게 보이더니, 안 만나준다고 제 버릇대로 조르는 갑용이다.

" 하여간에 오빠는 대책이 안서요, 대책이.. "

" 소연이 너 그러는거 아니다,  니 말처럼 웬만해선 방해하지 않을려고 했지만 자꾸 보고 싶은데 어쩌란 말이야..

좋아서 보고 싶은데 참고 있는건 쉬울거 같냐? "

" 갑용이 말도 틀린건 아냐,  나 역시도 동의를 하니까 같이 온 것이고.. 니가 힘든건 알지만 우리한테 시간을 더 주면 

좋겠는데.. "                 

명근이까지 나서는 바람에 잠시 당혹스럽다.      만날땐 즐겁고, 헤어지면 보고 싶기는 자신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신처럼 자유로운 유부녀도 드물진데, 더 많은 시간을 달라고 하니 난감할수 밖에 없다.

어제도 남편에게 죄를 진 모양새가 되어 되도록이면 일찍 들어가려 했건만, 저렇듯 애인들이 보채고 있으니 암담하다.

" 어제도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힘들었단 말이야, 오빠들이 나를 이뻐 한다면 내 입장도 배려를 해 줘야지.. "

" 그러니까 이 정도로 참고 있는거지, 너는 혼자지만 우리 둘이는 너만 기다리면서 한번이라도 더 볼려고 서로간의

스케줄까지 체크하며 만나고 있는데.. "      

" 그래도 그렇지, 그러다가 집에서 쫒겨 나기라도 하면 책임질거야? "

" 난 책임질거야, 소연이만 있다면 난 괜찮어. "      

갑용이가 정색을 하면서 책임까지 진단다.    그냥 해본 소리를 진짜로 받아 들였는지 심각해 진 갑용이를 넋을 잃고 바라다

볼수밖에 없는 소연이다.

" 그럼, 나도 책임질래. 나 혼자 빠지기 싫어. "      

무슨 이런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정들은 어쩌자는 건지..

" 도대체 뭐들 하자는거야, 몽땅 이혼이라도 하자는 거냐구.. "     

" 이런 ~ 순진하기는.. 말이 그렇다는거지.  하여간 우리 공주가 속기는 잘 속아.후후.. "

명근이가 웃는 바람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생긴건 야무진데 잘 속는다고 어릴때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었다.

" 난 아니야, 가뜩이나 집사람 꼴보기도 싫은데 잘됐어. 오늘밤 같이 있지 못할거면 이혼하고 소연이한테 갈거야. "

" 야, 임마. 그만해..  우리 소연이가 진짠줄 알잖어. "

" 그만들 해..  대신에 오늘은 일찍 들여 보내줘. "    

결국 연합작전에 말려들어 셋이서 모텔로 갈수밖에 없었다.

 

" 두 사람 모두 똑같애, 이렇게까지 해서 끌고 와야 되는거야. "

객실에 들어서기 바쁘게 옷을 벗기는 갑용이를 내려다보며 서운함을 토해 냈다.

" 그럼 어쩌라구,  불러내지 않으면 다음 주말까지 기다려야 될텐데.. "      

" 갑용이 말도 맞어, 소연이 없이 멀뚱하게 남자 둘이서 술 마시다 보면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웃기도 한다니까..   그러면서 소연이 너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어. "

침대에 비스듬이 누워 옷이 벗겨지는 걸 쳐다보는 명근이의 말에 문득 궁금해 진다.

" 둘이서 나를 안주로 삼은 얘기가 뭔데.. "      

" 할 얘기가 많더라니까..  니 몸매 중에서 좋아하는 곳이 서로가 틀리는 바람에 왜 이쁜지 설명을 하기도 하고, 다음에

만날때는 뭘 먹는다든지, 소연이가 어떤옷을 입어야 어울린다는 등등..  술 마시는 내내 끝나질 않더라구..  소연이

너는 우리가 너무 몰아친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들 입장에서 보면 그게 아니거든. "

내가 없을때도 두 사람이 나를 화제로 삼아 얘기를 한다는 자체가, 나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어서라는 생각까지 들어

뿌듯해 진다.     

조금전까지 닥달하는 그들이 야속하게만 보이던 속내에 따뜻한 훈풍이 분다.

" 아무리 그래도 앞으로는 너무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양보들 좀 해라, 에그 ~ "

까칠했던 말투가 풀리는걸 느꼈는지 갑용이가 뒤에서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배를 끌어안고 명근이가 몸을 일으켜

젖가슴을 물어 온다.      앞뒤로 결박된 채 시작된 그들의 애무에 느낌이 살아난다.

" 살살해, 아직도 아퍼.. 이쁘다면서 무식하게 밀어만 붙이면 어떡하라구. "

" 그 봐, 임마.  갑용이 너는 너무 세게 들이대더라.. "      

명근이가 젖가슴에서 머리를 들고 갑용이를 나무란다.

" 에효 ~ 오빠도 만만치 않어, 꼭 고릴라처럼 덩치로만 누르면 되는줄 알면서 뭘 잘했다구.. "

" 알았어, 오늘부턴 부드럽게 ~ 흐흐.. 명근이 너도 명심해라.. "      

명근이가 물고있는 젖가슴에서 야릇한 기운이 퍼져 그의 머리를 끌어안고 느끼는 사이에, 갑용이가 뒷덜미에 혀를

대고 누비더니 귓볼을 깨물며 뜨거운 숨을 토해내는 바람에 어느곳에 집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틈엔가 둘 중의 하나가 내 몸위에 올라 부딛치고 있고, 열락에 빠져 잠시 황홀경에 헤매다 보면 어느새

또 다른 애인으로 바뀌어져 그곳이 유린 당하고 있는것이다.

결국엔 정신이 아득해져 구름속에 떠 다니게 되고, 문득 정신이 돌아와서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두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 때는 몇번의 오르가즘 끝에 자신이 정신을 놓은 뒤가 되는것이다.

 

" 지연이는 학교에 갔어? "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자던 영호를 깨웠더니 지연이부터 챙긴다.      지연이와 공부를 마치고 저녁을 먹고는 자신의

집으로 갔던 영호를, 지연이가 잠이 든걸 확인한 뒤에 핸폰을 해서는 집으로 끌어 들인 미진이다.

이제는 영호가 옆에 없으면 허전해서 잠을 잘수가 없다.     그의 가슴에 안겨야 편안하게 잠 들 준비가 되는것이다.

" 어여 일어나서 아침 먹어..  회사 늦겠어.   지연이가 학교를 늦게 가서 이제 깨운거야. "

오늘따라 학교를 늦게 간다고 여유를 부리는 바람에 자칫하면 영호가 회사에 지각이라도 할까봐 마음을 졸였다.

" 어, 진짜 시간이 많이 됐네. "      

일어나면 자신부터 끌어안고 입술을 부벼대던 그가 욕실로 사라진다.

주방에서 가스불에 올려놓은 찌개를 조절하고 있는데 영호가 다가오더니 뒤에서 허리를 안아온다.

" 지연이가 뭐래, 엊저녁에는 물어보지도 못했네. "

" 재밌게 가르친다고 괜찮다네..  자기는 어때, 머리가 나쁜편은 아닌데.. "

" 이해는 빠르더라.. 조금만 더 하면 뒤지지는 않을거야.  걱정하지 마, 수학만큼은 최고로 만들어 놀테니까.. "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영호를 바라보며 오늘의 할일을 머리속으로 그려 보는중이다.

" 자기야, 뽀뽀해 줘. "

현관을 나서려는 영호를 불러세워 매달렸다.      그가 옆에 있어 용기를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휘트니스를 빼 먹고 선배언니의 남편이 다니는 변호사 사무실에 들려, 이혼 절차에 필요한 서류를 챙겨서는 일본에

있는 남편에게 항공 우편으로 발송까지 했다.

되도록이면 남편과 마주치지 않고 정리를 할 셈이다.      요구하는대로 합의만 된다면 위자료도 받지 않을것이다.

남편도 따로 주식으로 묶어 놓은 재산이 있기 때문에, 아파트만 양보하면 큰 문제는 없지 싶다.

오후에는 산부인과에 들려 정기적인 검진을 받기로 했다.      배가 불러 표시가 나기 전에 모든걸 정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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